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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형부 이야기 -1
게시물ID : wedlock_121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모모링
추천 : 69
조회수 : 4556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8/05/18 13: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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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분들께서 읽어주시고 추천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얼떨떨 감사합니다!!
언니와 형부가 만났을때부터 결혼할때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볼까 해요 ㅋㅋㅋㅋㅋㅋㅋ 아무쪼록 잘 읽어주세용~

※ 이야기의 당사자인 언니와 형부에게 허락맡고 쓰는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 전 글에 이어집니다.
( 00. 언니의 짝사랑 이야기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wedlock&no=12159&s_no=12159&page=1 )

언니와 전화를 끊고 나도 흥분상태였으니 언니는 오죽했겠나 싶음.
퇴근하고 집에 온 언니얘기로는 회사에서 일이 손에 안잡히고 하루종일 멍~ 한 상태였다고 함. 
너무 기쁜데 그 기쁨을 주체할 수 없는데다가 현실처럼 안느껴졌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 퇴근해서 우리 자매는 얼싸안고 부둥부둥 했음. 치킨 시키고 맥주파티를 하다가 언니가 아직 훈남이(아직 남친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 한테 연락을 안했다는 사실을 깨달음.
빨리 언니 핸드폰에 전화번호 저장하고 카톡 동기화를 시키니 떡하니 훈남이가 뜸.

언니는 이름마저도 완벽하다며 눈에 어마어마한 콩깍지를 끼고 있는 상황이었고 훈남이 프로필을 몇번이고 곱씹음. 정작 톡을 못보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자매는 머리를 감싸고 심혈을 기울여 톡을 보내고 토요일 약속을 잡게됨!!!!!!!!!!!!
근데 언니가 혼자 못나가겠다고 나에게 같이 나가자고 함. 이건 아닌것 같아서 그럼 내가 옆에 테이블에 모르는 사람인척 앉아있겠다는 걸 조건으로 알았다고 함.

기다리던 토요일이 됬고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약속장소에 도착하고 미리 와있던 현형부 당시훈남이에게 언니가 가서 인사를 하고 앉음. 나는 밖에서 보다가 시간차를 두고 들어가서 형부등을 바라보는 테이블에 앉음.
언니○형부   의자○나 이렇게 않아서 언니 얼굴을 보는 상태로 있었음.
둘은 서로 통성명하고 어색 + 서로 부끄부끄한 상황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내가 앉았을때 처음 들은 형부의 말은 아직도 안잊혀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많이 찾았어요"
였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형부몬 대단히 로맨틱함ㅋㅋㅋㅋㅋㅋㅋㅋ

형부는 당시 준비하던 시험이 있어서 매일 공부하느라 학교 도서관에 쳐박혀있다가 슬럼프에 빠져 백색소음을 찾아서 라운지에 오게 됐다고 함.
그런데도 공부가 잘 진행되지 않았고 정말 너무너무 힘든 시기였는데 어느날 누가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오길래 봤더니 언니가 너무나 본인취향이었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다가 앉아서 집중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는 거임. (풉)
와 나는 이 이야기를 옆 테이블에 앉아서 듣는데 콧구멍이 자꾸 벌렁벌렁 하고 입꼬리는 한없이 승천했음.

언니만 형부를 의식하며 공부를 한게 아니라 형부또한 언니를 의식하면서 열심히 하는 척 + 힐끔힐끔 쳐다보기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던거임.
처음에는 언니가 장애인이라고 생각을 했었다고 함. 다리를 절뚝거리는게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언니를 보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었을듯!
시간은 점점 흐르고 형부는 정말 발등에 불떨어짐. 시험 날짜는 다가오는데 생각처럼 진행이 잘 안되는 너무 답답한 상태였다고 함.
시험이 6월 말에 있었는데 미친듯이 달려보자 싶어서 형부의 시골 할머니댁으로 내려가 틀어박혀서 공부를 하기로 정하고
가기전에 언니자리에 쪽지를 올려두었었다고 하는데 문제는 언니는 그 쪽지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음.
떨어졌거나 날라갔거나 아무튼 언니는 그 쪽지를 보지 못했었고 형부는 쪽지에 사정이 있어 당분간 라운지에 못오게 됬지만 다음에 볼땐 꼭 밥 같이 먹자 뭐 이런 내용을 적었었다고 함.
근데 언니는 그것도 모르고 한달 가까이 형부가 안보이니까 학교를 안가게 된거였음 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이고 

형부는 6월 말에 시험을 보고 하루하루 라운지에서 언니를 기다리는데 언니가 올리가 있나 ㅠㅠㅠㅠㅠㅠㅠㅠ
형부도 나름대로 언니를 찾고싶어서 수소문하고 난리였었다고 함. 근데 언니 이름도 모르고 도대체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음.
오죽하면 라운지에서 공부하고 있던 사람들 아무나 붙잡고 다리 절뚝거리던 여자분 혹시 아냐고 물어보기도 했었다고 함.
그런데 나랑 언니가 착각하고 있었던게 우린 형부도 대학원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형부는 대학원생이 아니었음. 군대 다녀와서 졸업하고 졸업생 신분으로 학교에 와서 공부를 하고 있었던거임.

아무튼 이런 일련의 상황들을 이야기 하고 나서 서로 마음도 확인했겠다 둘다 서로 같이 있기만해도 좋은건지 그냥 웃고만 있었음.

언니랑 형부는 동갑이었지만 형부는 빠른년생이라서 학번은 형부가 1년 빨랐고 같은 시기에 같은 대학을 다녔지만 과가 전혀 달라서 서로 몰랐던 상태였음.
혹시 중앙도서관이나 회관같은데서 언젠가 한번쯤 스쳤을지도 모르지만 참 이런 부분이 드라마틱 하기도 하고 어차피 만날 인연이었나보다 싶음.

그날 이후 회사도 가까워서 그런지 점심때 만나 가끔 밥도 먹고 시간이 안맞을땐 커피만 사서 얼굴만 보는 등 꽁냥꽁냥 사귀게 됨.
언니도 형부도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퇴근후에는 거의 못만남. 둘다 근무시간으로는 거의 탑급을 찍는 업종에서 일하기도 했고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위치라기 보다는 거의 막내급 언저리에 있어서
서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말을 제외하면 없었음.
형부가 왜 그날 스타벅스에서 잠깐 이야기할 짬도 없이 급히 연락처만 쥐어주고 갔는지 이해가 될 지경이었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주말에 나랑 언니가 사는 집에 형부가 놀러오기도 했었음.
형부는 키도 크고 덩치도 평균보다 컸는데 그런 형부가 "나 이번주 힘들었쪙" 하면 언니가 형부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는데 그 모습이 엄청큰 삽살개를 키우는 어린 소녀같기도 하곤 했음.
나는 눈치도 빠르고 착한 동생이었기 때문에 형부가 주는 용돈을 받아서 구남친현남편이랑 데이트하러 나가줬음.

한번은 집 현관 앞에서 실랑이 하고 있는 언니랑 형부를 본적이 있는데
요는 형부는 금요일이니까 우리집에서 자고 가고 싶었던 거고 언니는 나도 있는데 내일 아침 일찍부터 만나서 같이 놀자 라고 하는거였음.
참 가관이었던게 형부가 현관문 앞에서 떼를 쓰고 있는거임. 막 콧소리내면서 "어헝~ 왜~ 안돼~~~~ 왜~~~~ 싫어~~~~~~" 이러고 있고 언니는 "얼른 가서 푹 자고 내일 보자 ○○(글쓴이 본인)올때 됐다구~"
이렇고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저런 꼴을 보고 있자니 형부가 짠하기도 하고... 나는 눈치빠르고 착한 동생이니까... 흑 ㅠㅠ

한달을 넘게 이렇게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 살림 합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여느 커플들처럼 언니와 형부에게도 위기가 찾아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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