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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면 손해를 본다
게시물ID : panic_810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난사만이살길
추천 : 14
조회수 : 221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6/24 10: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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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평소 공게 눈팅만 하던 사람입니다 ㅎㅎ
얼마전에 꿈을 꿨는데 기억도 굉장히 생생한 편이고 소름도 좀 돋았던지라
공게에 한번 글을 써보고 싶어져서 소설형식으로 한번 써보겠습니다
처음쓰는거라 필력도 딸리고 안무서울수도 있고 연결을 위해서 제가 상상력을 동원한 부분도 많아서 부족하더라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저는 택배관련일은 해본적이 없고, 알지도 못합니다. 그냥 상상이에요 ㅎㅎ
시작하겠습니다.

---

 내 나이 28세. 취업난에 고생하다가 한 택배회사에 택배기사로 취직하게 됐다.
처음 몇 달 간은 선임 기사를 따라다니면서 내가 맡게 될 지역의 길을 익히고, 이것저것 배우면서 지냈다. 
수습기간이 끝나는 마지막 날 선임과 술자리를 가지게 됐다.
 "마지막 날이니까 이 선배가 피가되고 살이되는 조언하나 해주마, 물건 갖다주면서 해달라고 하는거 절대로 해주지마라. 요새 그놈의 인터넷이 너무 좋아져서 도착하기전에 우리 전화번호도 뜨고 다 하지않냐? 오는길에 뭐좀 사다달라고 하지를 않나, 물건 갖다주고 돌아서는데 내려가는길에 음식물 쓰레기 좀 버려달라고 하는 경우도 허다해."
 "좋은게 좋다고, 왔다갔다 하는길에 맘 내키면 해줄수도 있지 않을까요? 친절한 택배기사 되면 이미지도 좋아질 수 있지않습니까."
 "야이 멍청한 놈아,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고 그러다가 호구되기 십상이야. 그리고 너하나 호구되는 거야 상관없다 치자, 그런데 한동네에 택배회사가 하나뿐이냐? 니가하면 딴 택배기사들은? 그사람들한테도 저쪽 기사는 해주던데 왜 안해주냐고 욕먹고 그럼 나중에 그게 당연해지는거야. 좋은일이든 나쁜일이든 내가 이걸했을때 다른 곳엔 어떤 외부효과가 생길지 정도는 고민하라고 멍청아."
 "아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 죄송합니다 형님."
 "그리고 물건배달하고 고생한다면서 주는 음료수같은거 좋다고 넙죽넙죽 받아먹지말고, 요즘 세상이 흉흉해. 얼마전에 그만둔 한씨라고 있는데, 그 양반 수면제 탄 음료수 받아먹고 교통사고 내서 죽을뻔 했어. 이유가 뭔지 아냐? 자는데 자꾸 초인종 눌리는 소리가 거슬려서 그랬데. 그러니까 조심하고, 이제 슬슬 일어나자."
 "네 형님, 들어가십쇼."

 다음날. 회사에 갔더니 갑작스럽게 내가 사는 지역의 기사가 말도 없이 결근을 하는바람에 대타로 뛰어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익숙한 동네가 오히려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나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도심쪽에서 오전 배송을 했고, 오후에는 교외지역으로 배송을 하게 됐다. 오후 2시쯤 됐을 무렵, 점심을 먹고, 오후 1시쯤 됐을 무렵, 다음 배송지를 확인하다가 나는 조금 놀랐다. 
 -XX도 YY시 ZZ읍 OO산로 144-1 
 
 "여기도 사람이 살았었구나." 
 
 OO산은 어렸을 적 괴이한 소문의 진원지였다. XX도에서 AA도로 가기직전에 있는 산이었는데, '귀신이 나온다, 전염병 환자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있다, 전쟁때 학살장소였다, 장기매매 아지트다.' 등등의 괴담이 나돌았다. 어렸을 적 겁이 많았던 나는 소문을 확인할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었고, 성인이 되면서 잊고 있었던 곳이었다. 차를 몰고 가보니 길이 좀 험하기는 했지만, 귀농한 집 한채쯤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마을이라 할만한 규모를 이루고 있었다. 일반적인 촌마을의 모습에 머리속에 있던 괴담은 금방 잊혀졌고, 입구쪽에 차를 주차하고 짐을 내려서 집집마다 전해주기 시작했다. 마을의 구조는 단순하게도                        형태의 구조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아파트보다 훨씬 빨리 일을 마치고 돌아갈수 있을것 같았다.    
      건물 건물 건물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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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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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건물 건물 건물
 
 낮시간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집은 비어있었고, 박스에 적힌대로 문앞에 놔두고 갔다. 그렇게 한 반정도 갔을까, 문이 열려있는 한 건물에 택배를 전해주기 위해 들어갔다. 그 건물은 특이하게도 밖에서 볼때는 2층 구조의 건물이었는데 안에 들어가니 사람한명 다닐 정도의 공간을 제외하고는 식당이나 공장에서나 보일법한 커다란 냉장고들로 가득차있었고, 그위로는 2층이 아니라 바로 천장이었다. 천장에는 조명하나 달려있지 않아서 매우 어두웠다. 좁은 입구에서 한 2m 정도 걸어들어가면 문이 하나 더 있었다. 택배박스에는 꼭 놔두고 가지말고 직접 전해달라는 요청사항이 적혀있었기 때문에, 나는 사람을 부르기 위해 안쪽문을 두드렸다.

"계십니까?  택배왔습니다." 

-덜컹, 덜컹

 순간 냉장고 더미속에서 무엇인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고, 어두운 공간과 대형냉장고는 두 요소는 나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평소 공포영화에서 소리가 나면 확인하러 가는 주인공들을 비웃었었지만, 이 소리의 진원지를 확인하고 나면 오히려 이 공포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냉장고의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안쪽 출입문이 열리면서 한 사람이 나왔다. 그 사람은 위생복 혹은 보호복 같은 것을 입고 있었고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아, 죄송해요. 제가 좀 늦게나왔죠?"
 목소리를 듣고나서야 여성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여자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공포심이 좀 줄어들었다. 험상궂은 덩치의 남자가 튀어나왔다면 아마 더 겁을 집어먹었겠지. 간단한 인사를 하고 택배를 전해주었다.
 "아닙니다. 하하 근데 여기는 식품가공 같은거 하는 공장인가보네요??"
 "네. 육류가공업체에요. 시내까지 거리가 좀 있어서 식육점도 겸하고 있어요."
 "아 그렇군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그녀가 나를 불러 세웠다.
 "잠시만요! 혹시 144-25번지도 택배받을게 있나요??"
 알려줘도 문제는 없을 것 같아서 확인해보니 갖다줄 물건이 있었다.
 "네, 갖다줄게 있네요."
 "그럼 죄송한데 제가 지금 자리를 비울수가 없어서 거기서 받아올 물건이 있는데 좀 받아다 주시면 안 될까요?? 밑에 공장에서 부탁했다고 말씀하시면  알거에요 아마."
 
 어제 들었던 선배의 말이 생각나기는 했지만, 원래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거절할 방법도 생각이 나지 않아서 그냥 받아다 주기로 했다. 144-25번지는 오르막길에 좀 거리가있는 곳에 있어서 다시 차를 타고 올라갔다. 곧 25번지에 도착했고, 그곳은 작은 방앗간 같았다. 할머니 한 분이 앉아계셨는데, 나는 택배를 전해드리면서 아래에 있는 공장에서 왔다고 했다. 할머니는 떡찌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 차를 한잔내주면서 앉아서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셨다. 차를 다 마시고 갑자기 졸음이 몰려오면서 나는 잠이 들고 말았다. 눈을 떠보니 바깥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총각 많이 피곤했나봐. 너무 곤히 자길래 그냥 안깨웠어. 여기 떡 들구 어여 내려가봐."
 
 갑자기 잠이 든게 이상하기는 했지만, 첫날이라 너무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떡이 들어있는 박스를 받아 차에 올랐다. 그런데 차에 시동이 걸리지를 않았다. 고쳐보려고 했지만, 무엇이 원인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방앗간에 다시 들어가 할머니께 주변에 도움받을데가 없냐고 물어보았으나, 인근에는 카센터도 없고 대중교통도 이시간이면 끊어질 시간이라고 했다. 보험사에 전화를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은것 같았고, 그냥 이동네에서 하룻밤 신세를 진다음에 내일 바로 회사로 가기로했다.
 일단 공장에 떡을 전해주고 부탁한게 있으니 하룻밤쯤 재워주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촌이라서 그런지 내려오는 길은 인적도 드물었고, 가로등도 몇개 없었다. 천천히 걸어내려오다보니 주변건물들을 올라갈때보다 자세히 보게됐다. 그러던 중 불이꺼져있는 한 건물 앞을 지나가게 됐는데, 안쪽을 보니 폴리스 라인이 쳐져있었고, 사람이 안 산지 오래된 곳인지 창문이 깨져있었고 먼지도 많이 쌓여있는 것 같았다. 괜히 무서운 생각이 들어서 걸음을 재촉하려 하는데, 갑자기 창문으로 얼굴에 하얗게 분칠을 한 것 같은 어린아이 얼굴이 튀어나왔고, 나는 놀라서 몸이 굳었다. 아이의 얼굴은 나를 보며 몇 초간 히죽히죽 웃더니 사라졌다. 나는 너무 무서워져서 그길로 박스를 안은 채로 공장까지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내려왔다.
 다행히 공장에서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나는 공장에 들어가서 떡이 든 박스를 전해주고, 사정을 설명했다.
 
 "저기 죄송하지만 하루만 신세질 수 있을까요?? 차가 고장나서 돌아갈 방법이 없어서요"
 "아 그럼요, 부탁도 들어주셨는데 당연히 재워드려야죠. 근데 지금 안에서 마무리작업하고 있는 직원이 있어서요 조금 기다려야 할 거 같아요"
 "신세지는데 그정도도 못하겠습니까. 기다릴게요."

 그녀는 안에 있는 직원이 일을 마칠때까지 기다리면서 이야기나 하자고 얘기했고, 딱히 할 것도 없었던 나는 그러기로 했다. 
 
 "늦은 시간 까지 공장이 돌아가네요. 매일 이렇게 하시나요? 그럼 피곤하실텐데..."
 "요새 일손이 좀 부족해서요. 내일부터는 일찍 마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그렇군요..."
 
 이렇게 한 두마디를 나누고 나서는 잠시 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녀는 그런 분위기가 민망했는지 나에게 뜬금없이 가축 이야기를 했다.

 "가축들은 참 착한 동물들인것 같아요. 주인이 시키는 일도 군말없이 하고, 죽으면 고기도 제공해주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네 뭐 그렇네요 하하... 고마운 동물들이네요."
 "슬슬 작업이 끝날 시간이 다 됐네요. 제가 공장 문 닫을 준비를 할테니까 안에 들어가셔서 우리 직원 좀 불러주실래요??"
 
 나는 그녀의 부탁에 알겠다고 말하고 별 생각 없이 안쪽문을 열고 들어섰으나 이내 경악하고 말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눈이 풀린 남자들이 모두 천장에서부터 이어지는 목줄을 목에 걸고 도축용 칼을 들고 무엇인지 모를 고기를 해체하고 있었다. 그리고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도축용 고기들이 걸려 있어야 할 곳엔 사람이 걸려있었다. 어서 이곳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돌아섰을때 그녀는 내 바로 앞에 서있었다. 

 "당신은 착한 사람이네요. 처음보는 사람이 부탁도 선뜻 도와주시는걸 보니, 그러니 여기서 저들과 같이 일해주세요."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일하는 도중 사소한 부탁 하나 때문에 이런일이 벌어지다니, 선배의 조언이 다시 떠오르면서 미치도록 후회됐다. 차를 먹고 잠들었을때, 차가 갑자기 고장났을때, 나는 의심했어야 했다.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바다노인이야기 처럼 내가 베푼 작은 호의가 나를 죽이는 독이 됐다. 다행히도 문쪽에 서있는건 그녀 혼자뿐이었고, 나는 그녀를 밀어내고 뛰어나가면 이곳을 빠져나갈수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녀를 밀어내려 손을 뻗는 순간 퍽하는 소리와 함께 무엇인가가 내 머리를 강타했고 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눈을 떠보니 나는 목줄에 메인채 냉장고 안이었다. 그리고 내 옆엔 나와 같은 택배옷을 입은 사람의 시체가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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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음슴체로 쓸 걸.. 다 써놓고 보니 매끄럽지도 못하고 긴장감도 떨어지네요... ㅠㅠ
확실히 혼자 꿈으로 체험한걸 글로 옮기는건 어려운것 같네요
 
출처 내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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