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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병의 시간3-악마를 보았다.
게시물ID : humorstory_4390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ukbi
추천 : 1
조회수 : 42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7/24 14: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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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일병때쯤이었을까?
 
무슨훈련이었는지는 너무 오래돼서 기억 나지 않으나 훈련 첫날 작전지로 이동하던 행군때의 일이었다..
 
반나절 이상  걸리는 행군이었고 완전군장에 때는 한여름이었으므로 꽤힘든 행군이었다.
 
그날... 행군이 최고조에 올랐을즘의 십분간 휴식시간...
 
그때 난 내안의 악마를 보고야 말았다...
 
휴식시간 함성이 들리자 마자 난 늘어져 수통에 입을 맞추고 고개를 들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쳐 둔눈을 제대로 뜰수없었고 한번에 다 마시기에는 아직 수통에 물이 꽤 남아 있었다.
 
역시 이때를 대비해서 아껴먹은 보람이 있었다
 
개중에는 조금이라도 무게를 줄이고자 출발할때 수통을 가득채우지 않았거나 중간중간 먹는양을 조절하지 못해 이미 수통이 비어버린 부대원들이 꽤 돼었다..
 
다시한번 수통을 기울여 꿀같은 생명수를 흡수하고자 고개를 들던 찰나 ..갓들어온 신병 한명이 자신의 빈수통을 부여잡고  침을 꼴깍 삼키며 찰랑거리는 내수통을 너무도 간절히 바라보고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모습에 난 차마 마저 물을 마시지 못했다..
 
" 아 신병이 얼마나 목이 말랐으면,, 저렇게 애처롭게도... 그래 이물은 신병한테 양보해야겠다."
 
난 이렇게 마음먹고 그 신병에게 수통을 내밀려 했다. 그순간 그 신병이 내게 말을 했다.
 
"000일병님! 물 한모금만 제게 주시지 않겠습니까?"
 
왜그랬을까?
 
이것이 인간의 악마성인가?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때는 신병이 감히 고참한테 물을 달라니.. 괘씸했었던것 같다.
 
나는 주려고 내밀던 그 수통의 입구을 아래로 돌려 물을 땅에 천천히 쏟고 있었다..
 
그리곤 영화에 나오는 잔인한 간수마냥 씩 하고 비웃음을 날렸다.
 
왜 그런영화 있잔은가? 전쟁영화에서 땡볕에 기둥에 묶거나 목만 내밀고 땅에 묻어 다죽어가는 포로앞에서 
포악하게 생긴 간수 하나가 바가지로 시원하게 한사발 들이킨 다음 다시 한바가지 떠서 포로에게 주려다 아슬하게 안닿을 거리에서 물을 땅에 쏟아 버리며 썩소를 날리는....
 
시방 근데 내가 그럴줄이야...
 
그후로 난 이것이 인간의 숨겨진 악마성이라 생각하며 합리화 하려 했지만..
 
커다랗게 벙찐 그 신병의 눈동자가 아직도 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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