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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형부 이야기 -2
게시물ID : wedlock_121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모모링
추천 : 67
조회수 : 5833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8/05/19 01: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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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줍잖은 글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건 역시 소재가 달달 행복해서겠죠?
이자리를 빌어서 형부와 언니에게 감사인사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어주시고 추천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이야기의 당사자인 언니와 형부에게 허락맡고 쓰는 글임을 미리 밝힙니다.
※ 전 글에 이어집니다.
( 00. 언니의 짝사랑 이야기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wedlock&no=12159&s_no=12159 )
( 01. 언니와 형부 이야기 -1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wedlock&no=12162&s_no=12162 )



우리본가는 서울에서 차로 열심히 달려야 6시간 되는 정도 거리에 있었고 언니는 20살부터 서울에서 자취를 함. 
나도 언니 따라서 같은 학교에 입학해서 내가 20살이 됬을때부터 우린 계속 같이 삼.
나랑 같이 살게 되면서 우리 아빠가 좀 무리해서 방2개짜리 전세를 구해줌. (언니랑 저랑 졸업후 일하면서 결혼전까지 같이 갚아 드렸습니다...)
집주인을 좋은분을 만나게 되서 같은집에서 8년을 살았는데 언니랑 형부가 사귀기 시작하면서 나 스스로 독립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든 계기가 있었음.
왜냐하면 형부가 주말마다 언니한테 떼쓰는게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고 내가 없으면 둘이 더 잘 될거 같아서...

여러분 제가 이렇게 마음이 넓은 동생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은 
언니도 형부도 일이 너무 바쁘다 보니까 일주일에 한번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 낮에 만날수밖에 없었는데 그런데 이마저도 점점 더 못하게 되는거임.
형부는 일이 정말 1년 365일 바쁨.
평일은 밤 12시까지 회사에 있는 일이 부지기수고 주말 출근도 한달에 한번씩은 꼭 있었다고 함.
그런데 언니도 마찬가지로 너무 바쁨. 나는 특별한 일 없으면 오후 5시 빠르면 4시에도 퇴근 가능한 직업이라서 언니랑 형부를 보는게 너무 안타까웠음.
둘이 너무 바쁘고 주중에는 피곤하고 지치니까 주말에 만나도 힘들어하는게 눈에 보임.
물론 둘이 서로 너무 좋아하는데 몸이 피곤한건 어쩔수가 없는거니까....


그래서 언니와 형부에게 내가 나가살겠다고 이야기 함. 내가 나가면 언니는 형부랑 같이 살수 있을꺼고 그럼 둘은 같이 있는 시간이 조금 더 늘어날거 같았음.
언니는 당연히 절대 안된다고 말렸지만 난 그때 형부의 흔들리는 눈빛을 보았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 서로 너무 사랑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쭉 봐왔기 때문에 내 결심은 확고했음.

그러나 언니와 형부 양가 부모님께는 동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언니가 형부 혼자 살고 있는 집으로 들어가서 사는걸로 이야기가 마무리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은 이 모든건 형부의 빅픽쳐였을지도 몰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웃기지만 언니는 날 내보내고 차마 아빠명의로 된 집에서 형부와 둘이 살 수가 없었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언니 주소는 그대로지만 몸만 형부 혼자 사는 집에 들어가는게 되버림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는 처음에 내가 걱정된다며 3일에 한번꼴로 우리집으로 퇴근했지만 나는 나 나름대로 잘 살고 있었기 때문에 (으흐흐흐흐흐) 형부한테 언니좀 집에 보내지 말라고 얘기함.

그렇게 둘의 동거가 시작됨.
따로 살때는 퇴근후에 얼굴도 못보고 일주일에 한두번 점심때 잠깐 보는게 다 였었기에 둘은 너무너무 행복해했음.
같이 시간 맞춰서 퇴근하기도 하고 누가 먼저 집에 가게되면 야식 사놓고 기다리거나 만들거나 하면서 지냈다고 함. 
따로 시간내서 데이트하러 나갈 일 없이 퇴근하는 그 순간부터가 데이트가 되니 생각해보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뭄에 콩나듯 감질맛나게 데이트하던 둘이 완벽한 둘만의 공간에 같이 있는 시간이 늘었다는게 너무 좋았다고 함.

둘이 동거를 시작한지 반년정도 지났을까
서른 넘은 신체건강한 남녀가 부대끼며 사는데 뭔 일이 안생기는게 더 신기한 일일듯이 언니와 형부 사이에 아기천사가 생김.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아기천사가 두고온게 있었는지 다시 하늘나라로 가버림. 언니랑 형부 둘다 그 시점에 아기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고 함.
언니는 원래 주기가 들쑥날쑥 한데다가 일 하면서 몸이 피곤하니 한 두달은 건너뛴적이 있어서 그런 줄로만 알고있었는데
사실은 아기가 생겼다가 조기유산이 되면서 언니 몸에 자각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가게 되었고 그때 모든걸 알게됨.
 
만약 그때 아기천사가 찾아왔던걸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지켰을꺼라고 지금도 언니랑 형부는 그렇게 생각하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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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피소드는 쓸까말까 참 많이 고민했는데 당사자인 언니와 형부가 괜찮다고 해서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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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언니가 몸도 마음도 참 많이 힘들어했음.
언니 탓이 아닌데도 아기가 잘못된걸 자책하고 또 자책했는데 그때 옆에서 위로해주고 안아주고 힘낼수 있게 도와준게 형부임.


언니가 점점 웃음을 찾아가고 많이 좋아졌을 무렵 언니 몰래 프로포즈를 준비하려던 형부는 나에게 도움을 청함.
언니 성향상 이벤트를 해준다거나 하는건 질색할게 뻔해서 형부는 크게 고민하지 않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랑 나의 구남친현남편과 언니와 형부가 함께 하는 자리를 만듬.

형부네 집에서 저녁 먹자고 계획을 함.
형부의 시나리오는 같이 저녁식사 하고 자연스레 2차 술자리를 이어가면 그때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만 진중하게 이야기를 하려고 함.
형부와 나와 나의 구남친현남편은 이미 알고있었고 언니만 모르는 상황이었음.

형부의 계획대로 식사를 다 마치고 언니가 좋아하는 와인에 치즈, 치킨 등등 셋팅을 함.
그리고 형부의 눈빛에 맞춰서 내가 이야기를 꺼냄

"언니 그때 스타벅스 안갔으면 □□오빠 영영 만나지도 못했을텐데 그치?"
이게 신호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가 맞다고, 진짜 하필이면 길 건너에 있는 스타벅스를 그날따라 왜 가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라고 함.
그러니 형부가 "지금도 이쁘지만 그때 우리 ○○(언니) 엄청 이뻤는데" 라면서 언니를 그윽하게 바라봄 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가 취했냐면서 깔깔대고 웃는데 형부는 그대로 언니 양손을 잡고 입을 염.

나도 정확한 워딩을 기억하는건 아니지만 이런 내용이었음.

「처음 봤을때 그 모습 그대로 내 앞에 나타나줘서 고마워. ○○(언니) 널 그리워 하면서 보낸 시간이 아깝지 않게 지금보다 더 많이 사랑할게」

대충 이렇게 얘기했던거 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어뜩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글로 쓰니까 되게 간질간질하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저때 분위기가 너무 좋았음.
내가 너무 사랑하는 나의 언니를 이렇게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생긴것만으로도 난 너무 벅차 올랐음 ㅠㅠ

형부는 반지꺼내 언니손에 끼워주면서 「우리 결혼하자」라고 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랑 구남친현남편은 로맨스영화 관객 100%빙의한 상태로 가슴에 두손 고이 모으고 콧구멍 벌렁벌렁 하고있었고 
언니는 형부 껴안으면서 고맙다고 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언니보다 내가 더 많이 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언니가 프로포즈를 받다니 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둘이 행복한 시간 보내라고 나랑 구남친현남편은 형부네 집에서 나옴.


형부가 언니에게 프로포즈 하고 난 그 다음주 주말에 형부와 언니는 우리 본가에 내려가서 우리 아빠 엄마한테 인사함.
형부가 넉살이 좋아서 그런지 아빠랑 엄마 모두 형부를 좋아했음. 무엇보다도 아들이 없었던 우리 아빠는 형부가 너무 맘에 들었다고 함.
거기다 우리 큰딸이 어련히 알아서 괜찮은 놈 데려왔으려고 라고 생각했다고함.

우리본가도 서울에서 멀고 형부네 본가도 멀었기 때문에 우리집에 먼저 인사드리고 그 다음주에 형부네 부모님께도 인사 드리러 가려고 했었음.
그런데 형부네 집에 인사하러 가기 3일전에 형부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생김.


형부의 아버지는 평소에 자전거로 집과 회사를 다니셨다고 함.
저녁 빗길에 뺑소니 사고를 당하셨는데 그대로 도로에 방치된채로 계시다가  지나가던 운전자의 신고덕에 병원으로 후송되었다는 연락을 받겠됨.
빗길에 오래 방치되어 계시던 탓에 상태는 너무 안좋았고 형부는 급히 본가로 내려갔지만 아버지께선 아들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으심.


형부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형부의 할머니께서 충격으로 연이어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쓰러지셔서 형부 혼자서 상을 치루게 됨.

언니는 정식으로 형부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린적은 없었지만 연차를 내고 형부의 본가로 내려가 형부 곁을 지킴.
너무나 정신없는 상황에서 우리 부모님도 몰랐으면 몰랐지 알았는데 안가는건 도리가 아니라고 하시며 한번도 못뵈었지만 장례식장에 들르심.

너무 안좋은 일이 한꺼번에 터져서 늘 감정 컨트롤을 잘 하던 형부도 무너져버림.


어머니는 쓰러지신 후 꼬박 일주일을 깨어나지 못하셨고, 당연히 아버지와 할머니 장지에도 같이 가지 못하셨음.
그때 우리 언니가 형부 어머니 병실을 지킴.

아버지와 할머니의 장례로 인해 친척분들도 바쁜 와중에 어머니께 신경을 쓸 수 있는 분이 안계셨고 언니가 그 자리를 대신함.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너무 힘든 상황에 있는 형부를 위해서 언니는 묵묵히 형부옆에 있었음.



결과부터 얘기하면 형부의 어머니는 현재 조금 불편하시긴 하지만 지팡이를 짚고 혼자 걸으실 수 있을정도로 회복하셨다 함.
언니와 형부의 결혼식때 양가 어머니 화촉점화할때 우리 엄마가 사돈 손 잡고 부축해서 같이 입장해서 촛불에 불 붙였는데 그때보다도 훨씬 좋아지심.




다음편이 마지막이 될거 같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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