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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질문과 박주민의원의 대답.
게시물ID : sisa_11196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ay
추천 : 11
조회수 : 1218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8/11/04 20:36:42
1. 고생하고 있는 장병들은 그럼 '양심이 없는 사람들'인가요?

제가 인터넷에 이 법안 관련한 글을 올리면, 많은 분이 의견을 주시는데 그 중 상당수가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단어에 대한 비판이었어요. 그런데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는 게..이 용어가 영어(conscientious objector)를 그냥 직역한 거예요. 우리나라에 원래 있었던 용어가 아니라.


용어야 뭐 얼마든지 바꿀 수 있죠. '믿는 바에 따른 병역거부자'라든지. '소신에 따른 병역거부자'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 뭐 이렇게 하면 되겠죠. 그래서 저는 '소신에 따른 병역거부자'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라고 사용하고 있어요. 그랬더니 어떤 분들은 '군대 가는 사람은 신념이 없어서 가는 거냐?'라고 하시는데.. 하지만 '신념'이라는 것은 다양한 형태잖아요. 누구는 신념에 따라 군대를 가고, 다른 이는 또 다른 신념에 따라 군대를 안 갈 수 있는 거고.




2. 누구나 대체복무를 하려고 할 텐데,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자 휴전국에서 도입하기에는 부적절한 것 아닌가요?


저는 대만 사례를 이야기해 드리고 싶어요. 대만도 중국이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나라만큼이나 긴장도가 양국 간에 고조되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대만은 2000년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했어요. 물론, 도입하면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숫자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몰려 들어가면 병력을 어떻게 충당할 것이며, 형평성은 어떻게 갖출 것이냐고. 그래서 대만이 그런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쿼터제'를 두었어요. '1년에 몇 명까지만 받겠다'라고. 근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까 쿼터를 못 채워요. 계속. '그냥 군대를 가고 말지 뭐하러 저렇게 긴 기간에 더 힘든 일을 하느냐' 이거예요.


대만도 하는 업무가 우리나라에서 지금 논의되는 것과 비슷했어요. 사회복지 업무라든지 재해 재난 관련 업무랄지. (편집자 주: 대만은 징병제를 폐지하고 2018년부터 모병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뚜껑을 열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안 갈 것이다, 그렇게 생각이 되죠. '내가 고생을 함에도 불구하고, 정말 총을 들기 싫다'고 생각하는 분들 말고는. 얼마 전에 반대하시는 분들을 모아서 간담회를 했는데 어떤 한 분이 본인은 산업 요원인데, 기간이 30개월이라 그것도 쿼터가 안 찬다고 해요.




3. 대부분은 특정 종교(기독교에서 흔히 ‘이단’이라고 하는 여호와의 증인)를 믿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요? 왜 그런 사람들까지 국가가 배려해줘야 하나요?


대부분이 여호와의 증인인 것은 맞습니다. 종교계 내부에서 어떤 종교나 종파를 이단이라고 부를 수는 있겠지만.. 그분들이 특별하게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국가는 종교적인 이유로 시민을 차별할 수 없고..종교적 이유로 박해를 가해서도 안 돼요. 최근엔 불교나 가톨릭, 개신교.. 심지어는 종교가 없지만 평화주의자이기 때문에 총을 들 수 없다라는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 가운데) 종교가 없는 분들이 대략적으로 그동안 67명 정도 됩니다. 점차 늘어나고 있죠.




4. 대체복무요원들이 하는 일은 여성도 가능합니다. 그럼 이제 여성들의 국방의 의무도 같이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국방의 의무'는 모든 국민이 지는 거예요. '병역의 의무'만 남자가 지는 거지. 우리나라는 마치 병역의 의무가 국방의 의무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그건 맞지 않아요. 국방이라는 개념은 더욱 더 다양하고 다채롭죠. 말 그대로 국가를 지키는 의무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봤을 때 여성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고 보긴 어려워요. 다만, '병역 의무를 통해서 젊은 남성들이 좀 손해 보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충을 해줄 것인가' 여러 방안이 논의될 필요성은 있죠. 그런데 '여자들도 전부 병역 의무를 지게 해야 한다'?? 뭐...그게 그렇게 필요한 건가요?


만약 더 좋은 방안을 생각해 본다면, 저는 여자까지 병역 의무를 지자고 할 게 아니라 차라리 '모병제'로 가는 게 맞을 것 같은데. 왜냐면 현대 군은 무기가 첨단화되면서 무기를 다루고, 익히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기간이 필요한데 오히려 반대로 군 병영 생활이 짧아지고 있어서 이게 상호 안 맞거든요. 차라리 모병제로 가서 전문적인 군인들이 양산되고, 그분들이 첨단 무기를 가동하는 체계로 가는 게 맞아요. 그런 방향과 역행되게 '모두 다 군대를 가게 만들자'?? 흠. 이건 오히려 올바른 해결책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출처 https://m.huffingtonpost.kr/2017/06/13/story_n_17068196.html#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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