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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저를 이렇게 괴롭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게시물ID : wedlock_84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기하면편됨
추천 : 25
조회수 : 3130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7/05/30 20: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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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33주차, 뱃속의 셋째는 오늘도 어김없이 나를 힘들게 한다.

아직 어린 둘째도 오롯이 내 몫인 탓에 무리를 해서인가 아이는 점점 내려오고, 복대가 없으면 움직이는 것도 버겁다.
게다가 부종 탓에 슬리퍼가 아니면 신발도 들어가지 않는 발을 보니 한숨부터 새어나온다.

그 와중에 동생이 태어나는 것을 알아서인지 투정이 늘어난 둘째 탓에 걱정이 많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보고 싶다고 노래하던 공룡을 보러 가기로 했다.

부쩍 더워진 날씨 탓에 나서는 길이 더욱 힘겨웠다.
그래도 순순히 나서 준 남편에게 고마워하며 아이들과 짧은 나들이 길에 올랐다.

막내가 태어나면 한동안은 할 수 없는 나들이니까
내 몸이 힘들더라도 오늘만큼은 웃으며 보내야지, 아이들에게 더 잘해줘야지 스스로를 다독였다.

폐교에 공룡을 채워 놓은 별거 아닌 볼거리에 신나하는 아이들을 보니 그래도 조금 기분이 나아진다.
구경을 다하고 나서는 길에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공룡 위에 앉혔다.
같이 앉아서 사진을 찍으라는 남편에게 간곡히 말했다.

‘몰골이 엉망이라 싫어.’

그래도 아이들과 찍는 건데 어떠냐며 등이 떠밀려 사진을 찍혔다.
사진을 들여다보니 괜스레 씁쓸하다.
억지로 웃으려니 표정도 어색하고, 관리 못한 몸무게가 역력히 드러나는 모습에 한없이 자신이 없어진다.

내가 한 선택이니까, 그래도 남편이 바라마지 않던 아들이니까.
유독 찍기 싫었던 사진이었지만 나중에 보면서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렇다고 이렇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자되어 누군가에게 놀림거리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댓글에 올라간 사진을 보며 나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마음 한 구석이 먹먹하다.











라고 써서 남편을 오유에서 매장시켜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저는 바다보다 조금 좁은 마음의 소유자니까요~

다만 2년 후라면서 비교샷 따위를 올리면 남편을 매장시켜버릴겁니다.
아, 땅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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