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포기하거나 그만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태권도는 역시 '예와 도'의 스포츠다.
박태준(경희대)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를 만나 세트 스코어 2-0(9-0 13-1)으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가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박태준은 "21년을 살아오면서(2004년생), 이걸 위해 살아오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고 할 정도로 생애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박태준은 상대의 기권으로 금메달 획득이 확정된 순간 어떤 세리머니도 하지 않았다.
박태준은 무릎을 꿇은 상태로 고통을 호소하는 마고메도프에게 다가가 마찬가지로 자세를 낮춰 격려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 박태준은 마고메도프가 매트에서 내려간 이후에야 태극기를 들고 화려한 발차기 세리머니를 했다.
박태준은 1라운드 도중 마고메도프가 고통을 호소한 장면에 대해 "상대는 왼발, 저는 오른발로 서로 몸통이 비어있는 것 같아서 발로 차다가 정강이끼리 부딪혔다. 원래 아팠던 곳인지 아니면 강한 충격 때문에 순간 다친 건지 모르겠는데 상대가 고통을 많이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마고메도프는 2라운드 경기를 하다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중심이 무너진 상황에서 박태준의 마지막 발차기를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 순간 관중석에서 야유가 나왔다. 그러나 박태준은 심판의 중단 선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끝까지 경기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준은 "심판이 '갈려'를 하고나서 발로 차는 건 반칙이고 비매너다. 그 전까지는 발이 나가는 게 정해진 규칙 안에 있다"며 "경기는 상대가 포기하거나 그만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박태준은 메달 시상식에서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메달리스트 입장 순서 때 마고메도프와 어깨동무를 하며 부축했고 메달을 수여받은 이후에도 직접 부축하며 정을 나눴다.
박태준은 마고메도프와 관계에 대해 "원래 대회에서 자주 보고 알던 선수다. 끝나고 대화를 나눴다. 미안하다고 했다. 상대도 이건 스포츠이자 격투기라며 당연히 부딪힐 수 있으니까 괜찮다고 했다. 서로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m.sports.naver.com/paris2024/article/079/00039258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