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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정당한 분노, 배우자가 보기엔 분노 조절 장애
게시물ID : wedlock_22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hpilia
추천 : 18
조회수 : 1985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6/06/03 13: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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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슴체 죄송합니다.
 
작년말 예상치 못한 골절로 직장을 그만두게 된지 반년째임.
 
두명의 아이가 있는대다 배우자가 당직근무를 해야 하는 직장이고 시가 친가 모두 직장을 다녀 맞벌이를 하려면 육아에 제한이 많이 생김.
 
그나마 6시까지는 유치원이랑 어린이집이 있다지만 그 이후로는 답이 없음. 내 직장이 칼퇴근 해야 하는 상황임. 배우자는 심지어 퇴근 시간도 늦음.
 
다행이 전공 특성상 상황만 맞으면 칼퇴가 가능한대 자리가 없음... 심하게 없음... 있다 싶음 거리가 너무 멀어 칼퇴근이 의미가 없음...
 
친가는 좀 잘살음. 은수저 정도는 되는 거 같음. 결혼할때 친가 및 내 돈이 더 많이 부담 가능했음.
 
친가는 식당을 하시는데 좀 잘됨. 지난 달에 순 월매출로만 2억 찍었다고 들었음. 물론 재료비 임금 보험료 빼면 많이 줄지만 불황이라는데 좀 꾸준한 편임.
 
외벌이로는 감당이 안되서 죄송하지만 친정 엄마에게 알바 형식으로라도 일하게 해달라고 했고 오전 10시에 나가서 세시에 퇴근함.
 
사실 거의 모든 식당이 그렇듯 점심장사보단 저녁장사임. 그치만 아이 때문에 평일 저녁, 주말, 공휴일은 솔직히 무리임. 숯불쓰는 식당이라 아이와 같이 일하기엔 위험하기도 하고.
 
5시간 일하고 시급 만원 받음. 자녀 특권으로다가. 그런데 다 큰 딸년이 도둑놈 된거 같아서 영 찝찝하고 죄송함.
 
그래서 남편이 당직하고 비번인 날엔 저녁까지 일하기로 함. 아침에 애들 원에 각각 데려다 주면 남편이 퇴근해서 조금 자다가 아이 데려와서(4시) 저녁 챙겨주고 목욕시키고 가능하면 놀이터도 좀 데려가 주면 피곤해서 일찍 잔다고 했음.
 
어제 처음으로 주말 아닌날 비번이 걸려서 9시에 일을 끝내고 집에 오고 있었음.
 
집에 딱 도착했는데 아이들은 아직 안자고 있었고(저녁 9시 30분경) 욕실에 아이들 목욕대야 및 목욕 장난감들은 널부러져 있고 남편 친구가 왔었다더니 배달음식 용기들은 싱크대에 그대로 쌓여져 있고, 아이들 식판도 그대로 가방에 들어있는대다, 아침에 싹 청소해 놓고 간 거실은 찢고 논 종이 쓰레기로 가득했음.
 
하루 종일 무거운 불판 갈고 종종 거리고 다니느라 종아리도 아픈데 자기 지금 나가봐야 겠다는 거임.
 
뭐? 어디 가는데.
 
했더니 직장 동료가 어항을 샀는데 그거 세팅해주러 가야 한다고 함.
 
속에서 뭔가 끌어 오르기 시작함.
 
아이들이 아직 안자고 있었으므로 소리칠수도 없어서 분노는 조금 넣어 놓고
 
꼭 가야겠어? 했더니 금방 끝나 이럼.
 
나 당신이 지금 나가면 엄청 화가 날 것 같아. 라고 다시 말함.
 
금방 끝내고 와서 할게 이러면서 나가버림.
 
빡침. 개빡침.
 
아이들이랑 오후에 있었던 일 얘기하고 자장가 틀어주고 토닥토닥 몇번 했더니 잠듬.
 
10시쯤. 방문 닫고 나왔는대 진짜 집안일이 산더미. 갑자기 화가 무진장 나기 시작함.
 
왜 이남자한테는 나와 아이가 1순위가 아니지?
 
그치만 집안일은 빨리 끝내야 했음. 오늘도 평일이니 식판이 필요했으니까.
 
청소기 같은 건 못돌리니까 빗자루로 바닥 한번 쓸고 걸레질은 생략했음. 설거지 하고 욕실 정리하고 재활용 정리했더니 11시 반임. 안들어오고 있음.
 
우리 결혼식 왔던 친한 지인이 지방에서 결혼하기로 해서 결혼식 전날 내려가기로 했는데 이 상황에선 답이 안나옴. 여담이지만 난 밖에 나가는거 엄청 싫어함. 내 할일이 두배, 세배 많아짐.
 
남초가 심한 직장에서 일하는 대다 전형적인 꼰대들과 일하다 보니 남편은 자기가 굉장히 잘한다고 생각함. 내가 보기엔 전혀아님.
 
전업으로 있었던 지난 6개월 간도 그랬고 내가 직장에 다니던 지난 시절들도 그랬음.
 
여자니까 일을 더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함.
 
12시 다 되서 들어옴. 내일 결혼식 안갈거니까 너 혼자 다녀오라고 함.
 
왜 또 시작이냐고 함.
 
내가 나가면 화낸다고 하지 않았냐고 했음. 자기가 다녀와서 하려고 했다함.
 
상대할 가치를 못느낌. 한두번이어야 이해를 하지.
 
자기도 친구들 만나는거 많이 절제한다고 함.
 
남편은 자기 선에서 커트하는거야 있겠지만 그래도 만난다고 하면 애들 목욕만 시켜주고 가라고 함. 
 
나는 애낳고 밖에서 친구 만나본게 5번이 채 안됨. 내가 너무 우울해 하니까 친구가 가끔 놀러와서 같이 애들이랑 공원 가줌.
 
애들이 자고 있어서 큰 소리는 못냈지만 악의는 잔뜩 실어서 넌 정말 너 생각만 하고 가족이라고는 생각 안하는 나쁜 새끼라고 함. 이기적인 놈이라고.
 
그랬더니 넌 분노 조절 장애라며 병원 가보라고 함. 심각하다고.
 
너랑 살면 없던 정신병도 생기는게 정상이라고 그랬음.
 
난 수퍼 우먼도 아니고 그렇게 될 마음도 없다고 함. 나는 본인 가정엔 무능력하지만 남들에겐 호인이고 허세만 잔뜩 든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 산하 진상 시누이 셋에, 밉상 시동생 셋을 건사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기에 내 배우자는 그런 사람이 아니길 바랐음.
 
연애때는 안그랬음. 그런 모습이 없었음. 언제나 듬직했고, 언제나 어른스러웠으며 언제나 차분했음.
 
막상 결혼이라는 뚜껑을 열어보니 내가 가장 혐오하는 남성상인 아버지와 같음. 다른 건 시누가 없다는 것 정도.
 
나는 솔직히 많이 지쳐있음. 결혼 생활에 좋은 점은 분명이 있음. 그제도 나쁘진 않았음.
 
그런데 가끔 이렇게 내가 지쳐 묻고 참는 부분을 다시금 반복하면 남편이 내 눈 앞에서 사라졌음 좋겠음.
 
그냥 남편 눈엔 내가 지랄 발광하는 걸로 보이나 봄.
 
나는 분노의 프로세스를 밟아 정당하게 화를 낸 것 같은데 남편은 나보고 분노 조절 장애라기에 푸념해봄.
 
아이가 너무 친탁이라 이런 날은 애들도 싫음. 마인드 컨트롤 하고 있는데 정말 힘듬....
 
출처 어제밤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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