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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이 하기싫어요.
게시물ID : wedlock_82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덕분에
추천 : 5
조회수 : 3481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7/05/19 01: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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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자이고요, 결혼식이 하기 싫어요. 
정말로 별 생각이 없어요.

그런데 고민이 되는 건. 제 부모님께서는 결혼식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세요. 
결혼식을 안 하는 건 동거. 라고 말씀하셨구요. 
지금까지 뿌린돈이 아깝다. 라고도 말씀하십니다. 

그렇지만 저는 정말로 결혼식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걸 넘어서 싫습니다. 
딴 딴따라 하는 음악에 맞춰 무대를 왔다갔다 하는 일도
드레스입고 대기실에 앉아 손님을 맞이하는 일도
메이크업 헤어 드레스 예식장 고르는 일도
싫습니다. 

그런데 같이 살고 싶은 좋은 남자가 있어요. 
저는 이 남자 아니면 결혼이라는 걸 할까 싶을 정도에요. 
저는 남들한테는 화목한 집 처럼 보이지만,
실은 상처많이 받은 어린시절을 보냈어요. 사실은, 지금도 조금씩 상처받고있어요.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하려고 보니 이 남자가 확실한데도 '나 결혼을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목이 턱턱 잡혀요. 
행복한 결혼생활을 본 적이 없으니까 무서워지는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한테는 용기를 내고 싶어서 요즘 너무너무 많이 노력해요. 
나쁜 생각 한번 시작하면 끝도 없잖아요. 
그래서 그러지 않으려고, 일어나지도 않은 온갖 나쁜 일을 죄다 끌어다 놓고 생각하는 것을 멈추려고. 노력해요. 
정말로 좋은 사람이에요. 
극단적이고 나쁜생각도 툭툭 하는 저에게 있어서는 방공호 같은 남자에요. 
감정기복이 심하지 않고 인생에 별 일 없이 살아온 남자요. 저 이런 사람 처음 봐요. 
그렇다고 이 남자에게 제 짐을 지워줄 생각은 없어요. 너무 고마우니까, 내 몫은 내가 감당하고 싶어요. 
그래서 어렵게 용기내고 있어요. 후회하더라도 살아보고 후회하고 싶을 정도에요. 
그정도로 인생을 함께 살아내고 싶은 사람이에요.. 

그런데 정말로 결혼식은 하기싫으네요...
남자친구와는 이미 대화를 했고 본인도 할 생각이 없대요. 
부모님께도 다 말씀드렸고 수락을 하셨구요. (물론 조금 섭섭하시겠죠?)
문제는 제 부모님이에요.  
해볼만큼 해봐야겠죠 설득이든 뭐든.
결국 결혼식을 할 생각을 하면 토할것같은 기분이지만요. 

그냥...
한번도 이런 얘기 인터넷에 써본 적 없는데요,
이런 얘기 나눌 친구도 형제도 없어서요. (친구가 없다는 건 아니고요... 허허)

힘드네요. 
요즘은 새벽 네시. 다섯시. 에 겨우 잠들어요. 
생각이 많아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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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렇게 된다면 미리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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