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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
게시물ID : sisa_6258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分福茶釜
추천 : 4
조회수 : 3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1/16 13:50:17

시위자 피해가 있을 때마다 '의경 탓하지 마라, 명령불복종이 쉬운 줄 아나'같은 글이 자주 올라옵니다.

물론 어쩌다보니 의경이 그런 역할을 담당하는지 모르고 실수로 지원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만약 자신이 80년 광주민주화 운동에 투입된 공수부대원이라고 생각한다면 과연 명령에 따르겠습니까?

아무리 북한에서 내려온 특수부대다, 무장간첩이다 세뇌를 당했더라도 아무 죄가 없을 게 뻔한 여고생과 노인들을 M16에 꽂은 대검으로 살육할까요?

명령불복종으로 영창을 가게 되거나 제대가 늦어지는 것 따위와 자신의 양심을 맞바꿀 수 있겠습니까?

상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는 것은 그들이 만든 규칙일 뿐입니다.

인류 역사상 수많은 위대한 성인들과 위인들이 권력에 의해 죽임을 당했고 그 살인을 담당한 하수인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도 '명령불복종이 쉬운 줄 아나'같은 변명을 하면서 명령에 따랐겠죠.


저는 가끔 이런 상상을 합니다. 시위자들의 행진을 막으라는 명령에 모든 의경들이 일시에 명령불복종을 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을 모두 가둘 큰 영창은 없을 겁니다. 혹여 모든 의경들이 영창에 들어가 있는다면 행정마비가 올겁니다.

명령을 내리는 사람은 소수이고 의경은 많습니다.


명령불복종으로 내려질 처벌이 두려운 것은 이해가 갑니다. 저도 20년 전 군대에 있을 때 불합리한 명령을 내리던 장교의 말에 대항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옳지 않은 일을 해놓고 '너 같으면 불복종 할 수 있겠나'같은 변명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건 자신을 속이는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이고 그게 반복되면 결국엔 '자신은 옳은 일을 했다'고 믿게 되는 인지부조화 현상을 겪게 됩니다.

그런 과정으로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꼰대가 됩니다. 의경 출신인 내 친구는 지금 조선일보, TV조선을 봅니다.

그러니 의경에 대한 변명은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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