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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4 2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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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인 분석은 경험적 색온도라는 생각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애초에 본문 내용은 우리의 '직관'이 사실은 과학적 진실과는 다른, '경험에 따라 왜곡된 인지일 수 있다' 점을 말하는 것이라
'어울리지 않는다'고는 못할 것 같네요.
'푸른 색이 에너지가 더 높다'는 것도 과학적 사실이고,
'불꽃반응으로 나타나는 색을 제외하면 뜨거운 불꽃일 수록 파란색에 가까운 빛을 낸다'는 것도 과학적 사실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이런 과학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심리적으로 붉은색을 더 뜨겁게 느낀다'는 것 역시 과학적 사실에 배치되지 않습니다.
(물론 '붉은색은 더 뜨겁다'는 과학적 사실과 다르겠죠.)
심지어 파란색 티셔츠보다 빨간색 티셔츠가 더 뜨거울 이유가 없음에도
(거꾸로 님말씀대로 블루베리가 스트로베리보다 더 뜨거울 이유도 없죠)
인간은 일반적으로 파란색보다 빨간색 티셔츠를 입었을 때 더 따뜻하게 느낍니다.
이것을 '경험적 색온도'라고 부르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일상에서 뜨거움을 느끼는 것들은 대게 황색~붉은색인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들면 뜨겁게 달궈진 쇠(주로 난로불), 숯불 같은 실제 온도와 관련된 사물들은 대개 주황색이나 붉은 빛을 띄는데,
청색광을 낼 정도로 뜨거운 불이라면 너무 뜨거워서 실생활에서 인간에게 유용할 수가 없으니까요.
또한 님께서 '붉은 태양'을 언급하셨는데, 이것 역시 태양은 백색광을 내지만 일반적으로 인간은 태양을 직접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그나마 다른 색은 모두 산란되고 파장이 가장 긴 붉은 색만 남은 일출과 일몰때 그나마 어느정도 관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심상이 남게 된 것이겠죠.
뿐만 아니라 빨간 고춧가루를 넣어 만든 온갖 매운 음식이나,
흥분하고 체온이 오를때 핏기가 돌아 붉어지는 피부색(그리고 반대로 핏기가 돌지 않아 체온이 식으면 파랗게 질리는 피부색)
또한 색에 따라 심리적인 온도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형성된 색에 대한 관념은 기호화하면서 더욱 굳어지게 됩니다.(ex수도꼭지의 빨간색은 온수, 파란색은 냉수)
결론적으로, '붉은색이 더 뜨겁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 아님에도
'인간이 붉은색을 더 뜨겁다고 느끼'는 데에는 경험에 따른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직관을 확장된 영역에 적용할 때에는 그 직관이 '일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일상을 벗어난 영역에서 참이 아닌 경우가 꽤 많이 있습니다.
과학 교육이 널리 보급된 현대에야 새삼스러운 이야기처럼 생각되기 쉽지만,
과학의 발전사를 돌이켜보면, 의외로 그런 일상적 직관 때문에 과학적 사실에 대한 왜곡된 추측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사족이 길었습니다만, 이런 맥락에서 그리 '어울리지 않는'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