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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일을 같이하고 있는데 너무 힘들어요. 조언을 구합니다.
게시물ID : wedlock_142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로세로로
추천 : 1
조회수 : 306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22/02/06 21: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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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커뮤니티를 잘은 모르지만... 답답한 마음에 남자분들도 많이 계신곳이 여기인것 같아 찾아왔어요.
남편과 문제아닌 문제가 있는데 요며칠 혼자서 이혼을 고민하다가, 이렇게 끝내는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결혼 2년차밖에 안됬고, 우리 아직 서로 사랑하고 있습니다ㅠ
남편이 뭔가 큰 잘못을 했냐하면 그것도 아니라 제가 뭘 놓치고 있는건지 남편의 입장이 잘 이해가 안가서 도움을 구합니다.
남편이 어떤 심정일지, 제가 어떻게 하면 남편을 이해하고 잘 지낼 수 있을지 조언을 구합니다.
꼬일대로 꼬인 상황을 제입장에서 쓰다보니 편중되어있을 수도 있는 점 감안해서 판단해주세요.
정리를 잘 못해서 글이 좀 길어질지도 모르겠지만, 최대한 잘 전달하도록 써볼게요.


1. 남편과는 같이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다가 만났어요.
좀 정신나간 대표 밑에서 둘다 임원으로 있었는데, 제가 반해 적극 대시해서 사귀게 되었구요.
사귄지 정말 얼마되지 않아서 결혼이야기가 나오던 와중에, 남편이 아기를 가지고 싶어했어요.
남편이 경제적으로 벌이가 있고, 앞으로 더 잘 될거라는건 둘다 믿고있었어요.
저는 현실적으로 돈이 0인 상황이었구요. 전에 사업을 한번 말아먹어서 혼자 고군분투 한끝에 빚만 거의 없애놓은 상태였어요.
남편이 둘이 열심히 벌면 아기를 키울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데 설득이되버려서 결혼할 사이라 맘놓은 사이 아기가 생겼어요.
막상 아기가 생기니 정신이 번쩍드는데, 덤덤하면서도 더 굳게 잘살자고 마음먹게되더라구요.
그래도 모두 뜻대로 되지는 않아서 같이 일하던 직장에서는 저만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거기 대표한테 진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어요)
저는 프리랜서 생활이 더 익숙하고, 이 직장도 남편한테 반해서 다니고있던거라 미련은 없는데,
당장 벌이가 없어지니 자존감이 추락을 하더라구요. 임신중에 다른곳 취직하는건 너무 힘들구요. 

별개로 사이드 프로젝트겸 개인사업자 가지고있던게 있었는데, 친구랑 용돈 벌이나 하고있는 정도의 작은 아이템이었어요.
남편이 그걸 좀 도와주고 있었고, 제 친구(A라고 할게요)랑도 친해졌어요.
남편이 많이 바빠지게되서 남편이 남편친구(B라고 할게요)도 불러서 같이 도와달라고 했어요.
저는 남편한테도 급여를 못주는데, B한테도 무급여로 손벌리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었는데, 남편의 당찬 자신감(?)에 믿고 ok 했어요.
제 친구인 A가 헤이해져서 일이 안돌아가기 시작한 때라 솔직히 일손도 필요했거든요. 
급여를 주겠다고 했는데, 남편이 그친구 대우는 알아서 하겠다고 해서 믿고 부탁했었어요.
실제로 그친구는 성실 그 자체인 사람입니다. 고마웠죠.
 
2. 법인 설립
합쳐서 살기 시작한 다음이에요.
제가 하던 개인 사업자가 진도도 안나가도 결국 다들 해야되는 일은 쌓였는데 스트레스만 받는 상황이 되었어요.
제가 대표로서 잘 이끌었어야하는데, 이점에 대해선 반성을 많이 하는 중입니다..
그러다보니 A도 B도 힘들어하고, 서로 트러블이 생기다보니 저는 A를 남편은 B를 챙기다가 우리도 같이 힘들어지는 상황이 반복되더라구요.
싸우기도 싸우고 서로 설득도 많이 하고 했는데, 저는 이대로 유지는 힘들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어차피 이제 손해가 더 커지고 있던 참이라서 차라리 감당못할 바에 정리하자는 입장이었구요.
남편은 그래도 이정도까지 해왔는데 이대로 그만두기에는 너무 아쉽다는 입장이었어요. 
그만두겠다는 제가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대요.
 
그러다 남편이 아이디어를 냈는데, 남편 직장도 너무 힘들고 B도 급여도 없이 도와달라고 하는 게 한계가 있으니 이 맴버로 작은 외주사를 꾸리자고 하더라구요.
그럼 이사업도 유지되고, 경영에 필요한 돈도 벌 수 있을 거라구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서 법인 전환 절차를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임신중이었는데, 집에서 A가 진도를 뺄때까지 기다리는게 너무 지루해 근질근질하던 차에 잘됐다 싶었죠.
준비하면서 활력도 생기고 처음에는 좋았어요.
 
여기서 이제 시아버지가 등장하는데요, 시아버지도 남편과 같은 직업을 가지고 계세요.
이미 작은 외주사를 운영하고 계셔서 저희를 도와주시겠다고 하셨어요. 
이미 영업망이 있느니, 영업을 따주시겠다고요. 너무 감사했죠.
원랜 출산 후 여름에 개업예정이었는데, 시아버지가 법인만 설립되면 계약을 하겠다는 클라이언트가 있다고 저희 줄테니 법인을 먼저 설립하면 좋겠다 하셨어요.
강요는 아니고 제안이었지만, 몇억짜리 큰건인라 제가 속행을 했죠.
제가 바보같이 시아버지 말만 믿고 출산 한달반 남기고 법인 설립을 해버렸어요.
예상들 하시는대로 그 건은 날아갔고, 남편과 아버님이 싸우는 통에 어머님이 저를 붙잡고 설교를 하시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버님도 말을 세게 하시지만 미안해하시면서 개인 외주거리 받아서 법인 운영 마이너스 매꾸라고 달에 백만원씩 보내셨어요.
거절해도 자꾸 제통장으로 돈을 보내버리시는게 저는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남편한테 중재를 부탁하다가 또 남편하고 싸우고.. 
그래도 남편과 제가 어머니를 설득한 끝에 돈보내는건 이제 안하세요. 
원래는 아버님을 설득해야하는데, 왜또 보내셨냐 말만꺼내면 제 용돈이라면서 돈을 더 보내셔서...
그러고 나서 이제 남편과 둘이 수습하면 되겠다 생각하는 와중에 남편이 전직장을 그만둘 준비를 하고, 
정부지원사업에 서류 넣었던 게 탈락이 되었어요. 아무래도 부랴부랴 넣은 내용이라...
 
 
탈락통보 받고나니 남편도 마이너스매꾸려면 돈을 벌어야한다고 법인으로 안들어오고 다른 직장을 구해서 이직했어요.
물론 마이너스 많이 났죠.. 사무실 비용에, 법인 초기 설립비용, 당장 일 시작할 줄 알고 고용한 B의 월급과 제가 고용한 사무보조의 월급.
근데 시아버지도 남편도 없는 마당에 이 법인을 유지할 이유가 없잖아요.. 
저는 이 사업분야에 필요한 기술이 없어요. 서류처리 잘하고, 프로젝트 메니징 잘하는 메니져지 실무는 할 줄 몰라요.
인맥도 없는 바지사장인데, 주요 인력들이 각자 다른곳으로 가버리니 덜렁 남아서 법인만 짊어지고 출산일은 다가오고 당시엔 죽고싶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산모우울증이 찾아와서 그대로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졌어요.
 
B랑 트러블이 있기도했지만 A는 근태불량으로 해고를 했고, B의 월급을 매꾸느라고 남편이 가져온 프로젝트는 새 직장에 적응하느라 바쁜 남편대신 B가 억지로 떠안는 이상한 구조에 회사가 되버렸어요.
B도 이런 구조에서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일만 계속 떠안게 되니 그만두고 싶어했어요. 남편은 이번엔 이미 받은 일감이 있으니 못가게 잡아두더라구요.
이부분이 제일 이해가 가질 않아요ㅠ 
제가 생각하기엔, 그쪽에 그만둔다하고나서 직원도 마무리후 퇴사하면 모두 해피엔딩인데.. 여튼 이런식으로 반복이었어요.
 
 
3.출산 후 병원-산후 조리원
저는 제왕절개를 했는데, 7일을 입원해야 한다더라구요.
법인땜에 할일이 너무 많아서 전날까지 직원들 한테 할일 다 일러두고 입원했어요.
정신이없다가 병원으로 가는데 진짜 무섭더라구요. 수술하다가 죽어버리면 어쩌지 싶고.. 그냥 평생안낳고 아기 뱃속에 품고 살고 싶은마음?ㅎㅎ
남편하고 같이 가서 절차밟고 수술대위에 누워있는데, 이번엔 그와중에 그냥 수술하다 죽고싶더라구요.
그럼 마취중에 죽어서 안아플거 같고. 법인도 내가 감당할 필요없겠다 싶고... 우울증이 진짜 무서워요. (지금은 괜찮습니다!)
그래도 어찌저찌 잘 낳고 눈을 떳는데 건강한 딸을 얻었다는 말을 들으니 마취가 덜풀려서 그런가 긴장이 다 풀려서 모두 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라구요.
남편이 회복실로 들어오고 아기 잘 있다구 말해주는데 그냥 막 아가한테 미안하더라구요.
이때가 아직 남편 이직하기 전이었는데, 저 입원한 병실에 노트북 들고와서 곧 그만둘 회사일을 하더라구요. 
많이 바쁘니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 몸이 아프다보니 화가 났어요.
근데 화를 낼 힘이 없는거에요. 입만 살았지 진통제 없으면 걷지도 못하니까.. 그리고 화냈다가 싸워서 남편이 안오면 어떻게하나 싶었어요. 
지금 혼자 화장실도 못가는데ㅠㅠ 이러면서요.
생각해보면 그냥 간호사님들께 부탁해도 되는 거였나 싶어요. 젖몸살이 너무 심하게 와서 몸에 자꾸 열이 오르고 앉아도 아프고 누워도 아픈데, 남편이 있으니까 간호사님들이 좀 덜 들여다 봐주는 기분..?
근데 옆에서 일하고 있으니까 뭐 부탁하기도 뭐해서 미련하게 아파도 참게 되더라구요. 
화장실 가야하는 것 외에는 말 거는 것도 뭐해서 그냥 조용히 있었어요.
하루는 제가 몸도 아픈데 맘이라도 좀 편하게 쉬고 싶어서 남편더러 오지말라고 했어요. 집에서 편하게 일보고 편하게 쉬고 다시오라구요.
그렇게 하루밤 남편이 없는데, 마음이 너무 편한거에요. 그냥 남편이 싫은게 아니라. 방에 혼자있는게 너무 마음이 편하더라구요. 소리도 편하게 틀어놓고 드라마도 보고, 지인들하고 통화도 하고요.
그렇게 진통제 맞으면서 놀다가 새벽이 되니 또 갑자기 서러워서 별생각이 다들고요... 
다음날 남편이 왔는데, 제 애착인형을 들고 왔어요. 그거 보는데 갑자기 막 눈물이 쏟아지는거에요.
진짜 울면서 인형 끌어안고 남편한테 막 쏟아부었어요. 
아무리 바빠도 인생에서 한번밖에 없는 이벤트들 다 놓치고 아내가 큰 수술하고 누워있는데도 옆에서 일만 하면서 살면 그게 삶이냐고요.
이런식이면 그냥 법인도 접고 그냥 너 일하고 싶은거 다하고 살라고, 나도 내 살길 알아서 찾겠다했죠.
그랬더니 사실 신혼집매매계약 잡아놓고 나서 주식 넣어둔게 좀 떨어지는 바람에 
법인 설립 비용하고 매매대출까지 합하면 총 마이너스가 예상보다 커져서 그랬다고 털어놓는거에요. 
제가 어이가 없어서 눈물이 쏙들어가더라구요.

막 몇억 잃은것도 아니에요.. 그냥 천만원정도 떨어졌나? 판게 아니니 아직 손해는 아닌거였고요..
출산 후 병원에사 회복기간 7일인데, 그거 7일 미룬다고 큰일안나잖아요.. 
그리고 저는 옛날에 사업말아먹고 몇전만원 빚이생겨서 갚으면서 살아본 경험이 있잖아요.. 
500정도 남은거 결혼전에 남편이 갚아줬는데, 까짓거 남편이 만든 천만원 빚 제가 일해서 갚으면 된다 생각했거든요.
매매대출 받고 어차피 자산이 억이 넘는 마이너스인데, 더 마이너스 추가됬다고 극적으로 상황이 더 나빠지나요.. 
그냥 20년 갚을거 좀더 늘어나겠죠.. 물론 이것도 제 생각이지만요.
 
그까짓 주식 좀 떨어졌다고 임신기간과 출산과정을 이렇게 망쳐놓냐구 화를 냈더니,
이번엔 전후과정을 설명하고나선 자기가 후련하다고 좋아하더라구요.
진짜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제가 화를 내고 있어도 자신이 좋으면 좋은건가 싶어서요. 그게 제 남편이라는게요.
지금도 이 얘기 나오면 그땐 미안했다고 사과해요. 
하지만 찜찜하게 자기도 그때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어필하니까 뭔가 사과 받은 기분은 안들어요.
 
산후조리원도 가기 싫어했었는데, 시어머니가 저를 위해서 예약하고 예약금도 넣어두셔서 그냥 입소하게 됬어요.
쓰다보니 저도 참 바보네요. 그냥 안가면 될거를 예약금 아깝다고 거길 또 갔을까요.
코로나라 조리원에 있는 내내 남편도 못보고 그냥 혼자 있었어요. 통화만 했는데, 매일 전화로 싸우고 울면서 잔거 같아요.
 
주요 내용은 저는 법인 접고 그만둬라, 남편은 그래도 뭔가 해볼 때까진 해봐야한다는 입장 대립이요.
매일 밤에 싸우다 제가 설득해서 그만두기로 하고 직원들 해고도 하기로 약속하지만 
다음날 저녁이되면 다시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다시 밤에 통화하며 싸우고 설득하고.. 반복이었어요.
결국 몸이 아프니까 더 싸울 수가 없어서 제가 손발 다 들었어요. 그냥 제가 포기할테니 알아서 해보라고 했습니다.
3개월동안 자기가 다 알아서 직원들 데리고 도전해보겠다 했고, 저도 3개월동안은 간섭도 관심도 터치도 안하기로 했어요.
3개월 후에 봐서 뚜렷한 진전이 없을것 같으면 그땐 폐업해도 괜찮다고 해서,  아쉬운맘에 다음에 또 벌리는것 보단 하고싶은거 해보고 정리하게 해주자 싶었어요.
그래도 남편이 산후도우미 집으로 불러줘서 조리원은 예정보다 일찍 나올 수 있었어요.  이건 고맙게 생각해요.
그후로 3월동안은 그냥 육아하고, 시어머니가 도어락 열고 들어오는 문제 같은 흔한 신혼집 티격태격만 있었어요.
걱정한게 무색하게 육아가 적성에 맞아서 아이 돌보는것도 재미가 있었구요.
한번 심하게 일이 실패하니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있었는데, 남편이 끝없는 응원으로 커리어학원에 등록해서 다시 일도 배웠어요.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덕분에 커리어를 다시 이어나가고자 결심했거든요.
 
 
4. 법인 업무 복귀
여름이 다 지날 무렵, 제 생일에 뭘하고 싶냐고 물어서 글램핑을 가고싶다고 했어요. 
시댁에 아기 맡겨놓고  둘이서 놀러갔어요. 결혼전에 1박2일 여행갔던것 제외하면 이렇게 일안하면서 노는게 얼마만인가 꿈같았어요.
 
재밌게 놀고 고기도 구워먹고, 새벽에 둘이 산책하면서 이야기를 좀 나눴어요. 
이제 법인 어떻게 할거냐 이야기했는데, 여전히 자기는 더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이전에 서로 겪었던게 있어서 서로 미안한마음, 고마운 마음 표현하면서 길게 이야기 나눴어요. 
결론은 지금하고 있던 자잘한 프로젝트들은 새 프로젝트가 생기면 그만두기로 약속하고, 다시 잘 해보자였어요.
법인 업력은 도움이 되니까 업력은 유지한채 내년에 새로운 맘으로 출발하는 거죠. 
외주를 받으려고 영업을 계속 했었다고 하는데, 잘 안됬구요. 저는 그동안은 그만두자는 입장이었으니 영업은 돕지 않았었구요.
그만두고 싶은 마음반 해보고싶은 마음 반이었는데, 남편은 계속 하겠다하니 차라리 제가 제대로 해보자 했죠.
막상 복귀해보니.. 그동안 기본적인 서류처리가 하나도 안되있더라고요.. 
사무실에 쌓여있는 고지서와 연체료청구서를 하나하나 처리하면서 또한바탕하고.
자긴 못하겠다고 이런 파트를 저보고 맡아달라 부탁하니, 또 바보같이 알겠다 했습니다.
 
 
5. 새 프로젝트 시작
모든 영업이 그렇다시피 다시 몇개 뿌러지다가 남편이 연락하게된 클라이언트 중에 제가 한명 잡아서 미팅을 하고 계약이 되었어요.
그러고나면 이제 전에 하던일은 마무리를 해야하는데, 남편이 그만두겠다 이야기한다고 해놓고 미루다보니 새프로젝트를 시작할 때가 되고. 
남편은 프로젝트가 많으니 버거워하다 새프로젝트에서 하는 일들까지 계속 미뤄졌어요.
저도 모자른 실력이지만 기존에 하던일에 실무까지 추가로 맡아가면서 야심차게 들어간 프로젝트인데, 
이전프로젝트들이 계속 일이 추가되니 둘다 놓치는 거죠.
결국에는 이전프로젝트 그만두라고 화를내게되고. 다시 그만두겠다 약속하고, 다음주가되면 또 일이늘어나있는 악순환이 반복됬어요. 
그와중에 전직장에서 봐달라고 하는 일은 다 봐주고... 진짜 집중해야하는건 새프로젝트인데 이게 진행이 더뎌지니 너무 힘들었어요.
 
왜 안 그만두는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기간에 대한 약속없이 매달 들어오는 일이라 그만두겠다고 통보하고 일정조율 하면 되는 일이거든요.
그렇게 이번달까지만 한다, 다음달까지만 한다 말만 하다가 새프로젝트는 계약기간이 끝나고
해가 넘어온 지금까지도 그 전 프로젝트가 끝나지가 않았어요. 
결국 새프로젝트 마무리 벌써하고 또 다른 프로젝트 영업할 때가 되었는데, 제가 또 그냥 다 올스탑 선언을 해버렸어요.
'새로운 계획 세우지 않는다. 영업도 하지 않는다. 무조건 프로젝트 끝내는데 전력을 다한다.' 이게 제 전략이 된거에요. 
여기서 또 새거 시작하면.. 생각만해도 끔찍해서요.
 
이번에도 남편입장은 저랑은 또 달랐어요.
제말이 맞다곤 하는데, 그건 우리입장이고 제가 몰라서 그렇지 현실은 그렇게 쉽지가 않다고요. 
남편은 영업이 처음이지만.. 저는 영업으로 프리생활만 해왔는데요.. 자존심이 많이 상해서 상처를 받긴했어요.
그래도 남편입장을 정리해보면 이전에 외주플랫폼에서 클라이언트 미팅 네댓게 했었거든요. 
근데 다 뿌러지고 하나 잡은거에요. 그니까 이미 있는 것들을 포기하면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한다는거죠.
영업을 계속 할건데, 새로운 프로젝트가 들어올때까진 유지를 해야한다는 입장이에요.
 
하지만 저는 납득을 못하겠는게, 그래서 새프로젝트 받았더니 이전 프로젝트를 포기를 안했잖아요...?
그리고 진짜 큰 프로젝트 받을 기회가 있는데 그쪽은 연락이 올때까지 기다리고만 있고... 저를 소개시켜달라고도 얘기해왔어요...
남편도 제가 만나봐야 계약이 성사될것 같다고 말하긴 해요. 근데 아직은 못만나봤어요.
안부전화라도 하라니 할말이 없다고 시간만 흘려보내고.. 바빠서 거의 한달에 한번 연락하는것 같은데.
그냥 안잡힐 것 같아요.. 그래도 한달에 한번이라도 메일링 하는거니까 남편은 영업 하고있다고 생각하나봐요.
틀린말은 아닌데.. 제 기준에선 그정도는 그냥 영업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또하나 새프로젝트 받아도.. 어차피 남편이 바쁘면 또 B가 억지로 2~3인분 하게될거고.. 

한가지 더 걸리는 부분은.. 원래 영업 초짜가 네댓명 만나서 한명 계약 성공하면 무난한거 아닌가.. 싶거든요.
저는 그래도 결혼전에 많이 해왔지만, 남편은 영업이 처음인데 그 정도면 정말 잘한건데 그부분에선 왜이렇게 스스로 비관적인지..
한두명 만나서 바로 되면 영업에 신이죠. 그럼 실무 때려지고  법인도 때려치고 영업직해서 부자될텐데..하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냥 자기가 바쁘니까 네댓명 만날 시간이 없어서 그런거 같기도 한데... 제가 가도 되거든요.
남편은 제가 안가니까 자기가 가는거라고 영업안하는 제탓을 하는데, 저는 지금 하는 프로젝트중 하나라도 끝내지 않으면 남편이 영업을 해도 계약 안할 생각이었고요. 그게 남편눈에는 무책임하다는데.. 저는 책임을 지려고 이러는 거고.. 계속 붙이치네요.
그냥 영업을 제가 적극적으로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해요. 물론 그랬었으면 제가 책임은 못졌겠죠..
 
 
6. 친구 B의 퇴사
이부분이 제가 가장 힘들어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저는 대충 알고있었지만 B는 처음부터 남편이 도와달라고 해서 온거고, 본인도 계속 자신의 필요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어요.
당장 프로젝트가 밀리니까 원래 생각하던거랑 다른일만 해야하다보니 중간에도 몇번 퇴사하겠다거나 이직하겠다는 말을 종종했어요.
그럴때마다 저는 어차피 감당안되니 내보내자는 입장이었고, 개인적으로도 저랑 잘 맞는 직원도 아니여서 속앓이도 좀 했어요. 
그래도 남편 친구라 함부로 못했었고요.
남편은 자주 그런말을 하는 친구가 그냥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던것 같아요.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하고 있는걸 몰랐었던 듯 해요.
 
지난 주에 친구가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혔어요. 
남편이 그걸 알고 저한테 이야기좀 하자고 했고, 그러고 나서 이제 B가 퇴사를 하니 새로 계획을 세워보자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나오는 말들을 듣는데 저는 너무 듣고 있는게 힘들었어요.
 
그 전날까지만 해도 또 전직장에서 새프로젝트를 받겠다고 하는 남편과 받지말라는 제가 싸우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였거든요.
세로운 계획이라 함은, 이제까지 하던 프로젝트만 마무리하고 이제 큰 프로젝트를 받기 힘드니 당분간은 하던거만 마무리하고 좀 쉬자는 내용이었어요. 제가 원했던 바로 그 내용이요.
근데 그렇게 원했던 말인데 왜이렇게 서러울까요. 
남편은 B가 없으니 현실적으로도 진행이 힘드니까 이젠 사업확장을 하지말고 새 계획을 세우자는 이야기라는데...
제 귀에는 일년간 우리가 그렇게 싸우고 다투고 지옥같은 신혼같지도 않은 결혼생활을 이어온 이유가 B의 월급 때문이였다고 느껴졌어요.
홧김에 나도 그만두겠다고 해버렸는데... 물론 진짜 무책임하게 그만두진 않겠지만, 남편도 제가 힘들면 그냥 쉬라고 하더라고요.
전날까진 저보고 영업을 뛰라고 말하던 사람이 B의 퇴사소식에 이렇게 변하다니.
왜 내가 진작 B를 해고하지 못했을까. 나는 뭘 위해 이사람과 싸운걸까. 모두 허무해서 그냥 제안에 뭔가가 무너지는 기분이더라구요.
그냥 B는 원하지도 않는 B의 월급때문에 내 신혼을 다 망친것 같은 기분이에요.
새 계획을 세우자고 하지만, 다 제가 요구했던 것들이라 새로운 계획도 아니에요.
그냥 B가 없어지니 제 뜻대로 해주는 것 같은 느낌. 저랑의 행복한 시간을 다 희생해서 B에게 의리를 지킨것 같은 기분. 나랑의 약속보다 B와의 정이 더 중요한것 같다는 생각. 그런게 느껴졌어요.
 
 
5.결론
 
화가나는 건지, 허무한건지 싶어요. 
산후우울증을 세게 겪은 뒤로 어떻게든 살겠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었는데, B를 위해 내 신혼이 내팽겨쳐진것 같단 생각만 들어요.
인생에 길을 잃은것 같고 의미가 다 사라진것 같아서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너무 화가나서 남편이 고생한걸 몰라주고 그냥 이젠 내뜻대로 해준대도 약이오르는 지경인건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우리한테 문제가 있는건지 구분이 잘 되질 않습니다.
 
부부가 일을 같이하면 일과 결혼생활의 경계가 없어져서 힘들다고 하는데, 그냥 그런건데 제가 각오가 너무 약했던걸까요?
어떻게 해야 좀 사람답게 살까 싶다가도 남편탓만 하는 제가 나쁜거 같기도 하고.
명확하게 판단이 안됩니다.
 
사업에 대한 결정은 결국 제가 해야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남편과의 관계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해야할지 인생선배님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남겨주시면 꼭 잘 읽어보고 조언 감사히 받을게요.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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