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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야겠어요.
게시물ID : wedlock_125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송토끼(가입:2017-12-25 방문:217)
추천 : 12
조회수 : 167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9/02 22:13:53
당신이 자고 있는 이 밤, 
갑자기 그리운 마음에 예전 사진들을 보다가 이 글을 써요.
임신+출산+육아라는 크고 어렵지만 기쁜 일을 경험하면서 
현재의 어려움에 지쳐 지나온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내가 잊고 있었어요.

비록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도 없고, 
지금이 행복하다 해서 시간을 잡을 수도 없지만
다행스럽게 사진과 영상 속에 그날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그대가 처음 사준 선물,
여름날 걷던 도서관과 
웨딩촬영을 끝낸 뒤 하루 종일 굶은 상태로 찾아갔던 밥집,
부부가 되던 날은 푸르른 산책길에 분홍색 꽃비가 내렸죠.
당신과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떠났던 여행은 어제 일처럼 생생해요.

푸르른 여름에 햇살같던 청춘으로 만나 이제 엄마와 아빠로 살아가는 우리.
세월은 어느새 우리를 어른으로 살아가라 하지만
여전히 마음 속에는 어린아이가 살아 있어 때로는 장난을 치며
언제는 세상 가장 친한 친구처럼 신나게 쇼핑을 하고 
가끔씩은 술잔 기울이며 속내를 털어놓는 오래된 벗처럼
때로는 존경하는 스승처럼 서로를 여기며 살아가는 우리.

우리는 참 많이 사랑했고
사랑하는 만큼 자신에게 너무나 중요한 존재기에 때로는 갈등도 겪고
서로가 완벽하게만 보이던 연애시절을 지나
당신 또한 나와 같은 부족한 사람이었음을 깨달아가며
그러면서 그때마다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가고 사랑하며 살아왔어요.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혼자 모든 걸 견뎌야 한다면 그 또한 얼마나 쓸쓸할까요.
당신의 적은 또한 나의 적이 되고
나의 기쁨이 또한 여보의 자랑이 되면서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어요.

우리 앞에는 또 어떤 나날들이 놓여 있을까요.
무엇이든 다 견딜 것만 같은 무모함으로 배짱 좋게 행복했던 연애와 신혼 시절을 지나
이제는 고통마저도 결국은 지나갈 것이라는 깊은 지혜를 가지고
여보와 함께 온전히 살아가려 해요.
제 인생에서 여보는 정말 크고 중요하고 또 사랑스러운 존재에요.
늘 건강하고 행복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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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자고 있는 동안 추억에 젖어 사진을 보다가 쓴 글이에요.
(내일 아침에 읽으라고 보내줘야겠어요)
확실히 그냥 남편과 아내로 살아가는 것보다 아기를 가지고-낳고-키우는 여정이 더해지면 스펙타클해지더군요.
우리끼리 '고난의 행군'으로 불렀던 육아가 이제 점점 수월해지고
멀리서 보기만 해도 설레던 그 남자가 어느새 전투를 함께 한 동지로 느껴지며
이 전쟁 속에 설렘과 사랑이 사라진 건 아닐까? 했지만  
다행히도 마음속에는 이런 애틋함이 생생하게 살아있었네요.

사랑해서 한 결혼, 사랑해서 가진 아기, 사랑해서 매일 함께 맞는 아침.
부부에게 사랑보다 더한 자산은 없겠지요.
내일이 된다고 해서 뭐 엄청난 변화가 생긴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지나고 보면 똑같이 반복되던 평범한 하루가, 
때로는 냉전을 하기도 하고 서로를 물어뜯던 (!) 시간들이
결국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모두가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새 봄에 피어나는 꽃들은 너무나 찬란하고, 두근거리도록 아름답지만
여름 더위가 물러가고 가만히 물이 드는 단풍의 아름다움이 
어느날 갑자기 눈물이 나게 하듯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가는 이 시간을 행복하게 채우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착실하게.. 
사랑해야겠어요.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 하루를...
내일이 없는 것처럼....

출처 산후우울증세가 지나간 쾌청한 나의 마음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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