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에 몇년동안 자신을 바래다 줬던 남자친구랑 결혼했다는 글을 보고 적어봅니다.
22살에 처음 연애를 했습니다. 저는 대전에, 여자친구는 서울에 살았고 저보다 한살이 어린 친구였습니다.
저는 여자친구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렸습니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이런 사람과 결혼을 해야하는구나' 하는게 여자친구를 처음 만났던 날의 제 느낌이었죠.
제 여자친구는 말괄량이였습니다. 게임도 좋아하고, 게임에서 싸움도 많이 하고 인터넷에 악플도 달고, 데이트할때도 쉴새 없이 장난을 걸었죠.
폴더폰을 쓰던 시절이었는데 제가 앞에서 문자를 쓰고 있으면 폴더를 닫아버리는 그런 귀여운 장난을 많이 쳤습니다.
장거리 연애이다보니 만날수 있는 횟수가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기껏해야 주말에나 볼수 있는 사이였어요. 경제적인 여력도 없다보니,
매주 주말마다 볼수도 없었고, 격주 주말에 한번씩 만나는 정도였습니다.
저한테는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죠. 토요일에 서울을 가서 토요일,일요일 데이트를 하고 월요일 새벽 첫차를 타고 대전에 온적도 많았습니다.
그럴때면 여자친구도 새벽부터 집을 나와 동서울터미널 앞에 포장마차에서 국수 한그릇씩 사먹고 다음을 기약하곤 했었어요.
동서울터미널 2층의 만화방도 자주갔었고, 그 앞 카페도 자주갔었는데 지금도 있을까 글을 적다보니 궁금해지네요.
몇 년이 지나고 제가 운전을 하게 됐고, 당시 아버지차였던 그레이스라는 봉고차를 몰고 서울을 다녀오곤 했습니다.
네비게이션도 없었고, 평소엔 지하철만 타봤으니 길도 잘 몰라서 굉장히 많이 헤맸습니다.
한날은 서울숲을 갔다가 여자친구를 집에 바래다주려고 하는데, 둘다 길을 모르다보니 구리까지 갔었던적도 있었네요.
사랑이라는게, 이런거다. 라고 말할수 있을 나이도 아니고, 비록 한번의 사랑밖에 못해봤지만 감히 말씀드린다면
사랑을 한다는건 이것 저것 잴 필요가 없는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자신보다 소중하다고 느끼게 된 순간. 이미 사랑에 빠져있는거죠.
그런 사람들은 밀당이란걸 할수가 없습니다. 밀당이란 그저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고싶은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이죠.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애를 하다가, 상대방이 너무 소중하다고 느껴질때가 있을겁니다. 너무 소중해서 자신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마음 가는대로 하시면 되요.
상대방도 그 마음을 알아줄만큼 성숙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도 분명히 자기 자신보다 나를 더 아껴주고 소중하게 대해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