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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클수리 외곬길 .txt
게시물ID : humorbest_10954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폭건
추천 : 31
조회수 : 5046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7/16 19:59:34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7/16 17:06:08
 

 
 
 
 
'일어날 수 있나.'
 
 
 
'물론이지. 겨우 3연패가지고.'
 
 
 
'명치는 괜찮은가 스랄.'
 
 
 
'얼얼하네.'
 
 
 
 
 
오늘 시작된 위니새끼들과의 악연은 돌냥이 시발점이었다.
 
시작부터 줄창 두드려맞으면서 필드를 클리어하기에 급급했고,
 
야수 정령도 잡히질 않아 8턴에 비전 골렘한테 명치가 터져버렸다.
 
 
그 다음으로 만난 기계법사는 번개 폭풍이 죄다 2뎀만 뜨는 바람에
 
기계소환로봇에세 무리해서 대지충격까지 써가면서 필드클리어를 하다가 주도권을 먹혀버렸고,
 
벌목기를 쌓아둔 채 무난하게 박사붐으로 필드를 잡아나가는 제이나의 빛나는 눈깔을 째려보다 서렌을 쳐버렸다.
 
 
방금 만난 악마흑마와는 꽤나 피곤한 승부를 했다.
 
에라 모르겠다 박아서 죽여버린 공허소환사에서 화염 임프가 나왔을때는 어느정도 승기가 기운 듯 하였다.
 
하지만 유령거미를 갈라놓고 등판한 바다거인에게 어쩔 수 없이 한 장 뿐인 나이사를 써버리자
 
이후 적절하게 나온 말가니스에게 속수무책으로 손해보는 교환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마지막에 간식용 좀비가 나오자 서렌을 칠 수밖에 없었다.
 
 
 
 
 
'안녕로봇이라도 한 장 넣을까?'
 
 
 
'됬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위니새끼들한테 명치가-'
 
 
 
'됬다고 하잖아.'
 
 
 
 
 
 
고집을 꺾을 길이 없었다.
 
스랄은 애초부터 못을 박았다.
 
 
'우린 클수리로 가는거다.'
 
'뭐? 클수리는 이미 예능덱 취급받고 있다고. 클수리로 전설을 찍는건 무리야.'
 
'잔말말고, 클수리로 간다. 대답은 예 아니면 아니오다.'
 
'... 그래, 해보자.'
 
 
그제야 스랄은 씨익 웃으며 둠해머를 만들 가루는 있냐 물었다.
 
 
 
 
 
'적당히 쉬었으면 큐 잡을까.'
 
 
 
'좋을대로, 친구.'
 
 
 
 
 
 
스랄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감춰놓고 내색하진 않지만,
 
그의 넓은 가슴에는 수많은 비전 골렘과 사냥개가 들이받은 흉터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허나 매일 밤 몰래 붕대는 가는 모습에서는 고통보단 짙은 투지가 흘렀다.
 
 
 
 
'적절한 상대'
 
 

 
꼽으면 다른 덱을 하라는 듯,
 
블리자드는 적절한 상대랍시고 또 다시 렉사르를 데려와 링 위에 올려놓았다.
 
상대가 정해지면 보통 선택은 두 가지가 있다.
 
도망치던가, 싸우던가.
 
하지만 스랄에게는 오로지 한 가지 선택지만이 실재하는 듯 했다.
 
 
 
'해보자고'
 
 
 
'또 돌냥이군, 스랄. 너무한거 아닌지-'
 
 
 
'불평은 안 하네.'
 
 
 
간좀과 야수 정령과 번개 폭풍이 한꺼번에 잡힌 멀리건은 산뜻했다.
 
렉사르가 첫 턴을 넘겨버리면 승산이 있겠어, 계산을 세웠다.
 
렉사르는 노움이 안잡혔는지 그대로 선공을 종료했다.
 
 
 
...
 
 
 
초반의 유리함 덕분인지 게임은 아직까지도 팽팽했다.
 
10 조금 넘는 피로 명치가 위험했지만,
 
힐봇을 기다리며 토템에 사술을 걸고 필드를 조여나가는 스랄의 표정에는 활기가 가득했다.
 
 
 
마침내 힐봇을 뽑아 지체할 것 없이 바로 소환하자
 
패가 말려 다음 턴이면 패배가 확실해질 렉사르는 아쉬운 듯 서렌을 때렸다.
 
 
 
하지만 기분 좋은 순간은 한때였다.
 
그 많던 거흑도 요새는 안보임에 내리 두 번을 더 지고 7급으로 강등되고 말았다.
 
나는 또 다시 참지 못하고 언질을 주었다.
 
 
 
'그러지 말고 기계술사랑 같이 돌리자구.'
 
 
'싫다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클래식 주수리는 이제 예능덱 취급 받고 있다고!'
 
 
'예능이 아니야!!!'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은 익숙치 않았다.
 
지더라도 투정 않고, 어이없고 결정적인 실수를 해도 별 말 않던 스랄이었다.
 
 
 
'소리 높여 미안하네, 하지만 나는 클수리만으로 전설을 찍고 싶어.'
 
 
'알았어, 다시 한 번 해보자고.'
 
 
 
하지만 그 날 내내 5급에 보이지 않는 벽이라도 있는 듯 넘어설 수가 없었다.
 
내내 최선의 판단이었다고 확신한 게임도 결국 지는 경우가 많았다.
 
어그로덱들과 손님전사에게 두들겨맞은 승률을 다른 미드 덱과의 매치업에서 분전해 메꾸긴 하였으나
 
승률은 5할을 끝끝내 넘어서지 못했고 등급도 결국은 제자리에 멈춰서고 말았다.
 
 
 
'오늘은 이만 하지.'
 
 
'일퀘 뜰때까지만 하지 그래.'
 
 
'아냐, 됬어. 좀 쉬어야겠어.'
 
 
 
스랄은 그렇게 말하고 더 이상 아무런 말 없이 돌아누웠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도 슬슬 자려고 하는 순간,
 
나는 어깨 너머로 누워 있는 스랄이 무엇인가를 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제는 까마득해진, 작년 11월에 전설을 찍은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 속의 스랄은 세상을 다 가진 듯 웃고 있었고,
 
그의 손에는 축하의 색종이와 폭죽으로 뒤덮인,
 
번쩍이는 둠해머가 들려 있었다.
 
 
나도 모르게 뭉클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돌아선 순간, 스랄이 입을 열었다.
 
 
 
'어이.'
 
 
'...'
 
 
'내일은 안녕로봇 넣고 해보자고. 벌목기 한 장 빼고말야.'
 
 
'...'
 
 
 
 
 
 
 
 
출처 https://www.facebook.com/HmgueL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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