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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헐떡이며 한참을 달렸다.
방금 전 숨을 쉬지 않던 철호 라는 사내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는 분명 나와 같이 그것을 보았고 공포를 느끼며 뛰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숨을 쉬진 않았지만 그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모르겠다.
일단 아저씨네 문을 다급하게 두드렸다.
“누구슈?”
익숙한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저에요….아주머니…저에요.”
다급했던 나의 목소리가 조금 컸는지 뒤이어 아저씨의 헛기침 소리가 난다.
두 분이 같이 문을 열고 나와 나를 집안으로 들였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아..저씨…큰일 났어요.”
“무슨 큰일?”
아저씨에게 다급하게 방금 전 일어났던 일들을 이야기 했다.
이야기를 다 하고 나니 아주머니는 어떻게 하냐며 아저씨를 쳐다 보았고.
아저씨는 급히 겉옷을 챙겨 입으시고는 나를 데리고 그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올라가 도착한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뭔가 있다는 말인가?”
아저씨의 물음에 나는 시원하게 답을 드릴 수 없었다. 분명 그 사람은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이보게…오늘은 도저히 안되겠네. 일단 우리집으로 가서 쉬도록 하시게….”
큰 무기력감이 나를 짓누르는 느낌이 들었다. 허탈한 마음이 표현되듯 나는 앞서 가는 아저씨의
뒤를 무거움 걸음으로 터덜터덜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아저씨댁에 도착하고 나니…아주머니가 술상을 미리 봐 두었다.
“아이고…뭐에 놀라셨는지…일단 오늘은 이거 한잔 하시고 쉬셔라우…”
아주머니가 사발에 막걸리를 넘치도록 따라 주었고 나는 답답한 마음을 진정시킬 겸 그 잔을
벌컥벌컥 마셔 넘겼다.
먼저 잔을 비우고 아저씨에게 잔을 드리고 술을 따라 올렸다,
그때였다. 갑자기 극도의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두통이 밀려온다.
앞의 형상이 …아저씨의 모습이 빙빙 돌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들리는 환청 같은 소리….
“자네…너무…깊이 알려고 하는게 문제였구먼….”
정신을 차렸을때는 난 숲 한가운데 누워 있었다.
온몸에 통증이 느껴진다.
통증을 넘어서…온 몸이 움직여 지지 않았다.
잘 움직여 지지 않는 목을 가누어 주변을 보니…여긴 내 농막에서 바라보던 그 절벽의 낭떠러지…
그 밑이었다.
내 몸을 짓누르는 무언가가 느껴져 보니…
그 사람 철호라는 사람이 내 위에 있었다. 그 사람은 이미 사망한 상태인 것 같다.
점점 의식이 소실됨이 느껴진다.
그녀가 보고싶다…그녀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