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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부부의 이야기
게시물ID : wedlock_101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ockman
추천 : 30
조회수 : 2013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7/09/08 00:46:29


1. 워킹대디는 힘들어

뱃속의 둘째는 잘 크고 있지만, 자궁경부 문제로 조산위험군에 있다.
누워서 지내는 것이 베스트라고.

가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집안일 전선과 첫째육아 전선에서 손을 떼게 하는 것.

3개월째 퇴근하면 밥을 차리고, 애를 씻기고, 애 재우는걸 맡기고 설거지와 반찬, 밥을 한다.
그리고 오면 산모라서 피곤하니 잠든 아내와 유치원으로도 피곤한 저질체력의 잠든 아들.

그리고 나도 플러그가 뽑힌다.

아... 워킹맘의 심정이 이런거구나... 이거 진짜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만약에 나중에 맞벌이하게되면 꼭 기억해야겠다...

* 와이프는 외벌이에 살림까지 하는 남편에게 너무 미안한가보다. 자꾸 빨래를 널거나 설거지를 미리 해놓는데
이 날은 와이프가 크게 혼나는 날이다.
알아주는게 어디야...




2. 엄마 짱나

조산기로 인하여 가장으로서 내린 조치는

-이번 명절은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 내년 구정에도 없다.-

ㅋㅋㅋㅋ... 집돌이인 나와는 다르게 움직여야 하는 와이프
안그래도 몸이 근질근질한데 어째서!!!!!!!!!!!!!!!!!!!! 하면서 항변했지만 의사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쪼그라들었다.

시댁에는 내가 얘기했다. 최근 결게에 예능비교하는 글이 올라와서 생각난 김에 써보면
시댁 분위기는 100분토론에 분위기가 약간 후끈하면 썰전에 가까워진다.
시어머니 면전에 '안갑니다. 아시죠?' 하는 순간 토끼같은 와이프가 눈 똥그래지면서 기겁을 하였으나

'그래. 조심해야지. 나는 니 동생하고 놀러갈란다.'
하고 정리되는 것으로 안심한듯했다. 그런데 이상한데서 터졌으니...

처가댁은 예능에 비교하면 주말예능. 무도, 런닝맨, 1박2일에 가깝다.
대식구, 친척과 친하고 엄-청- 씨끌벅적하다. 전통적이기도 하고.

장모님이 처가집은 안오더라도 시댁에는 가서 하루라도 인사드려야되는거다!! 하면서 걱정걱정... 딸걱정에 두번 세번 네번 강조하니
와이프는 짜증났나보다.

'아! 엄마 짱나! 시엄마도 괜찮다는데 왜 울엄마가 그래?!'

밥팅아. 여태 우리가 시댁 하루가면 처가댁도 무조건 하루 갔으니까, 힘들어도 처가댁 하루라도 왔으면 하시는거야. 보고싶어서.

'아...'



3. 이사

LH전세임대는 정말... 어려운 제도인것같다...
집을 간신히 첫째 유치원 근처로 구했는데, 계단도 많고 집도 더 좁아졌다.
양가에 손 안벌리고 시작했다보니, 많이 어렵다. 집주인들이 꺼려하니 집 찾기도 힘들고, 이제 네식구인데 넓은 집을 구하지 못했다.
넓게 갈 수 없는 내 경제력 수준에 절망하고, 임신중인 아내와 아들이 고생할걸 생각하니 일 하다가도 눈물이난다.

요즘 매일 밤마다 술 한잔 하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나에게
아내는 등을 다독여주며 말했다.

'혼자 고생시켜서 미안해. 하지만 당신 잘못이 아니야. 대신 우리는 양가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았고, 자유로워. 나는 당신하고 우리 아들들만 있으면 돼.'

가끔씩 생각한다.

내가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다고 결심했던것도, 항상 많은 돈 보다 사람을, 나를 보아주었기때문이었다.
퍽퍽한 삶에도, 이 사람은 나를 보고 웃음을 잃지 않는다.
처녀시절 자기가 번 돈으로 샀던 가방들을 사주지는 못하지만, VOD로 결제해서 보는 영화로도 만족하고 기뻐해주는 사람이다.

다시금 기운을 낸다. 하지만 그래도 미안함은 가시시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야. 이해는 한다. 하지만 최소한 사람답게는 살게 해 주었으면 하는 게 바램인데
너무 어려운 바램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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