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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 미국을 엿보다(22) / 요세미티 국립공원 엘케피탄 바위와 하프돔
게시물ID : travel_274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2막인생
추천 : 1
조회수 : 6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4/04 14: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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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요세미티 국립공원 엘케피탄 바위와 하프돔
 

면사포 폭포에서 더위를 한껏 식히고 다시 길을 나섰다. 잘 정비된 도로를 따라 얼마간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니 눈앞에 장엄한 광경이 펼쳐졌다. 거대한 바위였다. 바로 엘케피탄이라는 이름을 가진 바위다. 그 거대한 바위는 세계 최대 단일 화강암 바위라는데 깎아지른 듯 수직으로 치솟았다. 마치 인간의 접근을 불허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드러내는 듯 했다. 그런 위용에도 불구하고 바위는 사방이 밋밋해 보였다. 생김새도 대체로 단순해서 어린 날 주먹 크기만 한 돌을 가지고 입으로 붕붕거리며 땅바닥을 기어 다니며 자동차 놀이를 하던 그런 돌을 닮았다. 어떻든 그 거대한 바위는 그 옆의 산을 압도할 정도였다. 바위산의 높이가 1,100m나 된다니 그야말로 웬만한 산 높이다. 바위가 거대해서 암벽 등반가들이 군침을 흘리는 곳이라고 한다. 어디든 손가락 넣을 곳만 발견하면 그들은 모험심을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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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바위를 뒤로 하고 조금 더 계곡으로 들어가니 이번에는 아주 풍광이 멋진 곳이 나타났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이었다. 도로 변에는 널찍하게 초원이 펼쳐지고 그 끝으로 산이 이어지는데 그 산 위에서 거대한 폭포가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요세미티 폭포란다. 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놀란다. 그리고 그 앞에 선 나는 한없이 작아진다. 그 작음으로 지금껏 세상을 살아온 날이 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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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서 폭포 아래까지 가는 길을 초원을 가로 질러 걷기에 편하도록 목재로 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그 길이 또한 운치가 있었다. 폭포는 단숨에 내리기가 무서워서 인지 바위에 이리저리 부딪히며 폭포를 셋으로 나누었다. 그 각각은 별도의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제일 위에서부터 어퍼 폭포, 캐스케이드, 로어 폭포라고 한다. 말하자면 캐스케이드 폭포를 중심으로 위 폭포, 아래 폭포로 누눈 것이다. 폭포는 해빙기인 3~6 월경이 절정이라고 하는데 그 시기의 폭포는 낙차가 739m나 된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산이 워낙 높아서 그런지 우리가 폭포를 올려다보고 있는 지금이 6월이나 폭포의 절정기인 셈인데 낙차가 그렇게 커보이지는 않았다. 내가 눈이 너무 높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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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를 좀 더 가까이서 보려면 산을 조금 올라가야 하는데 우리는 그 아래 계곡쯤에서 올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폭포를 더 가까이 보기 위해 폭포 아래까지 차를 가지고 가서 주차를 하는 바람에 그 주변은 매우 혼잡했다. 산속에서 차량 정체를 빚다니. 초원을 가로 질러 폭포에 이르는 길은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 길은 계곡물을 따라 이어지고 있었는데 그 길을 따라 걷다보니 계곡물이 다소 너른 곳이 나타났다. 그곳에서 젊은이들이 나무에 줄을 매고 타잔 흉내를 내며 멋지게 다이빙 놀이를 하고 있었다. 역시 젊음은 좋은 것이여. 폭포 아래쪽으로는 트레킹을 하는 사람, 물놀이를 하는 사람, 천천히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제각각의 방법으로 여유를 더하는 이들이 부러웠다. 시쳇말로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모두가 자연 그대로고 사람들은 그저 그 자연에 몸을 맡기고 있는 것이다. 계곡 경치와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느라 넋을 잃고 있는 바로 그때 아들이 다가와 내게 눈을 위로 들어보라고 한다. 모자를 들어 올리며 계곡 위쪽을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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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뭐지?”
나는 나도 모르게 참으로 단순한 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큰 아이가 키득거리며 웃는다. 계곡 사이로 멀리 엄청난 크기의 바위가 하얗게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하프 돔이라는 바위산이라고 한단다. 생김새가 반구모양이어서 하프 돔이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이 거대한 암석 산 역시 멀리서 눈요기를 하는 것을 만족하기로 했다. 이곳 산 속에서 늦지 않게 출발해야 내일 아침 일찍 몬테레이 고래 투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쉬운 터에 하프 돔에 관한 자료를 뒤져보았다. 한쪽 면은 요세미티 계곡 바닥에서 하늘로 670m나 솟은 가파른 바위 절벽을 이루고 있는데 정상에 이르는 루트는 하프 돔의 뒤쪽에 나선형으로 나 있다고 한다. 하프 돔을 오르려면 건장한 사람도 거의 10시간 정도가 걸린단다. 이래저래 우리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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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내려와 서쪽으로 가는 길은 온통 아몬드 농원이었다. 아몬드 나무는 너른 평원에 끝도 없이 심어져 있었다. 지평선이 보일 듯 가물거리는 광활한 대지가 온통 아몬드나무였다. 아몬드를 내려쳐 죽이면 다이아몬드가 된다는데.
다음 숙소로 가는 중에 출출한 속을 채우려 낯선 마을 휴게소를 들렀다. 그곳에서 라면, 우동에다 사케 한 잔을 곁들였다. 소주만은 못해도 분위기는 그와 같았다. 겨우 요기를 면하고자 마련한 자리가 뜻밖의 만찬이 되었다
마침내 몬트레일에 도착했다. 우리는 서둘러 미리 예약을 해 둔 여관으로 향했다. 여관은 마치 우리나라의 팬션 같기도 하고 임시로 마련해 놓은 조립식 건물 같기도 했다. 그곳 이름이 ‘Stargazer Inn’이었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떻든 ‘Inn’이라는 말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여관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중학교 영어 시간에는 그 것을 여인숙이라고 배웠던 것 같은 그 단어다. 그래서 혹시 시설이 형편없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의외로 공간은 넉넉했고 아주 잘 꾸며져 있었다. 마당 한쪽에는 제법 구색을 갖춘 실내 수영장도 갖추어져 있었다. 우리는 내일 고래 투어를 기대하며 피곤하고도 즐거웠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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