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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큰 잘못으로 남편이 몹시 화가 났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게시물ID : wedlock_122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간을되돌려(가입:2015-05-08 방문:190)
추천 : 8
조회수 : 7116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8/06/07 08:27:03


 무슨 말을 해도 다 변명이고 제 잘못이지만
 그래도 제가 어떻게 하는게 최선일지 몰라 글을 남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남편 몰래 행한 대출이 발각됐습니다..
 1250만원 가량이고요..
 지금 남편은 제게 말을 한마디도 붙이지 않습니다
 완전 유령 취급...
 제가 먼저 말을 걸어도 대답도 안 합니다
 제가 왜 이 대출을 받게 되었는지도 아직 모릅니다.. 제 얘길 듣고 싶지 않은 것 같아서 눈치만 보고 아직 말을 못했습니다



 이 대출이 생기게 된 이유는...

 10년 전이군요.. 2008년, 당시 20대 초반이던 저는 사기를 당했습니다.
 그땐 저희 신랑 만나기 훨씬 전입니다.
 그때 일했던 회사 사장이.. 자기가 회사를 키울건데 저더러 회사를 같이 키워보자며
 근데 지금 자금이 부족하다고.. 저더러 3천만 투자해달라고 하더군요.
 그때 그 사람이 대기업을 하나 거래처로 뚫었고 저도 거기 일을 하청으로 몇번 했었는데
 회사를 아예 키워서 내면 거기 일을 계속 받을 수 있고.. 그러면 돈을 몇천 단위로 벌텐데 그때 수익을 6:4로 나누자고요.
 지금같으면 절대 안 믿죠.. 근데 그때 저는 빨리 큰 돈을 벌어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던터라(집안 환경 등등... 때문에)
 그때까지 모아둔 돈 5백에.. 나머지 2천5백을 대출받아 넘겼어요.
 그때 신용도도 낮고 그래서..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었네요. 지금 생각하면 뭐에 홀린건지...

 나중에 알고보니 사기꾼이었고 그 사람은 잠적했고
 저를 비롯해 거래처 친한 형님한테도 비슷하게 돈 받아서 날랐더라고요.
 경찰에 신고하고 그런 과정에서 협박 같은 것도 당했고...
 결국 나중에 잡긴 했는데 이미 받은 돈은 전부 도박으로 날렸대요... 한푼도 없다고
 그 사람은 실형 선고 받았고... 그러나 대출받은 그돈은 전부 다 빚으로 남았어요.

 설상가상 그때 만나던 전남친도 해외로 워홀 가더니 바람나서 헤어지자고 해서
 정말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죽고싶은 나날들을 보냈어요.

 이 시점에서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했을 수도 있지만..
 그 당시 저희 부모님은 사이가 좋지 않았고 다른 돈 문제 및 이런저런 문제로 굉장히 힘든 상태였어요.
 그런 분들에게 제가 사고쳤다고 말씀드리기가...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얼른 돈 벌어서 이 빚부터 청산하자고.
 이것때문에 죽을 순 없으니.. 얼른 털고 다시 일어나자고...
 투잡에 알바 뛰어가며 겨우겨우 돈들을 갚아나갔고 새로운 회사에 취직도 했어요.

 그런데 새로운 회사도 월급을 몇번 밀리더군요.
 그때 버는 돈 대부분을 대출 상환에 쓰고 용돈을 신용카드로 썼는데, 그게 밀리니까 결국.. 또 리볼빙에 손을 대게 되었고
 대출은 1천만원 갚아서 1500으로 줄었는데 리볼빙이 눈덩이처럼 또 커져서 7백 정도 되더라고요.
 그즈음 지금 신랑을 만났어요.
 참 좋은 사람이라 놓치고 싶지 않았죠.
 뒤에선 돈 갚느라 힘든데 겉으론 내색하지 않으려 애썼어요.

 그렇게 3년 연애하고 어느날 결혼하자고 하더라고요.
 결혼을 좀 급하게 하게 된 게.. 저희 신랑도 가정사가 복잡해 이래저래 빨리 독립해야하는 상황이었고
 어느날 괜찮은 신축빌라가 있다 그래서 따라갔다가.. 덜컥 계약을 해버리게 됐고
 집이 생겼으니 빨리 결혼하자.. 고 해서 결혼하게 되었어요.
 좀 갑자기 결혼하게 된 상황이고 결혼에 많은 돈을 써야 하게 되어서 빚을 많이 갚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1500 가량의 대출을 안고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점에 제가 말을 했어야 맞아요..
 근데 그땐.. 죽을때까지 내가 알아서 해결해야하는 문제... 누구의 도움도 받아선 안 되는 문제...
 남편이 알면 맘이 불편해질테니 내가 어떻게든 해결을 봐야하는 문제.. 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남편 모르게 대출을 갚아나갔죠..
 한동안 잘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고 5개월 정도 벌이가 없어지고 제 벌이로만 생활하게 되면서
 또 가사에 빵꾸가 나더군요..
 돈 얘기하면 이미 주눅든 사람 더 주눅들까봐.. 말도 못하고 혼자 이래저래 끌어모으며 막고 막고...
 다 핑계지만.. 막상 대출을 갚는다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2금융권은 금리가 비싸니까.. 1금융권의 새희망홀씨대출 받아서 리볼빙이랑 2금융권 싹 털고
 하나은행 대출만 갚다가.. 카카오뱅크가 생기면서 거기 금리가 조금 더 저렴하길래 그쪽으로 다시 한번 갈아탔어요.
 그니까 지금 있는 대출은 카카오뱅크 1250이 전부네요.
 지금은 남편도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고, 제가 돈관리 잘 못하는 걸 알아서 남편이 돈 관리를 해요.
 제가 월급 받으면 다 남편 주고.. 남편이 용돈과 생활비를 분배해서 입금해주고 저는 그 돈을 쓰는데
 제 용돈은 대출상환으로 다 빠지고 있었죠..
 한번에 30 정도밖에 갚을 수가 없으니 장기상환으로 가서..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었어요.

 어제 갑자기 발각된 건..
 신랑이 제 카카오뱅크 계좌번호가 잘못됐는지 입금이 안 된다며 카카오뱅크 로그인해서 좀 보여달라고 하는 바람에 발각됐어요.
 쓰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카카오뱅크는 로그인하면 메인화면에 쭉 뜨죠. 대출 얼마 받은것까지 싹...
 애써 아니라고 부정했는데.. 신랑은 자길 속였다는 말을 끝으로 제게 한마디도 말을 붙이지 않아요.

 몸에 힘이 쭉 빠지더라고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다 제 잘못이라 그때부터 죄인처럼 웅크리고 눈치보고 있었어요.
 차라리 소리지르고 화를 내는게 나을텐데... 그냥 말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만 하고
 말 한마디도 안 하고... 저를 유령처럼 대하고... 그게 더 힘들었어요.

 어젠 너무 무섭고 눈치가 보여서.. 그리고 제 얘기 듣기 싫은 것 같아서
 먼저 말 걸어올때까지 말도 못 붙이고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어요.
 신랑은 저녁도 말없이 혼자 라면 끓여먹었고..
 자기 전에라도 왜 그랬는지 물어보려나 했는데 끝내 묻진 않았어요.

 저는 침대에 누워 자는 것도 사치일 것 같아서 쇼파에서 자려고 했는데
 신랑이 갑자기 거실 불을 켜더니 말없이 저를 노려보고 서 있더라고요..
 저도 아무말 못하고 앉아만 있었는데.. 대뜸 '침대에서 자' 하고 들어가더라고요..
 서너번을.. 차마 옆에 눕기가 그래서 못 눕다가... 신랑이 계속 나와서 쳐다보니까 결국 침대에 누워 잤어요.
 누웠는데.. 눈물만 나더라고요.
 왜 내가 사기를 당해서.. 리볼빙을 해서...
 결혼 전에라도 왜 말을 안 해서...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어요.
 이 글을 쓰면서도 계속 울고 있어요.

 제가 잘못해 생긴 빚이니 제가 스스로 조용히 갚고 싶었어요.
 신랑에게 부담 주기 싫었어요.. 제가 사기 당했다는 건 부모님도 신랑도 친구도 아무도 몰라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3천을 못 갚은 것도.. 핑계 구구절절 썼지만 다 필요없고 나태했던 제 잘못이고요.

 신랑은 오늘도 말없이 출근했어요.
 저는 생각해요.. 이혼하자해도 할말 없겠구나 하고.
 지금 저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예요.
 무슨 말을 들어도... 제가 변명의 여지가 있을까요?
 오늘 저녁에라도 신랑 붙들고 변명이라도 해야 할까요.. 얼마나 화가 났으면 불같이 화도 안 내고 그렇게 혼자 말 한마디 없이 삭히고 있는건지...
 뭐가 맞는건지 몰라서 어영부영하다가 하루가 갔어요..
 제가 어떻게 이야기하고 사죄하는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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