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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라는 게, 와이프가 아파도 가야하는 건가요?
게시물ID : wedlock_103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탈탈
추천 : 14
조회수 : 2454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7/09/17 23: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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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랑 지지고 볶고 싸우다가 진짜 제가 이상한건지 싶어서 글 남겨요.
 
 외동아들 키우는 부부인데요. 저는 전업주부고 남편은 직장 다녀요.
 각설하고 지금 아들은 목감기 저는 몸살감기 + 천식입니다.
 아들이 심한 열감기여서 며칠 학교 안 보내고 간호하다가 상태가 호전됐으나 아직 기침을 하고 있어서 상태를 봐야하고요.
 전 아들 간호하다가 몸살감기 심하게 와서 천식까지 왔네요.
 몇 년 전에 천식 증상이 보여서 호흡기내과에서 검사를 받아봤는데, 간단히 말하면 천식기가 있긴 하지만 치료받을 정도는 아님, 이라고 했고요.
 근데 이번에 감기 걸리면서 천식이 온건지 심해진건지 밤에 자다가 숨이 잘 안쉬어져서 응급실 갔다 왔어요.
 호흡기 치료 받았고 천식치료제 받았고 내일 호흡기내과 방문해서 다시 검사받아볼 예정입니다.
 
 상황이 이러니 어떻게 제가 애를 돌보고 집안을 돌봐요.
 남편한테 간호를 받아야 하는데...
 우선 어제, 아침에 죽 먹고 약, 점심 빵 한 입 먹고 약, 그리고 저녁에 일어났습니다.
 제가 남편한테 샤브샤브가 먹고 싶다고 했어요... 집 앞에 제가 아플 때마다 가서 먹는 샤브샤브집이 있거든요. 
 남편이 무슨 아픈데 고기냐 이랬고 저도 몸이 힘드니 나가기 귀찮아서 됐어 하고 잤어요.
 저녁에 일어나서 배고프다고 밥 달라고 했더니 자기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가야 한답니다?
 그럼 나 죽이라도 데워주고 가라고(제가 사다놓은 팩에 담긴 죽이 있어요) 했더니 제가 고기 먹고 싶다고 해서 삼겹살 사놨다고
 고기 굽는 거 오래 걸리니까 미용실에 먼저 갔다오겠답니다?
 전 진짜 배고파서 기운이 없는데 웬 삼겹살... 그것도 미용실... 그래도 진짜 아프니까 기운도 없어서 내비뒀습니다.
 미용실 왜 가냐고 했더니 다음주에 벌초 가야하는데 머리 자르고 가야한다고, 오늘 밖에 자를 시간 없대요.
 
 삼겹살 구을 때 한 마디 했습니다. 워낙 튀긴 고기처럼 바짝 굽는 남편이라 제가 목이 아프니까 부드럽게 구워달라고 했어요.
 아 오래걸리는데~~ 하면서 툴툴 거리다가 알았어 하대요.
 
 사실 감기몸살인 사람이 고기가 무슨 맛입니까. 그냥 배고프니까 먹고 약 먹었죠.
 근데 자다가 일어났는데 호흡이 이상한 거예요. 그래서 자는 남편 깨워서 응급실 다녀왔어요. 천식이란 소리 듣고... 약 받고...
 오늘 남편이 출근을 해야 했거든요. 어쩔 수 없다고 쳐요. 일요일에 출근하면 항상 4~5시에 퇴근하는 사람인지라
 전화를 했더니 오늘 8시에 온대요. 왜냐고 물으니까 손세차를 하러 갈 거랍니다? 그리고 저녁 먹고 올 거래요?
 세차 꼭 해야 하냐고 했더니 다음주에 벌초 갈 거니까 오늘 손세차를 해야 된대요? 그리고 손세차하면 힘드니까 밥 먹고 올 거래요?
 나랑 애 밥은... 했더니 밥 해놨잖아 하는데 밥이야 있죠. 반찬이나 국이나 뭐가 없으니까 그렇죠.
 화딱지 나서 비싼 거 시켜멌었습니다.
 
 
 여기까지도 너무 기네요. 그리고 남편 와서는 비싼 거 먹으니까 좋냐고 하길래 울컥해서
 넌 집에 아픈 사람이 둘이나 있는데 벌초준비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그러다가 나 주말까지 안 나으면 어쩔 거냐고 했더니
 안 나아도 벌초를 가야겠대요.
 
 올해 집안 어른도 한 분 돌아가셨고 안 그래도 일손 부족하고 나 안 가면 눈치가 보이고 하는데
 갑자기 서럽더라고요. 네 전 벌초고 제사고 차례고 없는 집에서 자랐고 남편은 그게 당연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그런 작은 부분에서 많이 부딪치는데
 아니 벌초가요. 그렇게 와이프가 아파서 응급실에 다녀오고 애도 아프고 그런 상황에서도 가야하는 겁니까?
 가까우면 또 몰라요. 여기 경기도고요. 벌초하러 내려가는 곳은 저 밑에 바닷가예요.

 도대체 이해가 안돼요. 와이프가 감기몸살에 천식와서 응급실 다녀오고 거기다 애도 아픈데 
 이런 상황에도 벌초를 가는 게 당연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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