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이었죠..
토욜에 외출할일이 있어서 오징어 단장을 마친후
엘리베이터를 타러 복도를 지나서 문을 여는순간.
초 2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들 둘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중 한 아이와 눈이 마주쳤고, 저에게 말하더군요.
"운동화끈이 풀렸어요! 끈좀 묶어주세요"
(어??너 나 알아?! 첨보는 사람한테 애가 참 당돌하네?!)
(촉수가 많아서 묶는걸 잘할거 같은가?!)
생각과는 다른 내 주둥이...
"어...묶어주께"
라는 말을 하고 잠깐의 생각이 드는겁니다.
얼마전에 유느님 보니깐 여성분 신발끈 묶을수 있게 본인의 발을 빌려줬었나..
그랬을겁니다....
"아....얘는 끈을 못묶지;;"라는 생각과 함께 유느님은 떠나갔습니다.
엘리베이터 올라오는 시간이 무척이나 길더군요 ㅎㅎ..
아이와 눈이 한번더 마주쳤습니다
(왜 안묶어주냐고 쳐다보는건가..어쩌지..어쩌지)
머리 한쪽에서는 오직 한가지생각만 들었습니다.
이렇게 무릎꿇고 묶어줘야 하는거....?!
억겁의 시간이 지나고 엘리베이터가 왔습니다.
급똥 이후로 이렇게 엘리베이터가 반갑기는 처음이네요ㅠㅠ
근데 다른 시련이 남아있단걸 몰랐습니다.
(같이 탔자나...바보야..)
하아......
1층까지 가는시간은 엘리베이터가 올라오길 기다리는 시간과
평행을 이루고 있다는걸 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긴 침묵속에서 한번더 아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때 문뜩 떠오른 "1층의 계단!!"
"계단에서 묶어주께~^^"
"(끄덕)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마자 급하게 계단으로 향한저는
아이에게 손짓했습니다.
아이는 느긋한 걸음으로 저를 향해 왔습니다.
"여기다 발 올리면 돼"
"여기여(첫칸에 발을 올리며)"
이런!!!생각보다 낮았다
"그 위에"
"여..........기요?!"
이런!!!생각보다 짧았다.
"아니 아까 거기"
"ㅇㅇ..."
그때 문뜩 떠오르는 생각.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법을 알려주라 했던가?!"
생각과 다르게 내 손은 빠르게 리본묶기를 하였고,
그 아이는 내게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오....ㅃ아저씨 감사합니다(방긋)"
웃는 모습이 참 이쁜아이였다...
안구 정화와 함께 영혼까지 정화된 오...ㅃ....징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