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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생각하실때 자녀가 많이 걸리시는지요
게시물ID : wedlock_95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창스비(가입:2013-01-01 방문:2789)
추천 : 13
조회수 : 1767회
댓글수 : 42개
등록시간 : 2017/07/31 06: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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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다큰 20대 처자입니다

    이혼가정의 둘째딸이고요,

    결게를 쭉 훑어보다보면 참 마음아픈 글들이 많습니다

    너무나 부러워서 잠이 안오는 염장글도 많구요.. 그 외 아이 문제나 이런저런 결혼에 엮인 문제들로 많이 고민을 하시는걸 들여다보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한 가정을 이루어가는일이 얼마나 힘든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시고 잘유지하시는분들이 그저 대단하게만 느껴져요


    혹 어떤 문제로 인해 이혼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텐데요

    결게를 쭉 읽다보면...

    이런저런 상황인데 '자녀'때문에 참고사신다는 글들도 많습니다. 하소연이죠

    볼때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제가 글솜씨가 없어서, 이혼가정에서의 자녀 입장으로 조금 글을 써볼까해요.

    케바케이니 참고만 부탁드립니다. 다만 전 이러한 점을 느꼈다는 내용이 있을거에요.


    저희집은 이혼시기가 좀 흔치 않은 편입니다

    보통 아이가 없을때 빠르게 이혼하거나, 아이가 어릴때, 혹은 황혼이혼을 많이들 하시는데

    저희 부모님은 제가 19살(고3)이던때 이혼했구요,

    물론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사소한 다툼이 많았고,

    최소한 제가 기억하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이혼서류를 빈번히 봐왔습니다

    도장을 찍었다가, 찢었다가 그랬죠

    그런게 없어도 집안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구요..

    또 보통 엄마한테 양육권이 많이 가는것과는 다르게, 제 양육권 및 친권은 모두 아빠에게 갔고 저도 그걸 원했습니다

    당시 모친과의 관계가 극도로 틀어져 서로 안보고살 예정이었던데다가

    모친도 제 양육권을 원하지 않았었으니까요.

    가끔 아빠랑 얘기를 단둘이 할 기회가 있으면,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시는데

    웃으면서 말씀하셔도 우는것처럼 들린답니다.


    엄마와 있었던 일들, 왜 이혼을 일찍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후회, 그리고 자식에 대한 미안함과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자녀에게 이런 부모밖에 못되었다는 허탈함과 무게감...등등

    저는 그걸 별말없이 들어드리면서 속에 있는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리시도록

    그 마음을 최대한 이해해드리고 공감해드리는것밖에 해드릴수 있는게 없었어요

    왜냐면 그런말 할사람도 저밖에 없을테니까요..


    기억나는게 몇가지 있는데 그중에 가장 강렬했던건

    "내인생에서 가장 잘못한일은 결혼이고 가장 잘한일은 이혼이다"라고 하신말씀입니다

    이혼을 하지 않았다면

    "내인생에 잘못한일은 결혼이고 그보다 더 큰 잘못은 이혼하지 않았던것이다"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분명 순탄친 않습니다. 저도 고등학생시절 친구들의 김치볶음밥 도시락을 보면서 울기도 했고,

    비오는날 데리러온 부모님들사이에서 혼자 쓸쓸히 콜택시를 부르던일이나

    학부모참관수업에 친구들엄마를 쳐다보기만 했던 그런 아픈기억이 분명히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인생이 있기에

    너무나 이해되고 또 가장 잘한일인 이혼을 하시는걸 지지했어서

    제마음의 자식으로서의 짐이 많이 덜어졌습니다

    제발 이혼하지 말라고 부모님께 울고불고했다면 그걸 본 아빠의 마음은 천배만배로 찢어지셨겠죠


    아이가 어려서, 너무나 작아서, 아이아빠나 엄마없인 안될것같아서 이혼을 못하시는거라면

    정말 케이스바이 케이스지만 아이는 거의 다 알고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미취학아동이라도 눈치는 있거든요ㅠㅠ

    하지만 "요즘세상에 이혼이 무슨 죄야~ 친구들 부모님도 이혼하신분 엄청 많아~"라고 아빠에게 말하면

    "그래도 자랑은 아니지" 라는 툭 던지시는 말에

    차마 웃는것밖에 못하는것도 사실입니다

    회사 면접다닐때마다 "부모"님이 시골에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게 익숙해졌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가족이 모여앉아 있을 일이 없었던 예전보다.. 주말마다 4인상을 펴놓고 살얼음판 가족회의를 하던 그때의 기억보다

    주말에 통화하고 삼겹살 구워먹고

    이혼이 비록 자랑은 아닐지언정 인생에 가장 잘한일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엄마하고의 관계도 이혼 직전보다 지금이 훨~~씬 낫습니다.

    떨어져있기에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되짚어보고 상대에게 미안해하는 그런 관계도 존재하더라고요.

    이세상 모든 가정이 형태는 다르지만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고, 평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한가정을 지키시는 엄마 아빠 여러분 힘내시고 활기찬 하루되세요!

    자녀는 여러분의 생각보다는 좀더 강하고,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 너무 걱정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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