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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동네 이야기_런던 편 - 7화 런던의 공원
게시물ID : travel_278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방랑곰
추천 : 1
조회수 : 62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1/09/14 14: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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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런던의 공원 이야기 - 하이드 파크&켄싱턴 가든, 세인트 제임스 파크&그린 파크

 

오늘은 런던의 심장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쉴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공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일단 아래 첨부하는 런던 지도를 한 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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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지도는 런던 중심부의 구글 지도를 캡쳐한 것이다. 지도를 잘 보면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 주변으로 녹색 공간이 꽤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버킹엄 궁전 왼쪽으로는 하이드 파트(Hyde Park)와 켄싱턴 가든(Kensington Gardens), 오른쪽으로는 세인트 제임스 공원(St. James's Park), 그리고 위쪽으로는 크진 않지만 그린 공원(Green Park)이 있다. 

이 공원들은 런던이라는 거대하면서도 복잡한 도시 속에서 여러모로 허파 역할을 한다. 시민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나들이를 하기 위해 이 곳을 찾고, 관광객들도 빌딩 숲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고 싶을 때 이 곳을 찾는다. 다시 말해서, 이 녹색 공간은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한 템포 쉬면서 숨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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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하이드 파크와 켄싱턴 가든은 런던에 있는 모든 사람들(시민과 관광객 모두)이 사랑하는 공원이다. 두 공원은 지도에서 보면 하나의 거대한 공원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사이를 지나는 길을 사이에 둔 두 개의 다른 공원이다. 하지만 공원 안에서 정처없이 떠돌아 걷다 보면 두 공원이 하나의 공원처럼 느껴지고,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두 공원을 합쳐서 하이드 파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런던의 하이드 파크(+켄싱턴 가든)는 정말 크다. 공원 안에서 정처없이 걷기만 해도 한 두시간을 금방 지나가버릴 정도로 크다. 공원을 조금 자세하게 보고 싶다면, 공원의 모든 곳을 다 가보고 싶다면 반나절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하이드 파크를 사랑하고 이용하지만, 그만큼 공원도 크기 때문에 사람들로 붐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사람들이 거의 없는 공간을 마주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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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 날 하이드 파크에 가면 잔디밭에 덩그러니 누워 있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기후 특성상 영국은 1년 중 해가 화창한 날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해가 화창한 날에는 햇빛을 받기 위해 공원으로 모여든다. 마치 식물 잎들이 광합성을 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잔디밭에 누워서 광합성을 한다. 햇빛을 귀하게 여기기 때문에 햇빛을 볼 수 있는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 대학원에서 경험했던 일화가 있다. 어느 날 교실에 앉아 있는데 햇빛이 너무 강하게 들어와서 블라인드를 내리고 있었다. 그 것을 본 교수님이 호통을 치시더니 다시 올리라고 말씀하셨다. 이유를 들어보니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된다고 그마저 가리려고 하냐는 것이다. 그 순간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당연하게 여기는 어떤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체감했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당연했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을 잠시 잊고 있었던 내 자신을 많이 반성하기도 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영국의 공원에는 날씨 좋은 날 누워있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햇빛을 온몸으로 받기 위해 속옷만 입고 누워있는 사람도 간혹 있다. 기후의 차이가 만들어낸 문화의 차이인 것이다. 잔디밭을 지나 정처없이 걷다보면 거대한 호수가 나타난다. 호수 위에는 수많은 새들과 사람들이 유유자적하게 노를 젓고 있는 배들이 떠다니고 있다. 그리고 호수 주변으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중간중간 마주치는 펍이나 카페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이 많다. 잔디밭에는 사람들이 없는 빈 공간이 많았는데, 호수 주변에는 그런 빈 공간을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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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이드 파크를 벗어나 보자. 이 곳을 벗어나서 버킹엄 궁전으로 가는 길에 그린 공원을 지나게 되고, 궁전을 지나면 세인트 제임스 공원이 나온다. 그린 공원은 다소 평범한 공원에 속하는 반면, 세인트 제임스 공원은 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다소 특별한 곳이다. 사실 두 공원 모두 아름다운 도심 속 녹색 공간이지만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물'의 유무 차이인 것 같다.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는 공원 한복판에 호수가 있지만, 그린 공원은 그냥 녹색으로 가득한 공원일 뿐이다. 

그리고 또 다른 차이는 세인트 제임스 공원의 통로 역할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버킹엄 궁전과 트라팔가 광장, 빅 벤 등을 하루에 모아서 본다. 런던을 상징하는 이 세 관광 명소 사이에 있는 것이 바로 세인트 제임스 공원이다. 버킹엄 궁전에서 공원을 관통하면 빅 벤이 나오고, 공원 옆을 따라 직진하면 트라팔가 광장에 다다를 수 있다. 즉, 버킹엄 궁전, 트라팔가 광장, 빅 벤을 세 꼭지점으로 삼각형을 그리면 그 사이에 있는 것이 세인트 제임스 공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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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런던 중심부에는 도심 한복판에 녹색 공간이 드넓게 자리잡고 있다. 이 공원들은 내가 런던에 갈 때마다 들렀을 정도로 런던에서 정말 좋아하던 장소이다. 런던이라는 도심에 살거나 여행하다가 한 템포 쉬어가고 싶거나 풀내음을 맡고 싶을 때, 또는 물소리과 새소리를 듣고 싶을 때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출처 [브런치북] 영국의 동네이야기 - 런던 편 https://brunch.co.kr/@dyd41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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