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장으로 부터 작업지시를 받은 제9야전공병대대는 작전지역내의 보병부대와 아무런 연락도 없이 신령-이화동간 무명 도로변 일대에 대전차지뢰 318발과 대인지뢰 180발 중 8월 25일 11시까지 80%를 매설한 다음 20%는 전방부대의 철수 완료와 동시에 매설하기로 하고 지뢰지대 양단에 경계병만을 배치한 상태였다.
이날 제5연대장으로 부임한 이영규 중령은 사단사령부(신령)에 들려 6사단장에게 보직 및 배속 신고를 마친 다음, 작명을 수령한 후 긴박한 전황의 타개책을 구상하면서 전귀리(신령 서북방 9km)에 위치한 연대본부로 복귀중에 있었다. 11:30분경, 신령 서북방 10km지점 철로변에서 좌회전하여 범화동 입구에 이르렀을 무렵, <앞에 총>자세의 한 보초병이 짚차앞을 정면으로 가로막았다. 절도있는 초병의 거수경례가 채 끝나기도 전에
"야! 이 새ㅋ끼야! 넌 누구야?"라고 작전주임의 호통이다.
"예, 공병대대에서 나온 경계병입니다. 이 안쪽에는 지뢰가 매설되어 있습니다. 못들어 갑니다"고 대답했다.
"야! 이 새ㅋ끼, 누구 차인줄 알고 함부로 세워! 연대장님이시다. 썩 비켜!"하면서 경계병을 밀어치듯이하고 집차는 통과했다.
"연대장님! 큰일 납니다! 큰일납니다!"라고 경계병이 외쳤지만 완전 이를 무시했다.
연대장이 탑승한 차량이 약 200m를 나아가 커브길의 모퉁이를 막 돌무렵 "꽝"하는 폭음과 함께 짚차가 허공에 붕 뜬후 산산조각이 났다. 이 사고로 연대장은 물론 탑승자 5명은 전원 폭사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