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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 미국을 엿보다(9) / 샌프란시스코 코잇 타워 전망대
게시물ID : travel_273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2막인생
추천 : 0
조회수 : 54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2/21 12: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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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프란시스코 코잇 타워 전망대
 
  
 
전망대는 coit tower 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는데 대부분의 여행객은 전망대로 오르는 언덕길을 걸어서 오르거나 전차를 이용한다. 전차에서 풍경이 일품이라는 데 우리는 승용차로 으르기 때문에 그런 멋진 풍경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덕분에 아주 편안하게 신속하게 전망대에 올랐다. 언덕 위에는 바람이 제법해서 한 여름의 쨍한 날씨를 잠시나마 식혀주는 듯 했다. 우리는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1층 로비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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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낭패가. 전망대로 오르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전망대 로비를 휘감고 있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승강기는 탑승 정원이 7명이란다 대략 어림해보니 한참을 줄을 서 있어야할 것 같았다. 성질 급한 한국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아휴, 아까운 시간을 여기서 줄을 서서 다 보내야 하나?”
전망대 높이를 보면 여기서 둘러보아도 충분할 것 같지 않아요?”
그래, 굳이 올라갈 필요가 있겠어. 여기서도 다 보이는구만.”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드는 바람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긴 줄에서 스스로 해방감을 느끼며, 전망대 광장으로 되돌아 나왔다. 샌프란시스코는 샌프란시스코 만을 가슴에 안고 전망대 저만치 아래에서 빙 둘러서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바다 끝에서 한 여름의 햇빛을 받아 하얗게 반짝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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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가 처음 하늘에서 본 도시는 비행장 주변이었던 셈이다. 마치 인천국제공항을 비행기로 들어오면 영종도를 내려다보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곳은 도시 외곽임이 분명하다. 샌프란시스코 교외의 집들은 대부분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바깥에서는 집이 있는지도 잘 모를 지경이었다. 그러니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도시는 그저 황량하고 텅 비어 보였던 것이다. 더구나 도시 외곽은 사막 지대와 인접한 곳이라 산도 침엽수 따위를 제외하면 관목이 별로 없는 돌산처럼 보였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샌프란시스코는 만을 끼고 있는 도시 한가운데이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대도시 그대로였다. 이리도 아름답게 보이는 도시를 황량하게 보았다니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 누군가에게 사과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샌프란시스코 주민 여러분, 이 도시에 대한 나의 첫 인상에 대해 깊은 양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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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광장에는 내 상식을 당황하게 하는 동상이 서 있었다. 동상의 주인공이 바로 콜럼부스였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알기로는 분명 서인도제도를 중심으로 활동을 했을 터인데 이곳 서부 지역 끝자락에 그의 동상이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앗다. 아마도 콜럼부스가 오늘의 미국이 있게 한 사람이므로 그를 기렸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니면 콜럼부스가 대서양을 가로질렀으나 이곳부터는 그보다 더 넓은 태평양이 펼쳐지고 있으니 또 다른 탐험가가 이 거대한 대양을 건너가길 기대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걸 상징하기 위한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해석을 해보았다. 늘 하는 말이지만 해석은 나름의 것이므로. 그걸 주장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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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만 한가운데 조그마한 섬이 있다. 마치 그곳에서 만을 관리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거의 한 가운데 있는 섬이다. 알카트라즈 섬이란다. 그 섬은 원래 연방 주정부의 형무소로 쓰였던 곳이라고 한다. 섬 주변이 온통 바다여서 한번 들어가면 절대 나올 수 없다고 해서 악마의 섬이라는 별칭이 붙었다고 한다. 섬 주변은 조류가 매우 빠르며, 7~10도 정도로 수온이 매우 낮아 헤엄을 친다고 해서 살아서 탈출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란다. 당연히 아무도 탈출에 성공한 죄수가 없었는데 1962년 세 사람이 탈출을 시도해서 큰 화제가 되어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성공을 했는지는 알지 못하고 생사여부는 비관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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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형무소가 폐쇄되었고 관광객을 위한 투어 장소로 이용되고 있단다. 미리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데 우리는 아쉽게도 그저 전망대에서만 내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아무리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샌프란시스코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넉넉한 대지에 집들이 숲과 어우러져 있고 그 너머로 푸른 태평양의 한끝이 찬란하게 햇빛에 부서지며 일렁이고 있었다. 그 위로 한가로이 배들이 지나고 부두 가까이로는 날랜 요트들이 물살을 가르며 이리저리 달리고 있었다.
전망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며 경치를 감상하다가 혹시라도 눈에 넣지 못한 곳이 있을까 싶어 연신 스마트폰 셔터를 눌러댔다. 그저 남는 건 사진뿐이리니-
전망대에서 샌프란시스코를 한참을 내려다보다보니 그저 하루 종일 그곳에 있었으면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람은 살랑거리고, 눈호사는 어디다 비할 데가 없으니 왜 안 그렇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얼마 후 새로운 곳을 보기 위해 언덕을 돌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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