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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었지만 아이유 이번앨범 리뷰 써볼게요!
게시물ID : star_3248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ddLee
추천 : 5
조회수 : 60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24 07:03:05

밤을 꼬박 새고, 첫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이번 앨범을 처음 들어봤어요.

아이유의 괴물같은 재능 카타르시스? 같은 것을 느껴서 글 한 편 올리고 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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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의 고양이. 아이유의 이번 앨범을 듣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이 바로 이것이다. 일곱 곡은 서로 다른 색채를 지니며 그녀의 음악적 감각을 여실 없이 드러낸다. 그 중 단연 한 곡을 꼽으라면, 수많은 곳에서 회자되고 있는 스물셋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스물셋안에서는 수많은 아이유들이 겹쳐진다. 빠른 템포에 다소 혼란스럽고 난삽해 보이는 톡톡 튀는 음의 배치는 일견 가벼운 느낌까지 든다. 하지만 몇 차례 주의를 기울여서 듣고 나면, 이는 한 사람이 지니는 여러 감정과 생각을 음악적 프리즘으로 걸러서 재조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대중이 요구하는 아이유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밝고 상쾌하고 귀여운 목소리의 그녀가 있다. 두 번째, 첫 번째 이미지에 대한 반발로 생기는 부정적이고 어두운 그녀가 있다. 세 번째, 이 사이에서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도발적으로 맞춰봐를 날리는 그녀가 있다. 마지막으로 브릿지에서 등장하는, 이런 아이유들이 합쳐져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싶지만 동시에 그녀의 내키는 대로 하고 싶어하는 그녀가 있다. 과감하게 맘에 들고 싶다고 말하면서 자기 맘대로도 하고 싶다고 제안하는 그녀의 도발은 유혹적이다. 수많은 목소리들은 서로 교차하고 중첩되어 불균등한 조화를 이끌어내고, 아이유라는 배우는 이런 다역을 맡기에 충분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타이틀곡인 스물셋을 벗어나서 앨범 전체를 조망한다고 해도, 그녀는 다역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다. 몇 차례 사용되어 어느덧 익숙해진, 신발이라는 매개를 활용한 첫 곡 새 신발’. 순수한 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복합적인 캐릭터를 부여해 동화를 재해석한 'ZeZe'. 그녀가 지닌 기본적인 특기인 발라드 감정을 살린 푸르던’. 이는 아이돌 앨범에 하나쯤은 끼워진 전통적인 발라드 트랙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 곡의 핵심은 청자가 머릿속으로 여름밤을 그리게 만들어버리는 중간 브릿지이다. 그리고 ‘Red Queen’, 이 트랙 역시 대중이 만들어낸 이미지와 실제 인간 개체에 괴리가 있음을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무릎은 아이처럼 어딘가에 의지하고 싶고 회귀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연약한 본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곡이다. 마지막 안경은 독특한 리듬감과 니힐한 가사를 배합해서 삶의 피로에 지친 이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굳이 힐링 같은 거창한 것도 필요없다. 우리 모두 충분히 피곤해서 힐링이라는 관심조차 귀찮게 느껴지는 때가 있지 않은가?

정말 뛰어난 배우는 한 가지 타입의 인간상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인간 군상을 하나의 인간 속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시각적 요소를 포기하고 청각적으로 다양한 인간상을 표현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채로운 아이디어들을 그녀의 목소리만으로 표현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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