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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노래방 도우미를... 읽고...
게시물ID : wedlock_92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orTheKing
추천 : 8/100
조회수 : 3953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7/07/13 00:41:51
 
결혼 7년차에... 40이 코앞에 있는 직장인이야...
라고 친구처럼 얘기해도 되려나?
 
직장생활은 12년차.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한다는 거기(맞나?) 10년, 이후 2년.
 
먼저, 난 콜로세움 열려고 하는게 아냐...
일단 노래방 하면 '이혼'이라는 선입견을 잠시 내려놓고, 한번 생각해줘.
 
도우미 나오는 노래방...
내가 그런 노래방에 간건 첫 직장을 다닐 때 뿐이야.
팀도 몇차례 옮겼었는데, 다 그런건 아니었고.. 특정 팀의 특정인만 그랬어.
 
2차는 안갔어. 자러가는거 말야. 내 결벽증이 주 원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1차만 갔어. 첨엔 옆에 앉아만 있었고, 두번째 갈땐 손도 잡았지.
 
처음 갔을 때 내가 놀란건, 내가 직장에서 알던 친한 친구들이 실은, 내 생각이상으로 훨씬 잘 노는 아이들이라는 거였어.
특히 노래방에서.
이 친구'들'은 다음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잘 들어봐.
'성실', '친화', '일에 대한 높은 성과', '와이프와 자식에 대한 공경과 사랑', '스트레스를 낮게 유지', '힘든 동료에 대한 동정심'
어때? 정말 멋진 친구들이지 않어? 한둘이 아냐. 내가 노래방 같이 갔던 5,6명의 친구들이 다 이랬다고.
 
반면 나는,
'불성실한 근태', '외로운 직장생활', '때론 높지만, 낮기도 한 성과', '와이프와의 잦은 다툼', '스트레스 해소에 대한 미숙', '인간관계의 의심'
이런 사람이었지.
 
그들과 나의 공통점은, 잘생기지 않았다. 그냥 굉장히 평범하고 그냥 공부 좀 하게 생겼다. ㅎㅎ
 
만약 당신이 여자라고, 남자를 고른다면, 누굴 택하겠어?
결혼 전이라면 말야 ㅎㅎ
 
물론 전자의 훌륭한 특징을 가지고도 노래방 안가는 친구들도 있었어.
 
어쨌건 잘 노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지. 노래방을 지칭하는게 아니라, 잘 노는 친구가 행복한 삶을 살 가능성이 높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어. 다만, 잘 노는 방법 중에, 노래방이 있었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고.
 
게다가, 직장 문화라는게 있어. 아니 '팀문화'라는게 있어. 내가 있던 회사는 글로벌 컴퍼니였지만, 팀 문화는 다소 군대식이었지.
노래방도 단체로 갈때가 왕왕 있었어. 아니! 그 회사에서!!! 라고 놀라는 여자, 남자가 있다면, ㅎㅎ 아직 직장생활에 대해 많이 모르는 구나..
라고 자책은 한번정도 해줘. 물론 점점 많이 달라지고 있어. 그건 확실해. 노래방 상권이 많이 죽어가고 있거든 ㅎㅎ
안가면되지!! 라고 외치는 여자, 남자가 있다면.. 맞어. 안가면 되겠지. 그런데... 그 회사는 동료간 경쟁이 심한 곳이야...
노래방 안갔다고 불이익을 주진 않겠지만, 그걸 증명할 수 있어?
흥! 21세기에 남자든 여자든 일하는 건 똑같다구! 라고 말하고 싶진 않지? 아무리 같아도, 여자 가장의 수는 적지만 남자 가장의 수는 많아.
절대적이지. 그 경쟁에서 밀리면, 끝이야. 남편이 듬직한 맹수든, 귀여운 토끼든, 흉폭한 곰이든 간에 정글에서 일하는 건 같다고..
 
그 정글에서 난 멘탈이 깨졌어. 취미활동도 여러차례 가지고 책도 많이 읽었지만 도저히 멘탈 깨지는 건 막을 수 없었어.
몸도 망가지고, 정신도 황폐해지고... 그래도 다녔어. 돈은 꽤 주니까. 그거 하나보고...
그런데 내 친구들은 똑같은 환경에서 잘 버티고 이겨내더라. 성과가 좋으니 돈도 더 잘 받고. 거기는 성과가 좋으면 연봉차가 더 커...
'다 그런건 아닌데'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있는 친구나 선후배들이, '화끈'하게 놀고 나면 스트레스가 많이 풀리는 거 같았어.
난 선천적으로 화끈하게 못 놀아서... 못 푼걸까.. 어쨌든.
 
내가 말한 것도 엄연한 현실이야. 무슨 80년대 얘길하는게 아니라고.
우리 모두 선비처럼 고상함을 원하고, 나 또한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거 알자나. 누군가는 우리 같은 사람을 허세부리거나 무슨선비? 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건 우리 잘못도 그들 잘못도 아니자나. 그냥 다른 거고... 그들도 그들 인생을 열심히 사는 거자나.
그들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고, 단박에 욕할 수 있어? 그정도로 고상해?
 
결론은 도우미 란 단어만 나오면, '이혼'을 생각하는 건... 전혀 현실적이지 않아.
단, 2차 상습범은 예외로 할께. 한번의 실수는.. 기억도 못하는 한번의 실수는.. 쉽지 않겠지만,
옹키 '이혼'각 이지! 라고 댓글달지는 말아줘.
내가 그분처럼 실수로 한번 그랬다면.. 정말 죽고 싶었을꺼야. 미안하고 미안하고..
거기다가 '이혼' 할 것처럼 와이프는 쏟아대고.. 게다가 임신도 했다며.
댓글에는 온통 '당근 이혼각이죠.'라고 한다면...
머 그렇지... 헬 조선에선 이 모든게 당연한 거지..라고 생각하긴 시러...
 
어쨌든 나도 굉장히 험난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지만, 다들 너무 '이혼'에 대해 쉽게 말하니...
이혼해서 사이다 맛을 보려고 살고 있나... 싶기도 하고. ㅎㅎ 미안 오바해서..
 
사족을 붙여볼께.. 이혼은 한번 용서 한 후에, 다시 저지르면 해...
그래도 되지 않겠어? 안되면 어쩔 수 없지 머... 내 인생도 아닌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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