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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충격
게시물ID : wedlock_21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장용캡슐
추천 : 13
조회수 : 1801회
댓글수 : 46개
등록시간 : 2016/05/31 12: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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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빠와 똑 닮았다.
닮았구나가 아니고 그냥 붕어빵이다. 심지어 여동생과 남동생까지 넷이 똑같이 생겼다.
어느날 길을 걷다 차 유리에 비친 내 얼굴을 봤는데
남동생의 얼굴에다 아이라인을 그린다음 가발을 씌워놓은 꼴인걸 보고 나는 쌍커풀 수술을 결심했다.
남동생은 남자답게 생겼다는 단어보다 더 적절한 수식어가 없게 생겼다.

친한 언니에게 결혼식을 알리며 홀이 헷갈리지 않을까 걱정하기에
"언니 우리집 식구들은 다 닮았어요, 딱 보면 알거예요" 라고 알려주었다.
결혼식날 신부대기실에 들어온 언니가 눈이 똥그래져서
"세상에 장용아, 나는 니가 닮았다 했는데 이렇게 전부 다 똑같을줄은 몰랐다, 엄마만 혼자라서 서운해하지 않으시더나? "
라고 말했을때 그정도는 아니라고 하고싶었지만
오는 친구들마다 얘기를 하기에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그런데 참 이상한점은 아빠와 나와 찌끄레기들이 이렇게 심하게 닮았다는 것에 대해서
시댁 식구들은 아무도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남편 역시 어머님과 아가씨 셋이 꼭 빼다박았다. 
갸름한 턱선, 오똑한 코, 진한 눈썹, 오밀조밀한 얼굴까지 내가 가지지 못한 모든것...
가족이 닮았다는것이 당연해서 그런가 정도로 짐작할 뿐이었다.

결혼식 당일
폐백을 드리러 남편의 친척들이 들어오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시아버지의 5형제는 전부 아버님의 판박이였다.
나이든 아버님, 젊은 아버님, 머리가 흰 아버님, 안경을 쓴 아버님, 눈이 더 쳐진 아버님.
나는 언니가 느꼈을 당혹감을 느꼈다.

남편의 외가 식구들이 들어오자 나는 더 당황하고 말았다.
머리가 흰 어머님, 좀더 젊은 어머님, 어머님이랑 똑같이 생긴 시외삼촌들. 모두가 쌍둥이가 아니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구분이 안갈 정도로 똑같아서 몇명인지 세지도 못했다는 얘기를 했더니 남편은 태연하게
"나도 구분 못한다. 외삼촌들이랑 얘기해봐야 알지~" 라고 대답했다.


나중에 결혼식이 끝나고 다시 언니를 만났을때 나는 2세에 대한 얘기를 했다.
"언니, 저는 남자답게 생겼고 남편은 예쁘장하게 생겼잖아요,
보통 딸은 아빠닮고 아들은 엄마닮는다는데 좀 다행인거 같아요."
언니는 나의 말에 한참 생각하더니 진지하게
"장용아... 니 유전자가 쎈지 남편 유전자가 쎈지는 낳아봐야 알거같은데.." 라고 대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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