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플레이를 다시 생각 해 보니 뭔가 꺼림칙한 것이 있었는데,
답을 나름대로 구한 것 같아서 한번 써봅니다.
물론 이것은 정답이 아니고 제 나름대로의 의견입니다.
이준석씨는 다수 연합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고,
단독 우승의 전략을 구했는데 다수 연합에서 4점을 줄 때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이미 이 시점에서 그는 다수 연합에 속한 것이지 소수 연합에서 뭘 해보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다수 연합 속에서 속한 채 공동 우승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의심할 뿐이죠.
소수 연합에 속한 채 자신의 전략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일단 공동 우승의 조건을 얻은 상태가 된 후에야 다시 김경훈을 설득하려고 합니다.
이준석의 전략을 기억하시나요?
이 전략에는 맹점이 있습니다.
이준석이 했던 말을 먼저 되돌려줍시다.
"해고되면 우리 전부가 살 수 있다는 말에 누가 동의해주겠어요."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는 걸 자신이 말해 놓고 희생을 강요하는 모순이 맹점이 아닙니다.
다수 연합을 깬다는 대의명분이 있으면 설득이 될까요?
이게 없으면 자신이 불안하기 때문이죠.
포장된 말 속에 숨겨진 진의를 볼까요?
그 전략을 하려면 먼저 김경훈과 비공식 교환으로 사형수 카드를 자기가 받아왔어야 하는데
그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겁니다.
그 리스크란 김경훈이 비공식교환으로 사형수 카드를 건네준 후에
다수 연합으로 그냥 넘어가 버리는 겁니다.
"사형수 카드를 이준석에게 넘겼어요."
그렇게 되면 이준석은 사형수로 탈락후보, 나머지는 공동우승으로 데스매치는 임요환만 지목할 수 있었겠지요.
김경훈 입장에서는 아무 리스크가 없었기 때문에,
이 사실을 몰랐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의 전략에 동의해주고 바로 넘어 가버리면 되는데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지요.
이준석의 경우에는 김경훈의 배신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여기서 이 신분 교환 게임의 본질이 드러납니다.
'마녀사냥'
그리고 여기서 시간을 이상민과 김경훈의 비공식 교환 후로 되돌려 봅시다.
이상민의 행동을 볼까요?
"사형수 카드를 김경훈에게 넘겼어."
이 때 김경훈이 이상민에게 돌아가서 칭얼대지 않고 장동민 같은 플레이어에게 이런 말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여기서 임요환에게 다시 사형수 카드를 받아든 모습은 신뢰를 보여주려는 노력이였기 때문에 좀 의외였죠)
"사형수 카드를 이상민에게 넘겼어."
세 개의 연합이 사형수가 속한 소수 연합과 반 다수 연합으로 될 수 있었을까요?
사형수 카드의 진실을 진짜로 알고 있는 사람은 원래 주인이었던 이상민, 공식교환으로 확인한 임요환.
나머지는 그냥 말로 알 뿐이죠.
김경훈도 말로 알 뿐이지만, 임요환과 이상민의 태도에서 확신할 수 있었겠지요.
오현민은 이상민에 대한 신뢰가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장동민 연합에서도 이상민을 신뢰할 수 있었을까요?
사실 김경훈 뿐 아니라 임요환도 저런 플레이가 가능했었죠.
사형수 카드는 이상민에게 있다.
김경훈보다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좀 더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활약보다는 자신의 신분을 오현민에게 노출해서
임윤선, 이준석을 데려오는 사건의 단초를 제공합니다.
(게임이라면 데스매치라도 한 게임 더 하고 싶은 황제의 여유)
흠... 쓰다 보니 이 정도로...
이런 상황이 가능했을 지도 모른다는 상상 정도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