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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결혼해서 너무 행복해요ㅋㅋ
게시물ID : wedlock_135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치치즈
추천 : 17
조회수 : 4249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20/06/04 14:28:44
결혼 3개월차, 같이 산지는 1년 8개월차된 남자입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솔직히 결혼하고 정말 너무나 행복합니다.ㅋㅋ
실제로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사람들한테 얘기하고 싶은데 팔불출이라고 욕할까봐 여기다가 씁니다. ㅋㅋ
 
사실 저는 이사람 만나기 전까지는 자발적 세미 비혼주의자 였습니다. 
사람이 한사람을 만나서 평생 같이 산다는 개념 자체가 말이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저희 어머니는 제가 어렸을때 돌아가셔서 아버지랑만 살았었고, 작은 아버지댁은 작은어머니가 도망가셨으며, 고모댁은 고모부가 바람피고 중국으로 도망갔습니다. 거기다 주변에 결혼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봐도 결혼해서 행복하다는 얘기보다는 너는 무조건 늦게해라, 마누라때문에 답답하다. "그냥 하지마 ㅅㅂ로마" 드립 등등 결혼은 안좋은 거라는 생각이 가득찼었어요.
 
뭐 집이 넉넉하지도 않았고 제 밥벌이 하기에도 벅찬 상황이기도 했고, 혼자 살아가는게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결혼따위 안한다고 생각하기도 했구요.
 
근데 이제는 색시가된 이사람 만나고 확 바뀌었습니다. 진짜 너무너무 결혼해서, 같이 살고 있어서 너무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애초에 결혼보다 더 일찍 같이 살기 시작해서 너무너무 행복해서 결혼도 추진했어요 ㅋㅋ
결정적으로는 회사에 여자친구가 아파서 오늘 조퇴하겠습니다. 하면 미친ㄴ 취급받아서도 큰 이유였었죠.
 
막상 결혼하고 너무 행복하니까 실제로는 사람들이 행복한데 장난치는건가, 아니면 실제로 행복한 사람들은 몰래 둘이 조용히 행복해 하고 있어서 잘 알려지지 않았나. 이런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래서 뭐가 그리 행복한가!
 
1. 저는 집에서 음식과 설거지 등의 주방일은 1년 8개월간 일체 제가 담당했습니다. ㅋㅋ 저희 색시가 그쪽 부분에 재능이 없어서요. 대신에 색시는 집청소, 빨래, 화장실청소 등을 맞고 있죠. 평소에 색시가 먹고싶은 음식들 말해주면 제가 레시피 찾아서 해주는데요. 진짜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세상에서 제일 맛있게 먹어요. 사실 저도 이친구 만나고 제대로된 요리는 처음 하는거라 가끔 실패할때도 많은데, 진짜진짜 맛있게 먹어줍니다. 세상 행복하게 ㅋㅋ 계속계속 맛있는거 해주고 싶은데, 요즘 살쪘다고 많이 안먹을라고 해서 슬퍼요ㅜㅜ
 
2. 저희는 외계어를 많이 씁니다. ㅋㅋ 그냥 불쑥불쑥 어디선가 들은 음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구요. 그럼 다 맞춰줘요ㅋㅋ 색시가 그러면 제가 맞춰주고요. 그리고 집에있다가 눈이 맞거나 삘이오면 느닷없이 이상한 춤을 춥니다. ㅋㅋㅋㅋㅋㅋ 그 랍스터 라는 영화에 숲속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무음으로 춤을 추는 것처럼 서로 경쟁하듯이 격정적으로 춰요. ㅋㅋㅋ 한참 그렇게 추면 굉장히 뿌듯해 합니다. ㅋㅋㅋㅋㅋ
 
3. 감정이 엄청 풍부합니다. 그래서 어떤 영화나 영상을 보면 흠뻑 빠져서 꿈에도 나오곤 해요. 그래서 제가 너무 스토리가 무거운 주제, 예를 들면 최근의 쀼의 세계나 인간수업 같은 것은 못보게 하는데, 그래도 찔끔 찔끔 보면서 힘들어해요 ㅋㅋㅋㅋㅋ. 마치 불량식품 먹고 정신못차리는 강아지나 애기 처럼, 한차암 보고 눈 똥그랗게 뜨고 힘들어하는데 그게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 그래서 옆에서 다독여주고 그런일은 없을꺼다. 저거 촬영 끝나고 배우들 다같이 회식했다더라, 사실은 누구랑 누구랑 친하다더라 이런 얘기들로 중화시켜주고 다독여주죠. ㅋㅋㅋ
 
4. 제가 없으면 저를 엄청 그리워해요. 업종 특성상 색시는 올해 코로나가 퍼진이후로 계속 재택근무 중이고 저는 정상 출근 중인데요. 주간에 제가 없으니까 너무너무 힘들어하고 그리워해줘요. 주중에 자는시간도 빼면 사실상 세네시간 밖에 같이 못있는 거니까. 많이 못본다고 제가 퇴근하면 꼭 끌어안고 제 냄새 맡으면서 충전하고 한 오분 십분 충전(?)하다가 다됐으면 이제 다시 쪼르르 달려가서 놉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요 ㅋㅋㅋ 그리고 배고프다고 축 늘어져있어요 ㅋㅋㅋ
 
5. 밖에서 광합성 하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코로나 때매 잘 못나가서 주말에는 캠핑을 가끔 가는데요. 가면 제가 텐트치고 이것저것 하느라 바빠서 마아악 하다보면 색시도 처음에 같이 도우면서 기운이 있다가도 점점 기운이 빠져서 축 늘어집니다. 알고보니 너무 제가 바빠서 잘 볼수도 없고 손도 안잡아 줘서 너무 재미없고 기운없다고 하더라구요 ㅋㅋㅋ 그래서 다시 한창 놀아줍니다.ㅋㅋㅋ 너무 귀여워요 ㅋㅋ
 
6. 걱정도 많고 겁이 많아요 ㅋㅋ 자그마한 거에도 놀라고 조금만 어두우면 무서워합니다. 근데 그럴때 표정이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 아랫입술을 살짝 삐죽 하면서 눈이 그렁그렁한 것 같은 표정을 짖는데, 너무너무 귀여워 죽겠어요 정말. ㅋㅋㅋㅋ 가끔 장난도 치고 싶지만 무서워해서 잘 못칩니다. ㅋㅋ
 
7. 온갖 사물과 동물들에게 감정이입을 잘합니다. 근데 그건 저도 같아요ㅋㅋㅋ 예를 들면 지금 신혼집에 이사오기 전에 아내가 자취하던 곳에서 같이 살았는데, 갑자기 집 건물을 허물거라고 해서 겸사겸사 결혼보다 일찍 신혼집을 잡은 상황이었습니다. 근데 아내가 살던 집이 무너진다니까 집이 불쌍하다고 슬퍼해주더라구요 ㅋㅋ ㅠㅠ 그래서 그 집신을 우리가 새로운 집으로 모셔가자고 얘기해서 달래줬어요 ㅋㅋㅋㅋㅋ 그러면 괜찮을까? 집신 끼리 싸우지 않을까 해서 잘 지내신다고 했다고 안심도 시켜주구요 ㅋㅋ 그래서 지금 신혼집에 전에 살던 집신이 같이 있는 상황입니다. ㅋㅋ
 
진짜 귀엽고 예쁜 아내를 만나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이것보다 귀여운 사례가 너무너무 많은데 ㅋㅋ
아무리 회사일 하기 싫어도 이이상 월급루팡하면 안될 것 같아서 줄입니다. ㅋㅋ
 
하여간 사실 결혼이라는건 너무 행복한 거였네요. ㅋㅋ
다들 행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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