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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접촉사고를 냈어요
게시물ID : wedlock_102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핥핥
추천 : 31
조회수 : 1961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7/09/10 00:28:10
흠집하나 없이 타던 내 차, 아내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어요. 

"여보 나 사고냈어"

목소리를 들어보니 다치거나 하는 큰 사고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차분히 다년간의 결혼생활을 통해 만들어진 매뉴얼을 되짚어 보며 대화를 이어갑니다. 

"어디 다치진 않았어?"
"아냐, 주차장에서 다른사람 차를 살짝 긁었어. "
"많이 놀랬겠네, 내가 갈까?"
"아냐 그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아. 커브 도는데 거리계산을 잘 못 했나봐"
"그럴 수도 있지. 별일 아니니까 걱정 안해도 돼"

하고나서는 기술적인 대화, 전화번호가 없으니 메모를 남기고 보험사에 미리 전화를 해 놓고 등등을 이어갔습니다. 절대! 절대! 차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처리를 마쳤다는 아내에게, 놀랐을테니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라는 말까지 하고서야 마음을 놓습니다. 많이 긁혔나? 범퍼인가 문짝인가? 짜그러졌나? 궁금증은 천만개 정도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이따가 눈으로 보면 된다는 생각에 꾹꾹 눌러 담습니다. 

조금 후 아내를 만난 후 매뉴얼 마지막 말을 건넵니다. 

"뭐 별거 아니네. 잘 보이지도 않네. "

푹 들어간 뒷문을 보며 마지막 멘트를 날려줌으로 사건은 종결이 되었습니다. 


얼마 후 아들놈이 소리칩니다. "이거 차 왜이래!!"
엄마: "엄마가 실수로 살짝 다른 차를 쳤어."
아들: "아후 엄마 왜그랬어! 차가 이게 뭐야!"

아빠: 숨어서 살짝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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