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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 미국을 엿보다(7) / 오클랜드 언덕배기 민박집
게시물ID : travel_273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2막인생
추천 : 3
조회수 : 64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9/02/18 17: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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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오클랜드 언덕배기 민박집
 
민박집은 오클랜드 언덕배기 전망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민박집 마당에서 바라보면 샌프란시스코 만의 훤히 내려다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에서 보는 저녁 일몰은 장관이었다. 오클랜드는 샌프란시스코와 만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그러므로 샌프란시스코 관광할 할 때마다 만 위에 걸쳐진 다리를 건너다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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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는 이름 그대로 하며 오크나무가 많이 나는 지역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어디에도 특별히 오크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은 보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살던 동네가 생각이 났다. 그 동네는 문학산을 등으로 두고 있었다. 그래서 틈이 날 때면 문학산을 올랐는데 산으로 오르는 길은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야했다. 그 굴다리 벽에 벽화를 그러놓았는데 비가 오지 않아 척박한 미국 서부 어느 지역의 땅에 매년 꾸준히 오크나무를 심어 마침내 비옥한 땅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온 산이 푸르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서부의 어느 지역인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곳이 혹시 오클랜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 기억이 맞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지금 내가 있는 오클랜드에 참나무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어떻든 오클랜드는 숲과 집이 거의 반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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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보니 그건 샌프란시스코도 그랬고, 아이들이 살고 있는 볼더도 그랬다. 집과 숲이 공존하는 형태였다. 결국 사람들이 공기가 참으로 맑은 청정구역에서 사는 셈이다. 늘 황사와 미세먼지와 더불어 사는 우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천국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탓인지 사람들은 모두 느긋했다. 서두르는 법이 없었다. 도로를 지날 때도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묵묵히 기다렸다. 횡단보도에 사람이 지나도 차량은 정차해서 횡단보도를 모두 지날 때까지 기다렸다. 길을 가다 마주치면 모두가 가볍게 미소를 건네거나 손을 들어 정감을 표시했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붙여진 것인데 이곳 사람들이 더욱 그래보였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은 옛날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일컬어 부르던 말이었다. , 우리나라를 일컬어 해 뜨는 동방의 예의지국이라고 했다고 한다. 중국의 공자도 자기의 평생 소원이 뗏목이라도 타고 조선에 가서 예의를 배우는 것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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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중국인들의 이야기를 빌려 보면, ’어진 사람‘, ’사양하기를 좋아하여 다투지 아니 한다‘, ‘서로 도둑질을 하지 않아 문을 걸어 잠그는 법이 없다’, ‘여자들은 정숙하고 믿음이 두터우며 음란하지 않다고 했단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런 것들이 동방예의지국의 덕목이었던 모양이다. 고조선 시대에 어떤 힘이 우리 민족을 이렇게 어진 사람으로 만들었는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거기에 공자가 우리나라에 와서까지 그 예를 배우려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당시의 예의범절이라면 대체로 가풍이 그 출발일 것이고, 그러한 가풍들이 모여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갔음직하다. 요즈음처럼 학교가 따로 없어도 가정이 훌륭한 학교 구실을 하는 덕분에 이러한 문화는 더욱 공고한 과정을 거쳐 중국에 까지 입소문이 난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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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인성교육을 아무리 외쳐도 교육의 학생은 시큰둥하고 교사도 별반 흥미를 가지지 못한다. 자칫 꼰대소리 듣기에 딱 좋은 소재가 바로 인성교육인 듯 전락하고 말았다. 그에 비례해서 학교 폭력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사회는 점점 잔혹해져가고 있다. 위정자들은 건강한 사회를 위해 헌신하기보다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면 이걸 어떻게 활용할까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듯하다. 그러다보니 허망한 말들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어느 날 슬그머니 사라진다.
고조선 시대의 가정교육만을 가지고 예의범절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그 이상은 내 지식의 범위를 벗어나는지라 여기서 발길을 돌려야할 것 같다. 그저 지금은 짧은 독서를 한탄할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흉포한 세태 탓에 지금의 우리는 어떨까? 집에 문고리는 두세 개 정도 달아야 마음이 편하고, 개명천지 지금에야 여자들이 너도 나도 <미투>를 외쳐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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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피곤 탓에 우리는 느긋한 아침을 맞았다. 어제와 달리 하늘이 참으로 맑았다
맑은 날에 공기마저 맑다는 것은 축복으로 여겨졌다 늘 희뿌연 하늘이거나 먼지가 가득한 하늘을 이고 살았던 탓에 이곳의 공기는 신기할 정도였다. 심지어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 달콤하기까지 한 것 같았다
우리는 아침에 잔뜩 여유를 부리고 아점을 먹기로 했다. 패키지여행에서는 도무지 누릴 수 없는 그야말로 멋진 여유이자 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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