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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에 맞춰서....중딩아들과 아빠의 게임라이프
게시물ID : wedlock_92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달아
추천 : 10
조회수 : 1368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7/07/11 12:55:01
늘 유행에 맞춘 썰만 푸는 까닭에 음슴체로 씁니다(?)

남편과 난 중딩때 채팅으로 만난 동네친구
그 때 이미 남편은 (제 기준으로) 겜 중독자
친구에서 연인에서 남남에서 다시 친구로 연인으로 가던 끝에...
사고쳐서 대학생인데 부부가 됨(올레)

23살에 부부가 되고 보니 겜하는 이 인간이 너무 후줄구레하고
인생포기자같고 나랑 안 놀아주고 등등 너무 얄미워서
1년 간 싸움. 
(아무리 노력해도 난 게임 별루임. 모든 종류 망라하고 다 별루임) 

그런데 남편은 초당당을 넘어서 게임의 위대함을 매일매일 설파함
게임이란 제8의 예술이요, 현대 문명이 이룩한 모든 기술을 집약한
작품이요, 현대기술의 초석이요.....어쩌고 저쩌고....
몰래 한다든가, 게임 하는 걸 미안해 하는 구석은 1도 없고
도대체 이 아름답고 경이로운 것을 너는 왜 안하느냐는 식...
그렇게 1년 지나고 결국 인정. 
그래 예술해라 맘대로 해라 문명발달에 기여해라.
정말 완전히 마음을 오픈함. 

아들이 자라자 남편은 아내에게 게임전도를 포기하고 
아들에게 조기교육을 시킴. 
그런데 아들은 그닥 게임을 즐기지 않는거임!!
초딩 입학하자 본격적으로 게임입문을 시켜주는데도 
나가서 놀이터 구르는 게 더 좋았던 거임.
그러다 4학년이 되니 슬슬 게임을 시작함. 
남편은 신났음. 
본인이 습득한 게임예술의 경이로움을 같이 나누고 싶었나봄. 
6학년이 되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중1인 지금은 피시방이 곧 친구들과의 사랑방이 됨. 

그렇지만 아들한테 게임으로 잔소리 군소리 1도 안해봄. 

일단 아들은 아빠의 전폭적인 지원과 사상교육으로
게임이 무척 건전하고 다양한 재미가 있다는 걸 알아서
이걸 도무지 몰래 해야한다거나 숨길거리라는 개념이 아예 없음
음악을 좋아해서 인디게임의 배경음악도 많이 듣고는
오히려 좀 들어보라고 나한테 추천도 많이 해줌
문 열어놓고 당당하게 게임하는데 늘 그날그날의 실적을 말해줌. 
당근 두 사람의 경쟁심은 말도 못함. 
최근 나이탓 업무탓으로 게임력이 부진한 아버지를 향해
아들이 날리는 디스전은 쇼미더머니급. 

이 진풍경에서 언제나 나는 미우새 엄마 역할 정도. 
내가 혀를 차고, 어이없어 하는 표정을 지어줘야
저들은 더 즐거워함. 
나는 전혀 거슬리지 않지만 
굉장히 거슬리고 한심하다는 듯한 제스춰를
해줘야 뭔가 시트콤의 양념이 완성됨. 
(솔직히 난 이 부분이 매우 좋음. 
아들과 아버지가 취미가 같으니 사춘기여도
대화량이 엄청 많음)

 게임을 오픈하고 살면 솔직히...
애나 남편이나 하루 한시간? 
가끔 진짜 재밌는 새게임 나오면 길어야 세시간?
그게 다임.
그런데 아들의 친구들을 보면 엄마한테 혼나나까 밤에 자다 일어나서
새벽에 많이들 함. 
어차피 안 하지들 않는데 그냥 다 맘대로 하게 내버려 뒀음 좋겠음.  
아들은 게임으로 인디음악, 뉴에이지풍 음악을 즐기더니
온갖 영화의 그래픽을 논하고 이젠 코딩 배운다고 하니
아빠의 철학이 틀리지 않았음. 
 
참고로 아들은 아직 현질을 못하고
남편은 본인 용돈 내에서 해결하니 이것도 터치할 이유가 없음. 
다 커서 아들과 아버지가 나란히 게임비평하는 대화,
게임 디스전하는 코미디 보는 재미 매우 쏠쏠함.  

결론은.....남편은 이미 다 자랐으니 인간 됨됨이를 보고
백퍼 믿고 알아서 조절하라고 맡길지 중간중간 잔소리를 할지
따져봐야 하겠지만
혹시 자녀가 있는데 게임하는 게 맘에 걸리면
아예 대놓고 오픈하는 게 건전하게 즐기는 길일 수 있다 생각함. 
멍석 깔아놓고 햇빛 아래 두는 게 통제보다 효과적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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