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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몰래 담배를 피운 걸 알게됐습니다.
게시물ID : wedlock_131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변광성
추천 : 4/9
조회수 : 12157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9/06/24 00:06:03
(담배를 피우는 분들이 보신다면 죄송하지만) 저는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담배입니다. 
담배 피우는 사람과 연애조차 하지 않았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결혼의 제일 첫번째이자 유일한 조건입니다. 
당연히 남편이 현재 담배를 피우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과거로 돌아가보자면, 연애할 때 헤어지기 직전까지 갔던 갈등을 해결하고 화해를 한 날, 차 안에서 담배가 나왔습니다. 
이게 뭐냐 물으니 너무 힘들어서 피우지는 않고 물고만 있었다고 했습니다. 
알고보니 처음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게 아니라 군대에서 담배를 배웠고, 잠깐 피웠다가 제대하고 다시 끊었다고 말을 했습니다. 
너무너무 힘들어서 담배 생각이 났다고, 맹세코 피우지는 않았다고. 
실제로도 담배 냄새를 느낀 적이 없어서 믿었습니다.
잠시 담배를 피웠던 사람이라는 데에 놀라긴 했지만 끊은지 한참 지났고 한번도 피우지 않았으니 그정도야 넘어갔습니다. 

연애 2년, 결혼 6년차. 아이 둘. 
차 안에서 피우고 남은 담배 필터를 발견했습니다. 
일반 담배와 달리 작고 가늘고 끝에 어딘가에 꽂았던 흔적이 있어서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운동복 안주머니에서 뜯지 않은 담배 상자가 나왔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이더라구요.

나를 속인건가...
내가 왜 냄새를 못 맡았지? 담배냄새 귀신같이 아는데
아, 그날인가? 담배냄새가 난다 싶었는데 술집에 다녀와서 그러려니 한 날?
이게 설마 진짜 피운건가?
아는 형님 담배 심부름인가? 차에선 형님이 피운거고?

온갖 생각을 다 하다가 오늘 물어봤습니다. 
맞답니다. 
올해 바깥일도 가정일도 좀 힘든 시기였는데, 너무 힘들어서 샀답니다. 
아이들이 있어서 더이상 말은 안하고 괜찮은척 하루를 보내고
지금은 애들 재우면서 같이 잠들어서는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서 더이상 이야기를 못했습니다. 
 
이걸 어떻게해야하나
담배 사와서 맞담배 피면서 나도 힘드니 피워보자 난리를 쳐봐?
끊겠지 하고 너그러이 기다려줘?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그 입으로 애들이랑 뽀뽀하고 그 입에 들어갔다 나온 젓가락으로 애들 먹였다고 생각하니 정말 더러워서..
무엇보다도 저를 속였다는 데에 대한 배신감, 불신이 밀려옵니다. 

참 별일 아닐수도 있는데 글이 길어졌네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정말 화가 나고 허무하고 더이상 믿질 못하겠는 제가 너무 오버하는걸까요?
그런데 담배가 정말 싫습니다.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담배냄새로도 난리난리인걸 뻔히 아는 남편인데...
안그래도 한 달 정도 냉전기를 지나 겨우 화해한지 한 달도 안됐는데 여러가지로 겹치네요. 
 
 바람을 피운것도 아니고 어디 성매매를 한것도 아닌데 담배 가지고 그러냐고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오히려 그런거면 시원하게 이혼이라도 하겠다 싶은 정도의 마음입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해해줘야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도 도무지 이해가 안되고 이해하고 싶지 않아지고.. 
 냉전기 동안 뚝 떨어졌던 정을 기를 쓰고 되돌려놨는데 다시 원위치로, 애들때문에 사는 사이가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해야 이 상황을 현명하게 지나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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