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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터 행복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았을때 행복해지기 위한 나의 결혼과정
게시물ID : wedlock_5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losingmoon
추천 : 8
조회수 : 68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4/22 13: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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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결혼게에 저도 글을 남기고파 내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했던 과정들을 적어보려합니다.

저는 약 2년간의 연애로 결혼에 골인한 유부징어입니다.
신혼여행을 다녀와 신혼집에 안착후 일주일만에 차로 10분 거리의 시댁에 불려가 시어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앞으로 펼쳐질 날들이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스무살 이후 삼십대 초반의 결혼 전까지 부모님과 같이 살았던 시간이 2년 미만일 정도로 독립적이고 혼자 잘하던 나였기에 
시어머님은 걱정이 많으셨고 저는 그런 어머님이 부담스러웠습니다. 
헌데 착하기만 한 신랑은 중간에서 처리를 잘 하지 못하고 내앞에서 어머니 편들고 어머님 앞에서 제편을 들며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구요.
그러다보니 양쪽에서 쪼여대던 신랑은 잘 숨겨두었던 욱하는 성질이 점점 드러나려 하고 있었지요.

제 결혼 1년차 생활은 엄청난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전 스트레스로 홧병도 걸리고 내가 왜 결혼했을까에 대한 후회로 점철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주체적인 인간.
내가 선택한 결혼이니 내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그때 결정을 내려야지 않을까 싶어 다각도의 노력에 돌입했습니다. 

1. 제 3자의 객관적 시각이 필요하다 생각되어 남편에게 부부상담을 받으러 다니자 요청했습니다. 
워낙 상담에 열려있던 저인지라 초반에 서로 잘 싸우는 법을 익히는게 좋겠다 싶어 결혼한지 3~4개월만에 이야기를 꺼냈더니 남편의 거부감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1년 후, 우리 사이가 어느정도 회복이 되었다 하더라도 부부상담을 꼭 받으러 가보자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핸드폰에 알람을 맞췄습니다. 1년 뒤 부부상담 받으러 가기. 그리고 1년 후 부부상담을 몇달간 받으러 다녔습니다.

2. 저는 화가나면 차분해지는 편인 대신 말을 안하고 꽁해있길 잘했고,
남편은 화가나면 욱해서 가끔 소리지르는 대신 꽁하지 않고 소리지르더라도 그 자리에서 말을 끝까지 이어가려 했었습니다.
다른건 함께 고치겠지만 전 남편의 소리지르는 것이 너무 무서웠기에 그것만은 꼭 고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상담관련 책에서 읽은 것을 활용하여 남편에게 '다음에 당신이 또 소리를 지르면 난 그 자리를 벗어나겠다. 그것이 달리는 차안이라 할지라도. ' 라고 이야기 해두었고 다음에 실제로 달리는 차 안에서 그럴때 차 잠금쇠를 열었습니다. 
그 뒤로는 남편이 욱하는것을 조심하는게 확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한번씩 칭찬을 했습니다. 당신이 노력하는게 느껴진다. 고맙다고.
그 후 한동안은 조용했지만 어느날 다시 심해지는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장문의 편지를 썼습니다.
남자 역시 사실은 겁이 많아서 이혼이나 헤어지자고 할까봐 두려워 한다는 것을 어디선가 읽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싶다. 나중에 우리에게 아이가 태어나면 우리 아이에게 이런식으로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앞으로 싸울때 이렇게 하면 좋겠다.
나 역시 싸우다보면 감정이 격해질 수도 있다. 너든 나든 싸우다 욱하게 되면 일단 그자리를 피하겠다.
대신 최소 5분에서 최대 1시간 내로 돌아오겠다. 그 시간동안 서로 화를 가라앉히자.
대신 싸움을 피하는 것이 아니다. 감정만 가라앉히는 거다. 그 후로 다시 우리가 다툰 이유에 대해서 대화하며 서로 타협점을 찾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너와 앞으로 더 잘살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제안하는 것이다.'

라는 식의 내용으로요.

그 후로는 신랑이 싸우면서 욱하는 것이 정말 많이 줄었습니다. 

저의 경우는 제가 회피하지 않기 위해 싸울 당시 말을 못하겠으면 다음날이라도 내가 어떤 부분에서 속상했고 어떤것이 미안한지 카톡으로라도 써서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네요.

3. 혼자 오래 살아본 저와는 달리 남편은 거의 부모와 함께 살았었습니다. 
게다가 결혼후 남편의 지역으로 따라갔기에 시댁은 가깝고 친정은 멀었습니다.
전 남편이 제 버팀목이 되주길 바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 그에게 가장 편안한 안식처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그래야 우리집의 가장임을 인식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지요.

남편에게 무언가를 해주려면 우선 내 마음도 여유가 있어야 하기에 제 에너지를 먼저 채우기로 했습니다. 
제 취미생활을 갖기로 했어요. 그렇게 내 스트레스 창구가 생기고 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애정을 쏟기로 했습니다. 그에게 우리의 집이 빨리 퇴근하고 돌아가고 싶은곳. 그리고 편안한 곳이 되도록 하기 위해
그가 퇴근해서 문을 열때면 문앞으로 달려가 춤(짱구춤같은)을 추며 반겨줬어요. 
'우왓~ 남편이다아~~~' 애교 발싸하구요.
대화 없이 티비만 보더라도 손이라도 만지작 거리고 
내가 좋아하는 남편의 부분(성격이던 외모던)을 과장해서 표현했죠.
예를 들어 남편이 출근할때 (제가 남편 팔뚝을 좋아해서 팔베게를 종종 합니다.) '남편 팔좀 두고가잉~~그거 없음 못자~~'하구요.

그렇게 애정을 부어보니 남편만 변하는게 아니라 저도 변하더군요. 
실제로 남편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지더라구요.

그렇게 노력한지 1년이 지나가니 연애때보다도 남편에 대한 설레임이 더 커지더군요.
같이 누워서 남편은 이미 코골며 자는데 제 가슴은 쿵쾅쿵쾅 뛰어서 못잔적도 있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저는 그런걸 느끼면 꼭 표현 했어요.
'당신 자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어제밤 잠을 설쳤어.' 라구요.

그렇게...
결혼직후 2년간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끝을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알콩달콩 예쁜 아기까지 낳아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네요.

여전히 가끔 싸우지만
미안한 점, 고마운 점, 아쉬운 점, 알아줬으면 하는 점
조금 늦더라도 잊지않고 가급적 다 표현하려고 노력하며
상대의 노력에 대해서도 잊지않고 고마워하려고 노력합니다.


결혼게시판에 도망쳐라는 말이 많아도 
사실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다 넘쳐나는데 
실은 막상 결혼해보니 생각보다 어려운 경우도 많을텐데
충분히 돌파해서 행복해질 수 있으니 참고하시라고 제 썰 풀어봅니다. 

그럼 모두들 행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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