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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 미국을 엿보다(23) / 몬테레이만의 고래투어
게시물ID : travel_274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2막인생
추천 : 0
조회수 : 6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4/11 11: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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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몬테레이만의 고래투어

 

아침에 일어나니 해가 구름과 한바탕 자리다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오늘은 고래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야 함으로 햇살이 가득했으면 했는데 어제까지 가득하던 햇살이 오늘은 게으름을 피우는 중이라 다소 걱정이 되었다. 요즈음 볼 수 있는 고래는 등치가 엄청난 혹등고래란다.
혹등고래는 몸길이가 1116m 정도 되며 몸무게 대략 3040t이라고 한다. 그 정도의 무게는 도무지 상상이 안 된다. 혹등고래는 다른 고래에 비해 영리한 편이라고 하는데 크기에 비해 먹이는 남극새우인 크릴새우와 작은 물고기를 먹는단다. 번식기는 겨울이고 몸길이 4.5~5m 정도의 새끼를 낳는단다. 갓 태어난 새끼가 4m 이상이라니 상상을 초월한다. 오늘 그 녀석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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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한적했다. 이래도 고래투어가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주차를 하고 선착장으로 향하는데 중년 여성 한분이 우리를 보더니 다가와서 고래를 보려고 하면 덧옷을 챙겨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그 분이 보기에 우리들 옷차림이 너무 얇고 허술해 보였던 모양이다. 바다로 나가면 강한 바닷바람에 다소 춥단다. 고마운 조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덧옷이 없었으므로 웃음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선착장으로 향했다.
선착장에는 많은 배들이 빼곡하게 정박을 하고 있었다. 외형으로 보아 이곳에 정박을 하고 있는 배들은 모두 유람선인 듯 했다. 이곳저곳 배위에는 출항 준비를 하느라 사람들이 오가기는 하는데 어쩐 일인지 관광객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고래 투어가 인기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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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선착장에 들어섰더니 생각과 달리 이미 고래투어를 갈 사람들로 다소 붐비는 듯 했다. 우리가 늦게 온 모양이었다. 우리가 타고 갈 배 앞에는 이미 사람들이 잔뜩 모여 선장의 주의사항을 듣고 있었다.
아들과 함께 표를 구입하고 그들 뒤에 서자 이내 주의사항 전달이 끝나고 승선을 하란다. 우리는 이층으로 올라가는 관광객들 뒤에 섰다. 이층과 일층은 서로 구분되고 가격도 다르단다. 위 아래층을 마음대로 오가는 우리와 정서가 다르다. 생각해 보면 이층이 훨씬 바다 조망이 좋을 것은 분명하며 그만큼 고래를 발견하고 관찰하기에 더 적합할 것이다. 그러니 돈을 더 내야한다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미국에서 느낀 것 중의 하나가 모든 것이 나름대로 매우 합리적이라는 것이었다.
잠시 후 배가 미끄러지듯이 항구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몬테레이는 별로 크지 않은 도시로 만의 안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배는 만의 한 가운데를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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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를 빠져나오자 항구의 끝자락 방파제 위에 바다사자와 가마우지가 빼곡하게 모여앉아 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마우지라고 하면 중국 계림을 떠올린다. 강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들이 가마우지로 고기를 잡는 모습이 마치 계림의 한 상징처럼 되어 있다. 언젠가는 한번 가봐야지 하는 마음만 가득하고 아직은 그저 아껴두고 있는 곳 중의 한 곳이다. 그런데 그런 가마우지가 바다에서도 서식을 한다니 놀랍다.
배는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내달았다. 바닷바람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 아들과 나는 강한 햇빛을 피해 차양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곳 사람들은 차양이 없는 그야말로 땡볕 아래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니 그들과 우리는 자리다툼을 할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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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레이만은 고래들의 서식지란다. 각종의 고래들이 계절에 따라 이곳을 몰려든단다.
이곳이 수온, 먹이 등 새끼를 낳아 기르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보니 몬테레이만은 고래들의 조산원, 조리원 그리고 영유아원까지를 모두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고래 투어는 사계절 언제나 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참으로 천혜의 자원이다 싶었다. 그러다보니 되는 집은 된다는 말이 꼭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어느 지역에서는 고래가 돌아오는 때가 되면 온 마을이 나서서 고래를 잡는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이 최근에는 동물 애호가들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런 일본인들의 시각으로 이곳 몬테레이를 본다면 어떻게 될까? 사시사철 고래 잡이로 유명한 곳이 되었을까 아니면 고래의 씨를 말리는 악명 높은 도시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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