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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 10년차 남편의 소회?
게시물ID : wedlock_5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빠는이대리
추천 : 13
조회수 : 1005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6/04/22 13:13:29
안녕하세요 33살 회사원입니다
 
20대 초반에 아이가 생겨서 번개불에 콩구워 먹듯이 결혼한 남자입니다
 
20대 후반까지는 정말 다양한 방법과 노멀 부터 하드한 수준까지 싸워보았습니다
 
 
20대 초반에는 코팅에 먼지도 안뭍은 차 앞유리와 핸들....고가의 삼성티비가 수난을 당하며...
       아내의 스매싱...그리고 친절하게 가정방문해주신 경찰관님
 
20대 중반에도 역시 요단강 건넜다가 넘어온 삼성티비가 다시한번 요단강을 추억하며 장열히 가셨고 역시나 아내의 스매싱...
 
서로가 너무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았고 결혼생활과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방출할 곳이 없더군요
그러다보니, 불꽃이 튀면 항상 내재된 스트레스가 폭발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큰아이가 커가며, 둘째가 태어나 아장아장거리며 뛰놀때였습니다
 
역시나 부부싸움은 피해갈수 없는 숙명인가 봅니다
 
서로가 서로의 신경을 건드리기 시작하고 곧 고성이 오갑니다
 
 
그래 때가 되었구나!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우리의 삼성TV가 다시한번 요단강을 건널때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정말로 되돌아 올 수 없는 길을 가게될지 모릅니다
 
이제막 중앙빌 000호의 빅뱅이 이루어질 찰나에
놀라서 거실로 나온 아이들의 기척을 느낌니다
 
아이들이 큰 지금도 그 눈빛 그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두려운에 질겁해서 파랗게 질린 얼굴...
 
옆에 걸린 거울로 제 얼굴을 봅니다
 
목부터 얼굴까지 벌겋게 달아오른 무서운 얼굴..
 
갑자리 머리가 차가워 지면서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해졌습니다
 
아내에게 휴전을 선포하고 한적한 공원에서 생각에 잠겨봅니다
왜 결혼을 하였는가?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왜 아이를 낳았는가?
 
왜 왜 왜!?
 
 
맞습니다 답은 항상 알고있는 그것 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해서...
 
아내의 웃는얼굴 본지가 언제인가....아내에게 웃어준게 언제인가?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준게 언제인가...아내에게 이야기를 해본게 언제인가?
 
네네 맞습니다. TV속 전문가나 소문난 잉꼬부부들이 하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답답한 가슴이 뻥뚤린듯 시원해졌습니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든것을 확인하고 아내와 이야기 해봅니다
 
혼자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이렇게 사는게 너무 지겹고 힘들다
더이상 이런식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너도 알고 나도 알지않냐?
 
갑자기 아내가 웁니다...
"그래 이혼하자! 너 한번 잘 살아봐라!!" 라며 흐느낍니다
 
이런분위기 연출을 의도한게 아니라 적잖이 당황합니다
 
그게 아니고, 너와내가 너무 좋아하고 사랑해서 결혼한건데 이건 아니다 싶어서 먼저 꺼낸 이야기다
 
언제부터인가 내 마음속에 장벽을 세워놓고 그 안으로 누군가가 넘어와서 침범하는걸 경계하고 배척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
 
당장부터 어떻게 바뀌고 어떻게 행동하겠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내 즐거움과 만족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일을 만들어 가고, 우선시 하겠다
 
그리고, 아이들이 두려움과 불안속에서 크는 모습을 원하지 않는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클 수 있도록 너와 내가 어느선까지는 지켜가며 살아가자
 
다툼이 생기면, 바로바로 부딪히지 말고 한 템포 쉰다음에 차분하게 이야기하자 라며 긴긴 대화를 나왔습니다
 
 
그렇게 이야기 하고도 종종 다툼을 이어가긴 했지만, 변화가 생겼습니다
 
 
되도록 언성을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이야기 하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자는 것을 확인한 뒤에 서로의 감정을 이야기 했습니다
주말은 꼭 필요한 행사나 약속을 제외하고는 가족과 함께 하였고, 평일이든 주말이든 시간이 허락하고 아내가 원한다면 요리와 설것이에 집중하였습니다
출근길에 음식물 쓰레기는 습관처럼 들고나가기 시작했고, 퇴근길이 늦지 않는다면 가족들과 통화하며 주전부리를 사갔습니다
 
 
아내는 제 출근이 아무리 빨라도 먼저 일어나서 과일이라도 갈아주었고, 퇴근이 아무리 늦어도 거실에서 기다려 주다가 반갑게 맞아줬습니다
가끔 술자리가 늦어져도 잔소리하는 일이 줄어들었고, 과음해서 비틀거리면 조용히 이불을 깔아 주었습니다
회사 일로 속상해하면, 먼저 화내주고 공감해주었습니다
 
그렇게 20대 후반을 보내었습니다
어느날 부터인가 잠든 아내의 모습에 설레이기 시작합니다
금술이 좋아지다보니 아내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싫어집니다
 
30대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다툼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언성을 높이는 일... 집기가 부서지는 일... 아이들의 두려운 얼굴 따위는 없습니다
 
걱정하는 마음에 다투고, 좋아하는 마음에 다투고, 사랑하는 마음때문에 다투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이 오유분들의 결혼생활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 서툰글로 남겨봅니다
 
 
 
 
 
 
 
 
출처 이대리->과장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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