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연애하고 이제 결혼한지 1년된 신혼(?)인데요..
자꾸 서운한 마음만 들고 결혼한게 후회 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자 몰라 답답한 맘에 여기에 글 한번 올려봅니다
죄송하지만 편하게 음슴체 할게요
일단 오래 연애하면서 결혼에 대한 얘기는 오빠가 먼저 꺼냈음.
당시 나한테 이런저런 사건이 많아 결혼을 생각할 정신적 여유가 없었음
오래만났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부모님께 오빠의 존재에 대해 제대로 얘기도 안하다보니 오빠가 서운함을 평소보더 쎄게 비침.
우리 둘다 혼기가 꽉 차고도 넘치는 나이라서 내가 상황 다 제쳐두고 결혼하기로 결정하든지, 아님 결혼 포기하고 오빠를 보내주든지 빨리 결정을 해야했음.
사실은 헤어지는 쪽으로 많이 생각했었음.
오빠는 원래 표현이 너무 없었고 (사랑한단 말, 예쁘다 귀엽다 등 애정표현 8-9년간 한번도 못들어봄.) 그동안 표현을 못받으니 이젠 오빠 맘도 모르겠고, 나도 뭔가 바로 헤어지기엔 미련은 남아 오래 만나 쌓인 정이갑다. 생각하고 정리하려 했었음.
그래서 좀 헤어져 있었는데.. 예상 외로 내가 너무너무 힘든거임. 3주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손님 한분 겨우 응대하면 카운터 밑에 쭈그리고 계속 울었음.
헤어져 있는 동안 오빠는 날 잡지도 않았지만 내가 힘들어서 결국 먼저 연락했고 둘이 결혼날짜 잡음.
그런데 결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헤어진 동안 오빠가 날 붙잡지 않았다는 앙금이 오래갔음.
내가 먼저 한달동안 서로연락하지 말고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말하긴 했지만, 진짜 연락 뚝 끊는 게 황당했음.
그리고 결혼은 남자가 좀 추진력이 있어야 확확 진행되는데, 그런 행동력도 없는게 솔직히 서운했음 (우리 부모님도 별로 맘에 안들어하심. 남자가 소심하다고..)
아무튼 그런 뭔가 확신에 찬 애정표현? 한번 제대로 못 받아보고 찝찝한 마음으로 결혼까지 함.
결혼 전 프로포즈 못받음 (만나면서 표현 너무 못받아서 이것만큼은 받고싶었다)
결혼하고 나서는 일이 바빠 신혼여행도 뒤로 미뤘고, 신랑 자취하던 집에서 1-2년 같이 살다가 좀 더 넓은 집으로 옮길 생각이었기 때문에 살림이나 집에 투자를 안하다 보니, 뭔가 꽁냥거리며 신혼 식기세트 사는 흔한 것도 못해봄.
연애하면서도 오래 떨어져있어서 서로..같이 있는게 익숙하지 않아 결혼하고 3-4개월 동안 같은 침대 쓰다 신랑이 불편하다고 먼저 튕겨져 나감.
이 좁은 집에서 신혼 4개월차 이후로 각방 생활하고 있음. 그리고 자연히 ㅅㅅㄹㅅ 상태가 되어가는 중.. 내 입장에선 이게 그냥 타의로.. 그렇게 되었음.
저녁은 그래도 같이 먹음. 같아 술도 기울이고, 예전보단 오빠도 속내를 털어놓기도 함.
오빠도 친구들 만나는 시간도 많이 줄였고 가끔은 내가 좋아할 법한 빵이나 케이크 같은 것도 사오고, 말도 없이 퇴근 길에 데릴러 오기도 함.
그런데 그렇게 맛있게 저녁 함께 먹고 얘기나누다가 각자 자리로 가서 나는 안방에 오빠는 거실에 자리펴고 따로 누우면 그때부턴 그냥 어딘가 공허함..
ㅅㅅ가 아니어도 그냥 평소에 애정표현이라도 잘 해주면 좋겠는데 아무런 표현이 없으니까 그냥 너무 룸메이트 같음.
소울메이트까진 아니고 그냥 적당히 매너있는 룸메이트 정도.
너무 결혼한 기분이 안들어서 거실에 결혼 사진이라도 걸어두자 했는데, 그것마저도 절대 안하려고 함..
이것마저 내 뜻대로 안되는게 너무 서운해서 2-3일동안 말도 안했는데,
그러면 오빠는 내 눈치만 보며 주기적으로 방문 열어 생사만 확인할 뿐, 적극적으로 대화로 풀 생각 안함.
내가 못이겨 화를 풀어도, 그 문제를 다시 짚고 넘어가지 않고 화제를 돌리려고만 함.
뭐때문에 그랬는지 아냐고 물어보면, 안다고 함..
그런데 난 정말 알고 있다면 난 오빠처럼 행동하지 않을거 같음.
이런거 저런거 종합할때 차라리 오빠가 나아게 일관되게 무관심 했으면 좋겠음.
어떨땐 먹을것 빨래 일일히 챙겨주면서, 남녀간 말이든 행동이든 애정표현 하나 없고, 아무리 표현이 어렵다지만 이걸 내가 왜 이해해야하나 싶음.
오빠는 가정에도 충실하고 성격도 차분하고 성실하고 적당히 착하니까...
그냥 그걸로 적당히 만족하고 내 평생 남자 없다 생각하고 매너있는 룸메이트랑 사는걸로 만족해야 할까
아님, 아직 혼인신고 전입신고 아무것도 안했는데 부모님께 좀 죄송하고 이 결혼생활 정리하는게 맞는걸까.
정리 한다고해서 딱히 다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은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오히려 짝이 없는게 덜 서글플거 같아.
남들은 잘만 살던데, 내가 그 정도로 매력이 없고 못난건지 ..
크게 이쁘진 않아도 오빠 만나기 전엔 고백도 좀 받고 그랬었는데...
엄마가 나 이렇게 살라고 결혼 찬성한거 아니었을텐데
공허한 마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그냥 이대로 끌고가면 내가 답답해 미칠것 같고
혼자 기대하는 마음 접고 이대로 살지, 결혼생활 접을지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글이 넘 길어졌네요, .. 그냥 답답해서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