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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에서 인상 깊었던 한장면 (스포有)
게시물ID : movie_447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약밀매상
추천 : 2
조회수 : 100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6/11 15:25:18


※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



jurassicworld-1.jpg


조조로 따끈따끈하게 보고 왔습니다.
많은분들이 말씀하신 것 처럼 메인 테마 나올때 찌릿한 감동이 옵니다ㅠ 
어린시절의 향수로 감정이 촉촉해 졌네요ㅋ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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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한장면은 초반부에 상황통제실에서 옛날 쥬라기 공원 1편 티셔츠를 인터넷으로 구입한 직원과 여주인공 클레어가 대화를 나누는 부분이다.(사진 우측 안경쓴 남자) 대략적으로 재구성해보면 상황실 직원이 공룡들은 완전히 시스템의 통제하에 있다는 뉘앙스로 말하며 공룡 미니어쳐를 만지작 거린다. 그러자 클레어가 생태계는 우리 생각대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슬쩍 쓰레기통을 직원 아랫쪽으로 들이미는데 직원이 공룡을 만지다가 실수로 콜라컵을 건드려서 콜라컵이 책상아래 쓰레기통으로 쏙 골인한다.

도입부의 이 장면이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의 축약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전된 과학을 믿는 사람들은 공룡 인형처럼 그것들을 원하는대로 완벽히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수로 콜라컵을 떨어뜨리는 것 처럼 인간이 통제 불가능한 변수가 항상 존재한다. 콜라를 쏟을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게 보면 이 대화가 오고가기 직전에 그 상황실 직원이 '축구 구장처럼 공룡의 성명권도 자본에 팔려가는 것이 아닌가?' 하며 비아냥거리는 장면에서 예시로 든 공룡 이름이 '펩시 사우르스(?)'라는 것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직원이 떨어뜨린 콜라컵이 펩시 콜라가 든 컵이고 그 콜라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을 뜻한다면 앞으로 주인공들을 괴롭힐 주인공은 바로 이 펩시 사우르스(?)일테니까.










http---www.etonline.com-movies-2015-04-24145798-GIF_jurassic_world_global_trailer_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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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등장하는 이 펩시 사우르스의 진짜 이름은 '인도미누스 렉스'라는 공룡이다. 생긴것 처럼 습성이 아주 포악하다. (기가노토사우르스, 루곱스, 카르노타우르스, 마준가사우르스를 섞어서 만든 신종 공룡이라고 추측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름에 대해 약간 무리한 해석을 가미해보자면...) '인도미누스'라는 이름이 역시 뭔가 수상하다. 극중에서는 이름부터 공포스러운 느낌을 주기위해 인도미누스라고 지었다고 하는데 어감상 그다지 무섭게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처음 인도미누스의 이름을 들었을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인도(india)였다.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대륙 인도. 공룡시대라는 신세계의 발견 코드와 연관지어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다.



http---www.scified.com-articles-creepy-new-jurassic-world-tv-spot-teases-the-indominus-rex-hatching.png

오프닝에서 인도미누스가 알을 깨고 나오는 모습에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떠올랐다면 오버센스일까? "공룡은 알에서 깨어나려고 투쟁한다. 알은 곧 세계요, 공룡으로 태어나기를 원하는 자는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4편은 제목도 쥬라기 공원(park)이 아니라 쥬라기 월드(world) 아닌가. 이슬라 누블라 라는 섬에 오로지 인간의 힘으로 신세계를 창조했다. 콜럼버스가 발견한 대륙이 인도가 아니라 아메리카였던 것처럼 쥬라기 월드도 결국 완전무결한 신세계가 되지는 못한다. 상황실 직원이 실패한 쥬라기 공원 시즌1기에 향수를 느끼듯 인간은 과거의 실패를 경험하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불완전한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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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주제는 "우리가 그것을 만들었다고 그것을 소유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주인공 오웬의 대사에 모두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공룡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것을 소유하려 하고 통제 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실 그럴 권리도 능력도 없다. 오히려 주인공 오웬은 공룡을 '통제'하려하지 않고 '관계' 맺으려 시도한다. 인도미누스와 오웬 일행의 싸움에서 오웬의 조련을 받던 공룡들이 도와주는 장면을 보고 '통제하려하면 적이 될 것이고, 관계맺으려 하면 친구가 될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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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이모에게 떠맡기는 부모. 조카들을 돌보지 않고 비서에게 넘겨 버린 무심한 이모. 비서의 통제에 따르지 않고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아이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상급자인 클레어는 오웬에게 통제권을 넘긴다. 오웬이 팀의 보스를 선언하며 그들의 관계는 역전된다. 그들은 함께 위기를 극복하면서 잊었던 가족애를 되찾는다. '통제'가 아니라 '관계'를 통해 서로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엔딩에서 가족들끼리 상봉하는 장면은 왠지 모를 따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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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소유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공룡처럼 불완전하고 존재이며 그들은 각기 하나의 생명체로서 대등한 존재일 뿐이다. 자연을 통제하려할 것이 아니라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관계 맺으려 시도하는 것이 서로 평화롭게 공존 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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