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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알바는 알반가봐요
게시물ID : gomin_10427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NiY
추천 : 7
조회수 : 43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3/24 02:23:44
서울에 커피숍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입니다.. 원래는 디자인쪽 일을 하다가 요리쪽으로 전향해서 일을 하던중
자격증을 하나정도 따려고 카페에서 알바를 하게 되었습니다. 커피만드는 일도 한번 해보고 싶었구요~!
사장님도 정말 일적으로나 사적으로 잘챙겨주셨어요,
혼자 자취하면 밥잘안먹지 않냐며 반찬도 챙겨주시고 시골집에서 가져온 김치도 나눠주시고... 바쁜달은 월급도 5~10만원정도
수고했다며 더넣어주시기도 했으니까요.. 저는 다른 알바들보다 시급도 빨리 올랐고 지금은 제가 거의 매니저급으로 일하고 있고
저도 정말 열과 성을 다해서 일했습니다. 카페 홍보물을 제 사비로 제작하기도 하고 사장님께 말씀드렸지만 묵인되었던 개선사항들을
제가 직접나서서 하나둘 바꾸기 시작해서 다른 알바들한테도 정말 편해졌다며 고맙단 소리도 들었구요, 동대문에 아침일찍나가서 천떼서
의자시트도 싹 갈아보고... 정말이지 제 일인것처럼, 아니 제 일보다 더 열심히 했던거 같아요, 친구들이나 가족들은 바보같다그랬죠
알바 열심히 해서 뭐하냐고 왜 니돈까지 써가면서 그러냐고...그래봤자 알바는 알바라고...
저는 나름 그래도 시급도 제일높고 인정받는 알바라고 생각해서 내 능력보다 더챙겨주시는 사장님께 보답하고 싶은마음이었구요.
그래서 내 능력보다 더받는 알바비로 조금이나마 이곳을 발전시켜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구요...
 
근데 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맘에 안들더군요..
처음 일했던 알바생은 일주일에서 이주일에 한번꼴로 결근을 했어요. 아침에 오픈인원은 2명인데 한명이 없으면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죠. 청소도 못끝내고 손님을 받고... 서빙하면서 청소하고 음료만들다가 서빙하고 청소하고...
그 친구는 일하러 와서도 핸드폰을 붙잡고 놓질 않고... 참다참다 사장님께 저친구때문에 일하기가 힘들다...
저렇게 일하다 흥미가 떨어지면 그만둘것이다... 알바생을 바꿔주시면 안되겠냐고 말씀드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니가 잘타이르고 다독거려서 일해봐라... 이거였어요. 그래서 전 꾹꾹참고 정말 힘들었지만 그뒤로 한달을 버텼어요. 결국 그친구..
두달조금 안되서 제풀에 지쳐 안온다고 통보전화를 하고 월급받으러 오기도 민망했는지 남자친구를 보내서 월급을 달라더군요...
그렇게 첫번째 같이 일한 알바가 퇴사를 했어요.
 
그리고 두번째 알바가 왔습니다. 처음부터 첫인상이 별로였어요. 새하얗게 탈색한 머리에 성실해보이지도 않고...
전 처음부터 반대했죠. 근데.. 사장님은 결국 뽑으시더라구요. 그러더니 역시나 2주차에 무단결근...
이유인즉슨 지병으로 간질이 있는데 피곤하면 쓰러진다. 근데 이말을 면접때 말씀드리면 안뽑아주실거 같았다.
그래도 난정말 여기서 일하고 싶다. 근데 토요일까지 일하면 너무 힘드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일하겠다.. 이렇게 말하더군요.
전 여기서 또 사장님께 아.. 근데 얜 좀 아닌거 같다. 피곤하면 쓰러진다는데 오픈청소가 솔직히 남자인나도 힘든일인데
몸상태가 저래서 무슨일을 할수있고 갑자기 결근시 어떻게 해야할지등등 애로사항을 말씀드리고 그럼 토요일만 일하는 알바를 따로
뽑아야하는데 하루쓰자고 사람을 새로가르쳐야하고 지금 이친구도 오래하지 않을텐데 우리가 그런 수고를 해야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분명 방학때가 되서 사람이 늘어나고 한창 바쁜시즌에 힘들다며 그만둘텐데 그럼 바쁜시즌에 새로 사람을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막막하다고도 말씀드렸구요.
그랬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니가 잘데리고 해봐라... 였습니다.
그친구.. 가게에 오면 월~금요일중에 삼일은 첫인사가 "오빠 저 오늘 몸이 안좋아서 일안할꺼예요~" 물론 그친구 입장에선 장난식으로
얘기한거겠지만 솔직히 일도 그닥 열심히 하지 않았고 무거운 물건이 배송오면 핸드폰만 붙잡고 못본척하는 그친구... 세달동안 참고 지냈습니다.
방학이 시작되고 나서 딱 이주째에 그친구가 사장님께 말하더군요.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다.. 난 다른일을 찾아야겠다고...
하.. 정말 답답하더라구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전 알반데... 그렇게 두번째 같이 일한 알바가 퇴사를 했어요.
 
세번째로 온 알바는 전에 여기서 일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사장님 말씀으로는 정말 청소를 열심히하고 성실한 사람이니 믿어보라시더군요. 근데 다른 알바생들한테 그 사람에 대해 물어보자...
좋은 얘기를 하는 사람이 정말 한명도 없었습니다. 자기가 일하는데 다른 사람이 쉬고 있으면 똑같은 시급받고 왜 일을 안하냐는둥
신경질 부리면서 일을 한얘기... 손님하고 싸운 얘기등등... 처음온 한달은 조용히 일만 하고 잘넘어갔어요.
근데 한달정도 지나니까 본색을 드러내더군요.
정말 희한하게도 청소가 안끝났는데 손님이 온다거나 누가 말을 걸면 정말이지 무안할 정도로 쏘아붙이더라구요...
손님이 질문을 하시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을 해주고 청소를 한다거나 오픈시간 오분남았다고 입장을 막으면서 손님에게 신경질을 내는것부터...
들어오는 컴플레인은 다 제가 가서 수습했구요.
청소는 진짜 잘하는데 정말이지 손님응대, 동료직원들과의 관계는 정말이지 제가 여태본 사람중 최악이었어요.
"OO씨, 혹시 빗자루 어디있는지 봤어요? -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만진적도 없는데?
"OO씨, 홀청소 끝났어요?" - 저 아까부터 화장실청소하는거 못보셨어요? 할시간이 어딨어요?
"청소 아직 덜끝났지만 오픈시간 넘었으니까 문열께요~" - 저한테 물어보지 말고 알아서 하세요.
늘... 정말 하는 말의 70~80퍼센트는 저런식으로 받아치더군요.
그리고 저도 정말 기계처럼 일한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인데 뭐가 그렇게 제가 맘에 안드는게 많은지 일하면서 씩씩거리면서 일하는날이 정말
많더군요. 제가 일하는게 편해보였는지... 아님 답답했는지... 그래도 제가 두살오빠고 일한 기간도 분명 자기보다 긴데... 참... 속상하더라구요.
사람들 보통 한살이던 두살이던 누나나 형이 같이 일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자기감정표현다하고 일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뭔가 나랑 일하는데 불편한점이 있느냐... 있으면 말을 해달라고 내가 고쳐보겠다고 했지만 말을 않더군요.
 
그래서.. 싸우던 풀던 이건 말을 해야겠다... 생각을 하고 사장님께가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장님.. 이친구랑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어서
대화를 좀해봐야겠습니다.. 근데 이친구가 지금 저를 무시하고 있어서 제가 아무리 좋게 말해도 계속 싸우자는 식으로 나오면 저도 화를 낼거같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는 제가 손님에게 밝은 얼굴로 서비스를 할수 없을거같아서 이야기를 하려는데 좀 시끄러운일이 생기더라도 절 믿고 맡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죠..
 
사장님께서는 조금 고민을 하시더니 그렇게 하라고 하셨고 그 다음날은 그친구가 아예 절 없는 사람 취급하더군요. 밥이 왔는데 말도 안해주고
혼자 홀랑먹고는 일하고 있고... 허.. 참.. 내가 그렇게 싫은가 싶더라구요.
전 그래도 아침에 같이 먹고 힘내자고 간식거리도 가끔씩 집에서 주섬주섬 챙겨오고, 저희 식대가 6천원이라 매일 같은것만 먹는게 지겨워 제가
사비를 보태서 맛있는것도 사주고... 화이트데이땐 사탕도 포장해서 먹으라고 챙겨주고... 그 친구 아침청소하는 부분도 제가 더해주려고 하고...
근데 그렇게 나오니 정말 화가나더군요...
그래서 사장님께 사장님, 저 이친구랑은 진짜 일못하겠습니다. 제가 사장님이 다시데려오신 사람인지라 정말 꾹꾹꾹 참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사람의 손님접대태도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행동은 정말이지 나중에 이가게에 독이되면 독이 되지 플러스가 되지 않을거 같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구요. 물의를 일으킨 저를 자르셔도 좋고 그친구랑 같이 자르셔도 좋습니다. 제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그만두면 이사람을 믿고 가려했는데
이사람을 믿질못하겠습니다. 제가 이사람을 자르고 얼마안가 그만두면 사장님께 원망을 받을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원망을 받아도
우리 가게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구요...
 
하지만 결국 돌아오는 대답은... 그사람한테 기회를 줘보자 사람이 바뀔수도 있지않겠냐였구요...
저도 흥분해서 말실수를 했죠... 제가 여태까지 사장님께 몇번이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말씀드렸지만 항상 참으라는 말씀뿐이셨고
제가 드린 말씀대로 안된적이 있느냐고... 왜 제말을 한번도 안들어주시는지... 카메라로 가게 상황을 보시는것만이 전부가 아니지않냐고
울먹거리면서 말씀드렸죠...
 
일개 알바생이 같이 일하는 사람 욕만하는 사람이 되어 정말 속상하고... 차라리 그냥 제가 조용히 그만두는게 맞았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사람을 고용하고 짜르고는 사장님이 결정하시는 일이 맞는데... 이 알바를 하기전엔 저도 정말 시키는데로 하고 불평불만은 삼키기만하는
회사원이었는데 나름 내 스스로 일하는 곳을 발전시키겠다는 명목하에 제 이기심으로 사장님과의 관계도 틀어져서... 이젠 그냥 다 틀린거 같습니다.
가게걱정이랍시고 제 이기심 충족시키려고 포장한 말이었던거 같기도 하고요...
이따 월요일아침에 사장님과 그친구랑 저.. 셋이 삼자대면으로 대화를 할거같은데... 그냥 제가 그만두는게 맞는거겠죠?
그냥... 다 허무하고 속상하네요. 가게일 그만둬도 가끔 한가한시간대에 선물들고 놀러가는 제모습을 항상 상상했는데...
이젠 못그럴거 같아요.
 
두서없는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속상하고 힘들어서... 여기에라도 적고 조금이나마 풀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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