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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친동생에게 서운해졌어요. 조언이 필요합니다.
게시물ID : wedlock_117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카라라
추천 : 26
조회수 : 14074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8/01/24 01: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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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결혼한지 1년된 새댁이자
만 8개월 된 아기 엄마입니다.
저는 30대 초반이고 20대 후반의 남동생이 있어요.
 
제목대로 결혼하고 나서부터 동생에 대한 서운함이 커지다가
정말 사소한 일을 계기로 스트레스가 폭발했어요.
정말 사소한 건데 소화가 안되고 잠도 못잘 지경이에요.
결혼게시판에서 촌철살인의 댓글을 많이 봐왔기에 부탁드립니다.
제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까요.
 
한줄요약하자면, 주는 건 모르고 받는 건 당연하게 여기는 동생이 싫어집니다.
문제는, 제가 누나인데 어른스럽지 못하고 속좁고 옹졸한 건지,
충분히 서운해해도 되는 일인지를 모르겠어요.
 
제 동생은 제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주었습니다.
노래를 잘해서 제가 직접 부탁했고, 결혼식 당일 폐백 전에
고맙다고 말하면서 사례금 20만원 봉투를 직접 쥐어줬어요.
축가 외에 제 동생은 저에게 축의금도, 결혼선물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혼식 마치고 숨 좀 돌리고 몇개월 지나고 나니
그게 뭐라고 생각할수록 서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절친하고 살가운 남매사이는 아니지만
시시콜콜 농담따먹기 카톡이나 서로의 연애사 정도는 주고받는 평범한 사이였습니다.
동생은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고 자차를 몰고 다닙니다.
학생이라 돈이 없고 그런 것도 아니에요.
주변에 결혼한 친구도 한두명 있는 것으로 알아요.
남편에게 이 서운함을 털어놓자, 아직 어리고 사회경험이 없어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이니
이해하라고 합니다. 나중에 지도 결혼하면 다 알게 된다구요.
집안 분위기도 미혼은 어린애 취급이라 친정엄마도 동생이 축의나 선물을 하지 않은 것을 알지만
딱히 신경쓰지 않으십니다.
저도 '그래, 축가를 해줬으니 가장 큰 선물 받은 셈 치자'라고 생각하려 합니다.
그런데 가끔 분해요.
뭐가 분하냐면, 제 동생은 본인이 결혼할 때 분명 저에게
"누나 나 축의금 얼마 줄거야?" 혹은 "누나 나 결혼선물 뭐해줄거야?"
라고 대놓고 뻔뻔하게 물어볼 것이 너무나 분합니다.
 
동생이 제가 자취할 때, 신혼집 이사할 때 짐 옮기는 걸 도와줬어요.
제가 먼저 부탁했고 동생은 먼저 "얼마줄거야?"라고 물었습니다.
자취 때는 5만원, 신혼집 때는 6만원 받아갔어요.
30여년동안 제 생일에는 항상 말로 "누나 생일 축하해"
본인 생일은 한달전부터 카톡이 와요. "누나 나 생일에 뭐사줄거야?"
 
거의 십여 년을 함께 살지 않은터라 기억나는 게 이 정도 뿐이지만,
동생에게 무언가 받아본 기억은 없네요.
부모님은 자식에게 무한정 주기만 할 뿐 받는 건 마다하시는 분들이고,
저도 이십대 초반부터 알바를 하면 누나노릇 한답시고 몇만원씩 용돈 쥐어주다보니
동생은 "가족들에게는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박힌 걸까요.
밖에 나가서는 돈 잘씁니다. 가족들에게 쓰는 건 본 기억이 없어요.
제 생일에 케이크 하나 받아본 적 없지만 요구하는 10~20만원 생일선물은 항상 해줬네요.
그래도 그동안은 별 생각 없없는데
제 결혼을 시작으로,
신혼집에 밥먹으러 오면서도 휴지한장 음료수한캔 사와본 적 없고
제가 아기를 낳고나서도 조카 양말한장 사온 적 없어요.
서운했지만 애써 신경안쓰려 참았어요.
지금까지 별생각 없던 것들이 결혼하고 나니 거슬리는 제가 싫었어요.
 
얼마 전 동생이 공장 기숙사에서 나와 자취를 하겠다고 선언했어요.
어머니 아버지와 불화가 있던 터라 부모님 두분 다 나몰라라 하시는 것을
그래도 제가 누나고 자취경험 있다고 방 알아보는 것부터 부동산 계약 등등..
아기가 있어 직접 가보지도 못하고 큰 도움이 된 것도 아니지만
제 시간 쪼개어 같이 검색하고 알아보고 통화하고 카톡하며 상의해줬어요.
동생이 무사히 방계약을 마쳤고 어제 저와 통화하면서 집들이를 언제하면 좋겠냐고 물었어요.
처음엔 좀 당황했지만 곧 기뻤어요. 집들이라고 하면 초대해서 대접하겠다는 거잖아요.
짜식이 왠일로 기특한 생각을 했네~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엄마 아빠 매형 시간 맞춰보겠다고 했더니 그런데 집이 너무 좁아서 앉을 자리가 부족하대요.
그럼 그냥 어떻게 꾸며놓고 사나 구경만 하고 밥은 밖에서 먹으면 되지~ 했더니
"아니지. 꾸미기 전에 와야지. 집들이 선물을 사와야 할 거 아니야."
...그럼 그렇지. 집들이 선물이랍시고 가전제품 하나씩 들고 오라는 말이었네요.
"아...그게 목적이었니?" 라고 묻자 돌아오는 말. "당연하지. 그럼 집들이를 왜하겠어."
이렇게까지 당당하게 요구하는데 할말이 없더라구요.
내색 않고 "집들이 선물은 세제나 휴지 같은 거 들고 가는 거지~"라고 대답했어요.
"아 그래?" 하고 대충 전화를 끊었고
오늘 최종 계약을 마쳤다며 띡 카톡이 왔네요. [휴지랑 세제 택배로 보내]
여기서 마음이 완전히 끊어졌어요.
얘한테 나는 그냥 ATM이구나 싶고.
그럼에도 차마 뭐라 쏘아붙이지 못하고 장난식으로 답장을 했어요.
생각해보니 넌 우리집 올때 휴지한장 안사왔잖아? 좀 열받는데?
제 카톡에는 답장 않고 한참 있다가 무슨 모니터 받침대를 샀다며 자랑하더군요.
 
이렇게 쓰고 보니까...ㅋㅋㅋ
제가 너무 찌질한 것 같아 부끄러워지네요.
누나로서 해준 거 별로 없어요.
하지만 받으려고만 하는 동생한테 치가 떨려요.
남편한테 그랬어요. 조용히 있다가 쟤 결혼할 때 나한테 축의금이나 선물 요구하면
너 나 결혼할 때 해준 거 없잖아. 하고 칼같이 끊어낼 거라고.
남편은 저 못된 사람 취급해요. 심보 그렇게 쓰는 거 아니라고.
베풀고 살면 다 자기한테 돌아온대요.
전 안돌아와도 되니까 그냥 쟤한테 앞으로 뭐 일원한푼도 해주기 싫어요.
그냥......
다들 동생한테 이 정도는 베풀고 사시나요?
제가 정말 찌질하고 옹졸하게 심보를 못되게 쓰는 건가요?
모르겠어요. 요새 날도 춥고 미세먼지도 심해서 아기랑 계속 집에만 있다보니
쓸데없는 생각만 많아지고 우울해져서 이런 마음이 드는건지
제가 지금 객관적인 판단을 못하겠어요.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다 쓰진 못하지만
어린 시절부터의 피해의식, 동생과의 불화를 저에게 하소연하시는 아버지의 감정쓰레기통 역할에 지친 마음 등등...
부디 제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어떤 행동으로 동생을 대하는 것이
올바르고 현명한 것인지, 진심어린 조언 부탁 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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