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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우기가 이렇게도 어려운걸까..
게시물ID : wedlock_145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파요
추천 : 0
조회수 : 10946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23/03/22 01:58:01
아내가 오늘 지인들과 술 약속이 있다고 지난 저녁 말했다. 

지난 날, 아내와의 고질적인..나만의 문제와 어려움으로 또 다시 힘든 일이 생긴 후. 

괜찮았다 괜찮지 않다를 반복했다. 

노력하기로 하고 문제를 고쳐보도록 하고 그렇게 아내가 말하는 노력의 모습을 보는 것도 사실 괴롭다. 

늘 피곤에 묻혀 아이들을 재운 후 일어나기도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일인가, 자연스러우기가 이렇게도 힘든 것인가, 매일밤을 사실 그렇게 괴로워했다. 

그런 아내가 오늘은 지인과 술약속이 있다고 했다. 

집이 아닌, 내가 아닌 밖에서 누군가를 만난다고 할 때마다 그 환한 모습을 난 알고 있다. 

그런 모습과 너무나도 대비되는 모습들이 생각이 나, 또 다시 괴롭다. 

하지만, 이건 내 문제니 굳이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행복해하며 외출하는 모습을 죽어도 보기 싫지만, 난 나의 본분을 다해야 하는 것을 알기에 다녀오라 했다. 

그리고 나는 늦지 않게 아이를 보기 위해 오늘도 직원들이 한잔하고 가라는 것을 뿌리치고, 퇴근시간이 도래하자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집에 오니 아내는 없었고 돌봄선생님이 집에 있었다. 

무슨 일이니 물어보니, 원래 나와 약속된 시간 보다 일찍 나가야 한다며 돌봄선생님에게 30분이나 일찍 와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심장을 도려내듯 가슴이 너무 아팠다. 

크나큰 실망과 그나마 믿었던 아내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일이었을까,   아내한테 전화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일이었는지 묻는다. 정말 미친거 같다는 말을 했다. 

아내는 돌아왔다. 그리곤, 미안하다고 한다. 

아내가 돌아온것도 속상하다. 

이번에는 항상 하지 못했던 솔직한 나의 밑바닥 얘기를 했다. 

아내는 항상 물었다. 모든걸 솔직히 얘기하지 않고 회피하고 둘러대니 우리 문제가 생기는거니 솔직히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내 감정을 얘기하는 것이 힘들다. 마치 나의 날것을 보여주는 느낌이라, 그 감정을 말하는 순간조차도 내가 스스로 받는 상처 때문에 늘 난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그래, 솔직하게 말하자. 솔직하게 말했다. 

오늘 일 뿐 아니라 내가 왜 힘들어하는지 왜 이러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남김없이 얘기했다. 

결국 돌아오는건 변명 그리고 또 내 문제. 

오늘 일뿐 아니라 지난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부당하다고 얘기한다.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었다. 

미칠거 같다 당분간 일주일동안 나가 있겠다고 했다. 
이 상태로는 앞으로도 정리가 되지 않을거 같아 나간다고 했다.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흘리면, 내 마음이 약해진다는걸 알지만 그 약해지는 마음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할까봐 오늘은 자기 눈물은 보지 말고 가라고 한다. 

혼자 생각한다는 것이, 그 결론의 끝이 우리 관계의 끝이 될지도 알지만 나가라고 한다. 붙잡지 않겠다고 한다. 

이 말에 대해 나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걸까,  이대로 끝내는걸 아내도 원한다는걸로 받아드려야 하나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니면 좀 더 내가 판단하기 쉽게 아내의 마음을 솔직하게 얘기를 해줬다면 지금 내 맘이 더 혼란스럽지 않을텐데 혼란스럽다. 

혼자 생각하고 정리하려는 나의 결론이 더 달아나는 것으로 결정이 될거란 걸 알지만, 잡지 않겠다.. 

이 와중에도 다음날 아이를 혼자 도맡아 케어하는 아내가 걱정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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