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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2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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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4월 어느 날
주례사가 30분 되어갈 때
너무 힘에 겨워
고개를 내밀어 주례사 시인님의
원고를 넘겨다 봤다
지금 여덟번째 좋은 말씀 중이신데
원고 마지막 번호는 30번 이었다
에고 언제 끝날려나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시인께서 내 눈을 보시더니
건너 띄고 마지막 30번을 말씀하시고 끝내셨다
결혼식 전날 친구들이랑 2시까지 술마시고
9시에 화장하고
10시에 목동 파리공원에서 웨딩사진 찍고
영등포 모 예식장에서
12시 반에 결혼식을 했던 나는
지금도 결혼 앨범에 꽂혀있는
그 주례사 원고를 떠올리면
땀이 배어나오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