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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칭과 시점 그리고...
게시물ID : readers_230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얀분
추천 : 3
조회수 : 47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02 17:16:29

  책게를 구경하다가 문득 제가 공부한 것들이 생각나서, 그 중에서 시점에 대해 대략적으로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글을 쓰시는 분들이라면 이미 저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정확하게 아시겠지만, 우리가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운 시점에 관한 단순한 분류를 글을 읽고 쓸 때 그대로 적용하기엔 여러가지로 무리가 따르게 됩니다. 그래서 시점 대신에 하나의 인식 주체가 어떤 일정한 대상을 향해 자신의 지각(per-ception)을 보내고, 그것을 인식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용어로 초점화(focalization)를 쓰는 사람들(특히 구조주의자들)이 있고, 전통 시학의 입장에서 시점(point of view)이 바로 여기에 포함됩니다.

  글을 쓸 때 초점화라는 단어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시점을 1인칭과 3인칭으로 단순하게 나누는 데에서 오는 혼란과 그를 지키기 위해 생기는 제약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개념을 (간단하지 않지만 ^^;) 간단하게라도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점(point of view)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서사 문학의 주요 문제에 두루 걸쳐 있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가 보는가’의 문제와 더불어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이 ‘누가 말하는가’의 문제인데, 여기서 ‘누가 말하는가’는 서술자(narrator)와 관련된다고 할 수 있죠.


  위에서 말하였듯 서사 문학에서 시점의 문제는 서술자의 문제와 긴밀하게 연관되는데요. 정확하게는 시점의 문제가 서술자의 문제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의 종류는 학자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지만, 결국 누가 서술하느냐의 문제에 귀결되게 되죠.


  우리가 흔히 정규 교육과정에서 배우고 알고 있는 시점이론은 브룩스와 워렌에 의해 정리된 이론에서 발전하였는데요. 이는 1인칭 관찰자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나누는 네 개의 시점 분류입니다. 이는 오랫동안 시점 이론의 핵심이 되어왔습니다.


 

  사건에 대한 내적 분석

  사건에 대한 외적 분석

  1인칭(이야기 내의 서술자)

  1)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한다.

  2) 부차적 인물이 주인공의 이야기를 서술한다.

  3인칭(이야기 내의 인물 아닌 서술자-단순한 관찰자이지만 신원이 분명함)

  4) 분석적이며 전지적인 서술자가 사고와 감정을 넣어 이야기를 서술한다.

  4) 서술자(익명의 존재, 즉 작가)가 개인적 판단이나 해석을 하든 안 하든 관찰자로서 이야기를 서술한다.


  위에 표에서는 두 가지 기준에 따라 네 개의 시점을 분류하였습니다. 서술자가 이야기의 내부에 있는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1인칭과 3인칭으로 나누고, 그것을 다시 사건에 대한 내적 분석, 외적 분석에 따라 네 개의 시점으로 분류하였죠.


  하지만 이러한 분류에 대해서는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이러한 시점의 유형화는 작품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기도 하지만, 시점과 서술자를 고정화시킬 때 그에 대한 이해를 경직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는 서로 다른 개념인 시점과 서술자의 개념을 모호하게 만들거나 서술자의 개념을 시점의 개념에 포함시킨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됩니다.


  서술의 상황이나 방식, 시점은 모두 서술자의 서술행위 속에 뒤엉켜져 있어서 매우 복잡한 양상을 보이지만 시점과 서술은 엄연히 다른 행위입니다. 서술자는 직접 사건을 목격하여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지만, 다른 인물의 눈을 통해 바라 본 것을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이 두 행위를 나누어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서사가 중립적이지 않다는 데에 이유가 있습니다. 브룩스와 워렌의 시점이론에 따르면 지금 읽는 서사 문학의 한 부분이 누구의 눈을 통해 포착된 세계인가에 대해 적절한 기준 제시가 어려워지는 것이죠.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서사 문학의 시점 논의를 명료하게 하기 위해서는 ‘누가 보는가’와 ‘누가 말하는가’를 분명하게 구별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초점화(focalization)’의 개념을 가져와 문제를 해결하려 한 사람이 바로 제라르 즈네뜨입니다.


  제라르 즈네뜨는 맨 처음에 이야기한 ‘보는 자’와 ‘말하는 자’를 나눕니다. 그는 보는 행위에 대해 시점 대신에 초점화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초점화를 통해 서사 문학을 보면 시점과 서술의 개념을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초점화는 작품 전체에 동일하게 한 종류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위에서 말했듯 서술자는 자신이 본 것만을 전달하지 않는 등의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즈네뜨의 관점에는 시점의 문제가 문장이나 그 이하의 분할된 서술 단위에서도 제기될 수 있다는 생각이 담겨있습니다.


  인칭의 문제도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궁극적으로 서술자는 모두 1인칭일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입니다. 사실 문법적 관점에서 보면 화자는 항상 일인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삼인칭 화자라는 용어는 불합리합니다. 화자는 ‘그’나 ‘그녀’가 아니고, 문법적으로 볼 때 일인칭인 화자가 ‘그’나 ‘그녀’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는 일인칭과 삼인칭 서술의 구분이 가치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1인칭과 3인칭이라는 용어에 의한 혼란이 발생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것이죠. 이에 대해 3인칭 화자를 비인칭 화자라고 지칭하자고 하는 학자도 존재합니다.


  부족하지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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