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고했잖아.
저 하늘 달은 내가 닿을 수 없었잖아.
뻗는다해도 후광조차 비틀 수 없었잖아.
내 분수도 몰랐지.
한낱 기어다니다 밟히는 실지렁이.
쉼없이 바닥에서 꿈틀대다 하늘 한 번 올려봤다 홀려버린거지.
꿈틀대다 하늘만 쳐다보니 내 위치도 잊은거지.
난 떠도는 구름 언제나 네 곁에 있는 줄 알았던거지.
새까만 그믐 속 정신 차려보니 난 또다시 바닥만 헤집고 있고,
무심한 하늘대신 가로등 불빛만이 내그림자 위로해주고.
위로에 취해 괜히 또 원망하고. 원망에 취해 더욱 더 갈망하고.
또 다시 몸비틀어 발악해보지만 언제나 제자리에.
결국 해뜨면 지쳐 잠이들어.
그럼 또 난 보름달 가득한 꿈을 꾸겠지.
한 번만 내 그림자 밑으로 와주라
주위 그 누가 날 미친놈 취급하더라도.
언제나 벽 부수며 널 끌어안을 수 있게.
한 번만 내려와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