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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로스로 복귀하다.
게시물ID : wow_383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2
조회수 : 71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12/02 23:02:52
 
 
 
78렙. 솔라자르 분지, 네싱워리 주둔지에서 나는 화톳불 옆에 한시간을 앉아있었다.
폴리곤 덩어리지만 내 케릭터가 앉아있던 그 화톳불 옆에서 마치 나는 내 자신이 그곳에 앉아있던 것 처럼 마음이 안정되었기 때문이다.
 
 
 
 
 
 
실버문의 폐허에 아무것도 없는 성기사 하나를 세워놓고, 불꺼진 방에서... 나는 조용히 말했다.
 
 
"다녀왔다."
 
 
한참을 울었다.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많은 일을 겪었고, 남들이 겪기 힘든 일을 겪은 뒤에야 돌아온 아제로스는 마치 우리집처럼 편했다.
창고에서 먼지 쌓인 계승품들을 꺼내 걸쳐입고 운전기사 딸린 호토바이에 앉았다. 운전기사가 나에게 말하는 듯 했다.
 
'익숙해 진 뒤에 하십시오. 당신은 너무 오랫만에 오셨습니다.'
 
스컬지가 훑고 지나간 폐허와 오만한 실버문의 건축물들이 너무도 반가웠다.
그곳에서 나는, 잊고 있었던 좋은 친구들을 만난 것 처럼 엔피씨 하나하나를 봐도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밤새도록 게임을 붙잡았고, 아침이 되어도 잘 생각이 들지 않았다.
 
스컬지의 폐허에 돌아다니는 망자들도 루즈란도 다트리마도 용매들도 내가 아는 그대로였다.
사람은 쉽게 변하는데 이 폴리곤 덩어리가 뭐라고 이것들은 하나도 변하지 않은채였다.
 
나는 문득, 지옥불 성채에 있는 한 블러드 엘프의 말이 생각났다.
 
'당신은 너무...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 냄새를 잃어가고 있소. 매의 탑으로 가시오. 그곳에..'
 
나는 이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 마침내 그 모든 냄새를 잃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나는 그 모든것에 쉽게 적응해가고 있었다.
 
걷고싶어졌다. 일부러 /키를 눌러 천천히 걸으며 모든것을 느끼려고 했다.
내가 너를 안다. 내가 여기를 안다. 그래. 너도 반가워.
 
내가 알던 현실이 천천히 무너져 갈 때 너희들은 여전히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어. 그건 대단한거야.
 
기쁜마음에 아침을 지나 점심 나절이 지날 때 쯤이야 나는 잠시 아제로스를 떠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쭉 아제로스를 여행하고 있다.
가끔은 산정상에 앉아 주위 풍경을 바라보기도 하고, 괜히 지나가는 오우거들을 보며 /인사 를 하기도 한다.
다시 했던 레아스트라자 퀘스트는 여전히 눈물이 났고 타레사와 친구들은 여전히 유쾌했다.
 
반가워. 너무 늦게와서 미안해. 그래도 이젠 오래 함께하자. 나의 아제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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