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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종교이지만 결혼에 성공한 부부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게시물ID : wedlock_13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찌개
추천 : 4
조회수 : 5550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6/05/01 00:39:18



안녕하세요.
오유에 결혼게시판이 생겨서 좋은 조언들도 많이 구경하고
앞으로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이렇게 살아야 겠구나 하는 다짐을 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게에 혹시 저와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이 있는지
그 상황을 극복하신 분들이 있는지
혹은 극복하지 못하셨더라도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해주셨으면 해서 글을 올립니다.


저는 사귄지 2년째가 되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독실한 크리스쳔이고 저는 무교입니다.
남자친구의 아버님께서는 개척교회를 이끄는 목사님이십니다.
저희 집은 저와 오빠를 제외한 모든 가족이 크리스쳔입니다.
제가 듣기로 신앙의 깊이는 감히 다른 사람이 판단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는데
비종교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남자친구의 집안은 모든 구성원이 대체로 신실한 편이고
저희 집의 분위기는 신실하다라고 표현할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예배시간과 세미나 시간이 겹치면 세미나를 참석하고 저녁 예배에 따로 참석하지는 않습니다.)



몇달 전 처음으로 부모님께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을 드렸습니다.
남자친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셨는데 크게 마음에 들어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어머니께 들은 얘기인데 아버지께서
"혹시 남자친구가 ㅇㅇ이(저)랑 결혼한 뒤에 해외선교를 가겠다고 하면 어찌하느냐.
게다가 ㅇㅇ이가 따라가면 어찌하느냐."라고 걱정을 하셨다면서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고 웃으셨습니다.
그리고 "만약 해외선교 같은 걸 간다고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헤어지게 해야지." 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남자친구는 해외선교에 대한 비전이 있습니다.
결혼을 하면 함께 해외선교를 가자고 해 왔습니다.
저는 무교인데다 해외선교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남자친구에 대해 말씀드릴 때에는 해외선교에 대한 말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께 저런 말을 듣고 나니 걱정이 많이 되었고 그때부터 헤어지는 게 좋은 생각인지
여러 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남자친구에게 시간을 갖자고 말했습니다.
남자친구에게 종교적인 문제가 크다는 것을 말하면서 해외선교와 같은 부분에서도
너를 응원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남자친구도 종교 문제로 힘든 것을 인정하면서
사실은 본인이 오래 전부터 하나님께 저와 사귀는게 좋지 않다는 응답을 계속 받아왔는데
저를 너무 사랑하고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듣지 못하는 척 해왔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바로 며칠 전에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게 본인을 향해서 다시 말씀하셨다고.
계속 대화를 하다가 남자친구와 며칠 뒤 만나서 다시 대화를 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비종교인 입장에서 '응답을 받았다'는 말이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직 저를 사랑해서 헤어지고 싶지 않은데 하나님께서 헤어지라고 하니 헤어짐을 생각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되더군요.
자기 주관이 없이 하나님이 하라는 대로만 하는 것으로 생각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계속 생각에 생각을 하다보니
남자친구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절대자인데 헤어지라는 말을 듣고도 저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계속 인연을 붙잡고 있었다는 것. 그것이 남자친구에게는 노력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 동안 남자친구가 혹시 성경을 읽어볼 생각이 없느냐. 같이 성경 공부를 해보자 등등 권유를 할 때마다
나보고만 노력하라고 하지 마라. 비종교인인 나를 위해 너도 종교를 놓을 노력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나에게만 강요하지 마라. 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저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 그런 응답을 받았다는 것을 계속 숨기고 혼자 힘들어하면서 버텼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노력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나니
제가 그 동안 성경 한 구절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것. 같이 교회에 나가보지 않겠냐는 남자친구의 권유를 매몰차게 거절한 것.
이런 것들이 떠오르면서 제가 노력을 제대로 해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자친구와 만나 대화를 하면서 서로 시간을 가졌던 동안 했었던 생각들을 얘기 했고
저도 제가 위와 같이 생각한 것들을 남자친구에게 말 했습니다.
남자친구도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서 제가 노력해보겠다고 하니 고마워 했구요.



그리고나서 지금은 제가 많이 노력하고 있지는 않지만...^^;;
신앙이라는 것이 노력한다고 생기는 게 아닌 것을 남자친구도 잘 알고
제가 노력해보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저를 믿고 그것에 대해 독촉하거나 걱정하지 않습니다.
저는 가끔 성경도 조금씩 읽고 남자친구가 말해주는 신앙에 관련된 얘기들, 예를 들면 교회에서 들었던 목사님의 말씀 같은 것... 
그런 얘기들을 할 때도 귀기울여 듣곤 합니다. 


그리고 해외선교에 대해서도 제가 무조건 내가 싫으니 나와 결혼할 생각이 있다면 네가 해외선교를 포기해라.
라고 말하는 것은 제 입장에서만 얘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교가 없는 상태에서 종교인의 비전에 대해 말하는 것이 설득력이 떨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제가 신앙이 생긴다면 저는 남자친구의 비전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고,
제가 비록 해외선교에 대해 끝까지 부정적이라도 제가 크리스천인 상태에서 대화를 나눈다면
남자친구 입장에서도 조금 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남자친구와 제가 함께 기도해 보고 응답을 주신다면 서로 어떤 응답을 받았는지 나눠보고 그 응답을 통해 결정한다면
그 때는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저와 남자친구 모두가 수긍하는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혹시 서로 다른 종교인데도 결혼한 분들이 계시다면 어떻게 극복하신 건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제 주변에는 서로 다른 종교를 극복하고 결혼한 사례는 없지만...ㅠㅠㅠ
제가 남자친구를 더 이해하고 노력해보기로 했으니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혹시 극복하지 못하셨더라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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