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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겪은 진상.SSUL
게시물ID : computer_2535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眞달빛물든
추천 : 1
조회수 : 32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7/28 20:57:18
6년쯤 된 이야기다.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한 아파트에 사는 아이로 인사성이 좋아서 나를 만날 때마다 인사를 하던 아이였다.

나이는 중3.

딱히 모나게 행동하지도 않고, 볼때마다 인사 잘하기에 가끔은 장보고 오면서 음료수를 주기도 하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사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가 나에게 물었다.

'형, 조립식 컴퓨터에 대해 아세요?'


그래서 난 그 아이에게 견적을 짜서 프린터로 인쇄를 한 뒤에 주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

그 아이의 어머니가 나를 찾아왔다.



아이 어머니: 견적을 어떻게 짜줬길래 우리 컴퓨터가 이 모양 이 꼴이에요?



나는 당황스러웠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그 아이 집에 가서 새로 산 컴퓨터를 확인해보았다.

집에는 아이도 있었고, 아이는 우물쭈물 아무말도 못하고, 나를 쳐다보지 못하였다.

컴퓨터를 확인해본 결과 나는 심히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내가 짜준 견적과는 완전히 다른 견적의 컴퓨터가 덩그러니 놓여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내가 짜준 견적은 이것이 아니지 않느냐'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의 어머니는 벙찐 표정으로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 아이에게 어디서 컴퓨터를 맞추었는지 물었고, 아이는 슬프게도 동네 컴퓨터 상점에서 맞추었다고 대답했다.


동네 컴퓨터 상인이 아이가 가져온 견적표를 보고서는

'이 견적대로 맞추면 컴퓨터 못 써, 망가져'라는 감언이설로 꼬드긴 뒤에

그 값보다 한참 낮은, 그것도 새것인지 중고인지 확인할 수 없는 부품으로 조립을 해준 것이었다.



나 역시 새것과 중고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아이가 박스를 전혀 못 받았다고 대답한 것으로 보아

아마 해당 주인은 새것으로 조립을 해주었을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아이의 어머니는 컴퓨터 상점 주인을 찾아갔다.

하지만, 상점 주인이 내가 뽑아준 견적서를 이미 폐기한 상황이었고

상점 주인은 얼굴에 철판을 깔고 아이가 들고온 견적서 대로 짜주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

결국 그날은 환불을 못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아이는 나만 보면 피해 다녔고

아이의 어머니를 볼 일이 없었기 때문에 후일담은 알 수 없다.

뭔가 씁쓸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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