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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아님]자게 친목질 논란에 대한 (나름의) 총정리
게시물ID : humorstory_1902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인생을즐
추천 : 1
조회수 : 49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0/06/24 11:01:51
[유머가 아니라 죄송합니다ㅠㅠ]

오유 자게 친목질 논쟁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우선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오유 자유게시판이 언제인가부터 소수 유저들 서로간의 개인적인 글들로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공공의 장소인 '게시판'에 게시될만한 성격이 아닌, 나 지금 밥먹었네 방금 일어났네 류의 아무 내용없는 글이 잔뜩 올라와 게시판을 점령해버린 것이죠. 소위 말하는 친목질이 시작된 겁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이러한 친목질을 경계하는 이유가 뭘까요? 얼핏 생각하면 유저들 간에 친분을 쌓고 잘 지내면 좋을 것 같아 보이는데 말이죠. 사람들이 이러한 친목질을 병폐로 인식하고 경계하는 이유는, 소수 골수 친목질 유저들(험한 표현으로 친목종자라고들 하죠)이 자신들만의 유대감을 유지하며 신규 유저들을 소외시키고 해당 커뮤니티를 고립시켜 버리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목적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어떠한 주제를 가지고 모여 상호작용하는 것에 있습니다. 와중에 가끔은 싸움도 나고, 누군가가 떠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새로 들어오고 이것이 반복되며 커뮤니티가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죠.

친목질의 해악은 바로 이렇게 커뮤니티의 생명이 지속되기 위한 '순환'을 막는 것에 있습니다. 신규 유저가 들어와 봐도 이미 단단하게 굳어진 친목유저들의 유대감을 뚫고 들어가기가 힘들죠. 자신이 어떤 말을 하든 친목유저들의 '그들만의 언어'-밥먹었냐는 인사든 철쭉 같은 '암호'문이든-에 묻혀버리는 것을 보고선 소외감을 느껴 돌아서게 만듭니다.(간혹 질 나쁜 동네에선 친목유저들이 스스로를 권력화해 의도적으로 신규유저들을 '따' 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적응 못하는 신규유저들을 보고 깔깔거리며 '공동체'에 소속된 자신들이 뭐 대단한 존재라도 된 양 으시대는 중2병 환자들 말이죠.. 물론 오유 자게는 이정도 수준은 아닙니다) 결국 그 커뮤니티엔 소수의 친목유저들만 남게되고 이들이 하나둘씩 싫증을 느껴 떠나가거나, 혹은 자신들 내부에 싸움이 생겨 갈라서면서 결국엔 커뮤니티 자체가 망해버리게 되는거죠.

인터넷 커뮤니티상의 유저공동체 안에서는 필연적으로, 반드시 싸움이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이런 싸움은 좋은 결말로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죠. 그러기에 끊임없이 신규유저가 유입되어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커뮤니티는 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친목질이 시작되어 고립된 환경이 만들어진 상태에선 그들 내부에서도 또다시 유치한 권력다툼이 일어나게 마련입니다. 얜 내 친구임, ㄴㄴ 얜 나랑 더 친함, 하는 수준의 편가르기 싸움 말이죠.(대표적인 케이스로 여성유저 한두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남성유저들간의 치정싸움이 있습니다. 정모같은 오프모임에서 특히나 많이들 일어나죠. 이게 터지면 거의 뭐... 그 모임은 끝장났다고 보면 됩니다) 친목질이 일어난 커뮤니티의 종말은 대부분 이런 싸움으로 끝을 맺습니다.

하지만 오유 자게의 친목질은 이정도 수준까지 심화되지는 않았습니다. 오유의 수많은 게시판들 중 자게에 한정되어 일어나는 일이고, 그 정도도 이미 친목질로 무너진 여타 커뮤니티들이나 디씨 몇몇 갤러리들에 비해 그리 심한편도 아니죠. 가끔 뜬금없는 '친목질 게시물'이 추천10개를 받아 베스트에 올라와버리는 상황을 제외하곤 사실 오유유저 대부분이 신경도 쓰지 않고 살거나 혹은 아예 그런 존재 자체를 모르기도 할 정도니까요. 그리고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해서 존재해왔고, 그 안에서 힌두교의 파괴신 시바 같은 사람이 나타나면(-_-) 요번 경우처럼 한바탕 크게 뒤집어져서 친목유저들이 대거 떨어져나가고 어느정도 잠잠해졌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또 친목질이 시작되는 '힌두식 파괴-재생의 윤회'과정을 거듭해 왔습니다. 이번 논란도 뭐 사실 오유 전체가 뒤집어지네 망하네 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치르는 연례행사 중 하나라고 가볍게 넘겨도 상관없을 정도이죠.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친목질은 확실히 커뮤니티에 해악을 끼치는 병폐 중 하나이다"와, "오유 자게에는 거의 언제나 친목질이 일어나고 있었다"와, "하지만 별다른 영향도 없고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 그냥 그대로 놔두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냥 놔둬도 별 문제는 없어보인다"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자게 친목유저들의 "친목질이 뭐가 문제냐 뭐가 나쁘냐"는 말도 틀렸고,
그렇다고 지금 친목질에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분들의 "무조건 몰아내야 한다"는 말도 그렇게까지 시급한 사항은 아니라는 점에서 약간 흥분을 가라앉히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비유를 들자면, 나쁜짓이 일어나고 있는 건 확실하지만, 명확한 해결책이나 대안이 없고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있으니 그냥 자게 하나 떼어주는 셈치고 눈감아도 별 상관없지 않을까...란 거죠. 지금까지도 그래왔었으니까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자게 친목질을 인정해주자거나 마냥 손놓고 있자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친목질로 인해 자유게시판을 잃어버리고 있는 지금 상태는 명백히 다른 오유 유저들에게도 손해인 일이니까요. 자유게시판은 다른 게시판들의 주제와는 별개로, 어떤 주제이든 간에 자유롭게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만 지금의 자게는 친목유저들의 친목질 글들로 인해 게시판의 본 목적에 걸맞는 '자유 주제 게시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죠.(사실 이 글도 자게에 올려야 할 성격의 글이지만, 괜히 거기 올리면 자게 친목유저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오해받아 분쟁을 조장할까 싶어 좀 엉뚱하지만 유게에 올렸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자게의 친목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욕하고 싸워 쫓아내는 것보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지, 자게가 친목질에 점령당한 현 상황을 옹호하거나 그냥 포기하고 덮고 넘어가자는 말은 아닙니다.(자유 게시판이니 아무거나 적고 싶은것 적어도 된다는 분들께는, 일전에 다른 글의 댓글에서도 말했었지만 자유 게시판이라 해서 아무 글이나 적어놓는 곳은 아니란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유주제'로 글을 쓰는 것은 맞지만 그 보다 먼저 '게시물'을 올려야 하는 '게시판'입니다. 불특정 다수의 유저들에게 '게시'를 하는 공간이란 겁니다. 보편적 정서에 부합되는 내용과 형식을 갖춰 '누구일지 모르는' 독자들을 배려해주는 자세가 필요한 공공장소입니다. 몇몇의 개인들이 자신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일기나 대화같은 것을 적는 공간이 아니란 거죠)

어차피 지금 신나게 싸워서 자게 친목유저를 다 내쫓고 친목질을 멈추게 한다 해도, 시간이 흐르면 또다시 자게는 친목질게시판으로 변질될겁니다. 뭔가 근본적인 대안을 세워두지 않으면 말이죠. 친목유저들이라 해도 그들도 오유유저들이고, 그들을 열심히 욕해서 내쫓는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근본 원인을 해결할 만한 대안을 찾아봐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게 필요해 보입니다.

사실상 자게 친목유저들의 친목질의 정체를 살펴보자면, 개인적인 친분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별개의 커뮤니티라는 성격입니다. 모임의 목적은 '친분쌓기', 주제는 '오유에서 만난 사람들'인 별도의 모임이란거죠. 사실 이들이 꼭 자게에서만 그런 것을 할 이유는 하등 없습니다. 자게 자체가 여러 게시판들 중 etc의 개념일 뿐이라 어쩌다보니 다들 거기 모인것 뿐이죠. 따라서 가장 올바른 해결책은 이런 친목유저들이 '오유는 오유, 친목 모임은 친목 모임용 별도의 커뮤니티(카페나 클럽 등)'으로 분리를 시켜 생각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오유에서의 활동과는 별개로 브라우저에 새 탭을 하나 더 열어 친목유저들끼리의 별도 카페, 클럽을 하나 더 열어두는게 올바른 해결책이라 생각합니다. 뭐 이게 좀 귀찮은 일이란 것은 잘 압니다. 누군가가 나서서 카페나 클럽을 개설해야하고, 관리해야하고, 어차피 오유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임인데 왜 그걸 다른곳에서 새로 만들어서 해야 하느냐는 친목유저분들의 불평이 나올법도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한번 생각해보세요.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스 팬들이 몇명 모여 팬클럽 활동을 하려고 하는데, 야구 관련된 사람들의 모임이니 그걸 KBO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해야 할까요? 아니면, 삼성라이온스의 공식팬클럽도 아니고 그냥 같은 지역 몇몇 사람이 모여 만든 개인적 모임일 뿐인데 이사람들의 팬클럽 활동을 삼성라이온스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해야 할까요? 그곳은 모든 야구팬들의 공간이거나, 모든 삼성 팬들의 공간입니다. 그곳을 일부 비공식집단이 점령해서 '우리 모임 n월 n일 n시에 가집시다'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란 거죠.

친목유저들이 친목활동을 하는 것 자체는 그사람들의 자유이자 책임이니 해라 말아라 할 이유도 권리도 없습니다만, 그걸 자유게시판에서 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란 겁니다. 별도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분가하거나 장소를 옮기는게 맞다고 봅니다.(그렇다고 음... 친목게시판 이런거 만드는 것도 좀 이상하기도 하고 말이죠ㅎㅎ) 그냥 우리 바보 운영자께서 소모임 게시판 같은 것 하나 만들어 주시고, 친목유저들의 모임은 별도의 카페나 클럽 만들어서 활동하면서 자신들의 모임에 대한 홍보나 공지 같은 것들을 그 게시판에 올리는게 어떨까 싶어요. 굳이 자게 친목모임말고도 오유에 관련된 여러가지 하위 소모임들이 생겨나 활동할 수도 있을테고 말이죠(예를 들면 '스키타는 오유인 모임'이라던가 '고양이집사 오유인 소모임' 이런 류...) 그 중에 덩치가 커지고 유명해진 모임들은 스마트폰 게시판의 '안드로이드/아이폰'등등 별도의 세부메뉴로 뽑아내 줄 수도 있을테고... 오유는 오유의 목적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유에서 만난 유저들간의 소모임은 별도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동하고, 오유에선 그 활동을 약간 지원해주는 정도의 구조 말이죠. 자게 친목유저분들이나 일반 오유 유저분들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뭣보다 우리 바보님의 의견도 듣고 싶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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