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결혼하고 개인사업으로 그럭저럭 먹고살만한 오징어입니다.
고게에 복수글이 올라와 있길래 한참을 읽다가...
저의 복수활극(?)이 생각나서 저도 한번 올려볼까 합니다.
매우 스압주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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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날때부터 친구가 있습니다.
일명 ㅂㄹ친구죠.
앞으로 그친구를 '구멍'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구멍이는...
처음에는 안그랬는데 세월이 지날수록 덕후의 기질이 보이더군요.
어느순간부터인가 구멍이 집에 놀러를 가면 한쪽벽에는 건프라가 잔뜩
다른 한쪽벽에는 애니메이션이 잔뜩, 그 밑에는 만화책이 잔뜩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본의아니게 어렸을때부터 구멍이의 영향을 받아서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을 접하게 되었지만,
덕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내고
생일이 빠른 저는 1년 일찍 대학교에 가고
구멍이는 그 다음해에 대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대학교에 가면서부터 안좋아하던 여자를 좋아하게 되어서
팔자에도 없는 연애도 하면서 즐거운 대학생활을 하였지만
구멍이는 대학생이 되어서도 여전히 건프라와 일본애니에 빠져서 지냈습니다.
제 생각에 구멍이는 저러다가 연애도 못하지않을까... 나름 걱정도 했습니다.
그렇게 대학교를 졸업한 2001년 봄 어느날.
한가로이 낮잠을 자고 있는 저를, 구멍이가 갑자기 보자고 했습니다.
애인을 소개시켜주겠다는 이유였었죠.
이게 왠 봉창두드리는 소리냐, 너 여름도 아닌데 더위먹었냐...하고 물어봤지만
닥치고 나오라는 말 한마디에 일단 잠을 깨고 기어나갔습니다.
알고보니 그동안 구멍이는 모 포털의 건프라 카페에서 활동하던 중
일본에서 살다가 대학교를 우리나라로 온 연상의 교포여성 한분과 교제중이었던거죠.
그당시 저는 애인이 없던터라 다른 친구였으면 '저도 소개좀'을 외쳤겠지만
구멍이는 좀 특별한 친구였기때문에 그저 '좋은놈이니 잘해주세요~~'라는 말만 하고
밥도 차도 같이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여름이 왔습니다.
그날은 쉬는날이어서 낮잠을 자고있는데 구멍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너 애인있냐?'
구멍이에게 여자를 소개받을거라고 꿈에도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어이가 없어서
'왜? 소개해주게? 됐다 야 ㅎㅎㅎㅎ'
하고 대답했더니
'그럼 알았다'
하고 끊으려는걸 말리고 소개받기로 했습니다.
제가 소개받기로 한 여자분은
원래는 구멍이 애인의 친구분이었는데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다른 남자분을 만나게 되었고
소개팅을 빵꾸낼수 없었던 구멍이 애인의 친구분은 같은 회사 동생인 여직원을 소개해 주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대망의 소개팅 날이 다가왔습니다.
그날은 2001년 장마가 시작되는 첫날이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날따라 기분이 메롱이어서
면티쪼가리에 조끼걸치고 반바지에 샌들을 신고
패선 파괴남이 되어 소개팅 장소인 종로 인사동으로 나갔더랬습니다.
약속장소에서 만난 그 여자분은
지금은 고인이 되신 '옥탑방 고양이'의 주인공 여자분과 꽤 닮으신 깜찍하고 귀여우신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처음 본 제 모습을 보고 인상이 안좋더군요....
그래도 직업이 말로 먹고사는 직업인지라
이런저런 썰도 풀고 비싸고 맛난 저녁도 대접해드리고 차도 한잔 마시고 하다보니 분위기가 꽤 좋았던 모양이었습니다.
그렇게 그 여자분과는
2001년의 장맛비를 맞으며 처음 만나서
약 두달의 밀당을 거쳐 연인사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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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거 쓰다보니 시간이 왜이리 빨리가는거죠? -_-
일하다가 중간에 짬나서 쓰는건데...
곧 다시 일해야 할 시간이 되서 잠시 끊겠습니다.
이야기가 이제 시작인데.... 쩝...
반응이 좋으면 오늘밤에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